싸구려 모텔 같은 온라인 서비스가 늘고 있다. 체크인(가입)은 쉽지만 체크아웃(탈퇴)이 어렵다는 이야기다. 혼동되는 그래픽 디자인을 동원하고, '사용자를 그리워한다’는 문구를 이용해 감정에 호소하고, 설정 메뉴 깊숙이 가입 탈퇴 페이지를 숨기는 방식으로 아주 간단한 계정 탈퇴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에 독자들이 참고할 수 있도록 탈퇴 절차가 이유 없이 까다롭고 어려운 5개 온라인 서비스를 골라봤다.
물론 온라인 서비스가 어떤 장벽을 쌓아놨던, 본인이 원한다면 계정을 탈퇴하거나 삭제할 수 있다. 다만 필요 이상으로 불편한 과정을 거쳐야 할 뿐이다. 또 아래와 같이 인기 있는 온라인 서비스일수록 탈퇴가 어려운 것도 재미있는 사실이다. 그러나 갈수록 더 많은 서비스 공급자들이 사용자의 편의와 권리를 침해하면서 이런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것은 유감이다. editor@itworld.co.kr
CIO Korea 뉴스레터 및 IT 트랜드 보고서 무료 구독하기
페이스북
페이스북은 본질적으로 탈퇴가 어려운 서비스이다. 페이스북은 사용자를 붙잡아 두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 계정 폐쇄 설정부터가 까다롭다. 예를 들어 계정 비활성화 메뉴는 계정 설정의 보안 설정 아래에 감춰져 있다. 상식적으로 여기에서 계정 폐쇄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어찌됐든 계정 비활성화하기를 클릭했다고 치자. 그러면 페이스북은 친구들의 사진을 보여주면서 '친구들이 그리워할 것'이라는 문구를 보여준다. 이 두 단계를 거쳐 계정을 닫는다 해도 안전하지 않다. 계정이 비활성화됐을지는 모르지만, 여전히 데이터가 남아있다. 페이스북에서 데이터를 지우는 문제는 차원이 다른 문제이다. 아주 많은 절차를 거쳐야 한다.
스타워즈 : 구 공화국(Star Wars: The Old Republic)
페이스북만큼 나쁜 것이, 유료 서비스이면서 탈퇴를 어렵게 만들어 놓은 것이다.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World of Warcraft)는 탈퇴가 어렵기로 악명 높다. 그러나 바이오웨어(Bioware)의 이 새 스타워즈 게임은 이를 거뜬히 능가한다. 스타워즈 구 공화국은 스토리 진행형 게임으로, 게임에 등장하는 인공지능 캐릭터가 게임 진행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게이머들은 레벨을 높일 때마다 이들 캐릭터와 몇 시간에 걸쳐 이야기를 나누며 정을 쌓는다. 그리고 바이오웨어는 이런 점들을 이용해 탈퇴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 가상의 캐릭터가 게이머를 얼마나 그리워할지 강조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꼼수가 최근에는 잘 먹혀 들지 않은 듯 보인다. 스타워즈 구 공화국의 유통사인 EA가 최근 발표한 수익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월 이후 전체 유료 사용자의 1/4이 사이트를 탈퇴한 것으로 조사됐다.
애플 뉴스스탠드(Apple Newsstand)
애플 아이튠스(iTunes)와 앱 스토어는 많은 장점을 갖고 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결제 시스템은 썩 뛰어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앱 구입이나 구독시에도 사용자 약관 동의서와 결제 데이터 확인 등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한다. 그런데 애플의 뉴스스탠드 서비스 구독을 중단하려면 더 복잡한 단계를 거쳐야 한다. 뉴스스탠드를 구독하고 있는데 나중에 이를 해지하려면, 아이폰과 아이팟 터치, 아이패드를 이용해 앱 스토어 앱 구석구석을 뒤져야 한다. 먼저 애플 ID를 이용해 앱 구독 관리하기 페이지로 들어간다. 그리고 구독 해지를 원하는 서비스에 해당하는 페이지를 찾은 후, 구독 카테고리를 선택해, 구독을 해지해야 하고 마지막으로 최종 확인 버튼을 눌러야 한다. 최악이라고 말할 수는 없을지 모르겠다. 페이스북 또한 별반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용자 편의성을 강조하고 있는 애플이 제공하고 있는 서비스라는데 문제가 있다.
위키피디아(Wikipedia)
위키피디아는 지금까지 언급한 다른 서비스들처럼 꼼수를 부리지는 않는다. 위키피디아는 크라우드소싱 기반의 백과사전이다. 세계 최대의 무료 정보 데이터베이스 가운데 하나이다. 또 사용자에게 '시간 투자' 말고는 다른 어떤 것도 요구하지 않는다. 우리는 위키피디아를 사랑한다. 그러나 한번 만든 계정은 삭제가 안 된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심지어 이름 변경에도 복잡한 절차가 따른다. 물론 이런 제약에는 구조적인 이유가 있다. 계정을 삭제하도록 두면 데이터 작성자를 익명으로 남겨두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 경우, 고의로 잘못된 정보를 올리는 행위가 늘어날 위험이 있다. 물론 그렇다 하더라도 인터넷 최대 오픈 프로젝트 중 하나인 위키피디아의 탈퇴가 불가능하다는 것은 이상한 일이라 할 수 있다.
클라우트(Klout)
클라우트는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확인해, 이른바 클라우트 지수(Kout score)로 SNS 영향력을 알려주는 새로운 서비스이다. 정확히 어떤 알고리즘으로 클라우트 지수를 결정하는지는 알려져 있지 않다. 그러나 SNS 영향력 평가지수로 상당한 인정을 받고 있다. 그러나 기묘하게도 심지어는 클라우트라는 이름조차 들어보지 못한 사람들까지 이 서비스에 가입이 되어 있는 경우가 있다. 당연히 이유가 있다. 클라우트는 새로 가입한 사용자의 페이스북과 트위터에서 친구들을 검색해 자동으로 이 사람들의 계정을 만들어버린다. 클라우트가 페이스북과 트윗을 기초로 영향력 평가지수를 산정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는 상당한 프라이버시 침해에 해당한다. 게다가 탈퇴 절차도 아주 불편하다. 클라우트 계정을 삭제하고 싶다면 클라우트 탈퇴 페이지(Klout's opt-out page)로 찾아가야 한다. 그리고 몇 차례에 걸쳐 개인 정보를 지우기 원한다는 메시지를 읽고 확인을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