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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ㅣ크롬북이 '모두를 위한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2020.06.22 JR Raphael  |  Computerworld
그야말로 모든 경계가 흐릿해지는 가운데 구글이 크롬북에 윈도우 소프트웨어를 가져오려고 하고 있다.

모바일 기술 시대, 모든 경계가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이 충돌하고 있다. 위가 아래가 되고 아래가 위가 되며, 오른쪽이 왼쪽이 되고 왼쪽이 오른쪽이 된다. 즉 보이는 모든 곳에서 경계가 흐릿해지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최초의 안드로이드 기반 폴더블폰을 곧 출시할 예정이다(필자는 이것이 지금까지 본 중에 가장 흥미로운 안드로이드 기기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그리고 이러한 뜻밖의 사태에 발 빠르게 대응하듯 구글 역시 ‘크롬OS(ChromeOS)’ 플랫폼에 ‘윈도우 앱(Windows apps)’을 제약 없이 쓸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밝혔다. 
 
ⓒGoogle/JR Raphael

자, 생각해보자. ‘구글을 절대 사용하지 않는(never google)’ 데스크톱 운영체제의 절대 강자 마이크로소프트가 구글의 모바일 운영체제로 눈을 돌려 미래 먹거리를 찾고 있다. 

그리고 오랫동안 윈도우와 그 생태계를 ‘구형(legacy)’ 컴퓨팅의 유물로 언급해왔던 구글이 윈도우의 아성을 무너뜨리려는 자사의 클라우드 기반 플랫폼에서 윈도우 소프트웨어를 작동시킬 방법을 찾고 있다.

대체 무슨 일인가?

구글이 크롬 OS 환경에 윈도우 앱을 가져오려는 움직임은 이미 크롬북을 쓰고 있는 사용자를 비롯해 지금까지 크롬북을 거부해왔던 사람들 모두에게 꽤나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가장 큰 영향은 무엇일까? 이것이 완벽히 구현된다면 크롬북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즉 상황에 따라 적합하지 않다는 크롬북의 약점이 사라질 것이다. 크롬 OS의 약점이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다. 그리고 이번 변화를 통해 다른 것은 몰라도 엔터프라이즈 차원에서는 크롬북의 약점이 완전히 사라지게 될 것이다. 

점차 모호해지는 크롬OS와 윈도우의 경계
크롬 OS의 현 상태와 구글의 윈도우 소프트웨어 지원이 가지는 의미를 자세히 살펴보기 전에 실제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자. 상황이 그렇게 단순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6월 16일 운영체제 통합 전문 업체 패러렐즈(Parallels)와 구글은 엔터프라이즈용 크롬북에서 ‘모든 기능 그대로 윈도우 앱을 쓸 수 있도록 하겠다’라는 계획을 발표했다. 아직 구체적인 내용이 공개되진 않았지만 행간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선, 구글은 이번 계획을 두고 ‘구형 애플리케이션 지원(legacy application support)’이라고 분명하게 언급하고 있다. 즉 이는 ‘미래를 향한 길’이 아니라 ‘과거와의 다리’에 불과하다는 점을 강조하는 구글의 적절하고 조심스러운 표현 방식이라고 해석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기업들이 전통적인 컴퓨터 소프트웨어에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그리고 지금까지 전통적인 프로그램을 크롬북에서 실행시키는 것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다. 

그렇다고 해서 완전히 불가능하진 않다. 패러렐즈에는 이미 ‘패럴렐즈 리모트 애플리케이션 서버(Parallels Remote Application Server)’라는 제품이 있다. 이는 별도 크롬 확장 기능과 기존 네트워크 연결을 통해 크롬북에서 윈도우 또는 윈도우 앱을 실행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이는 가상화의 한 형태이며, 크롬 OS에서 꽤 오래전부터 사용돼 왔다. 

이 밖에 유료 라이선스나 복잡한 구성 없이 누구나 크롬북에서 윈도우 프로그램을 구동할 수 있는 크로스오버(CrossOver)라는 툴이 있다. 또한 구글의 자체적인 크롬 리모트 데스크톱(Chrome Remote Desktop)도 있다. 각 윈도우(또는 기타 전통적인 플랫폼) 컴퓨터에 원격으로 연결하여 바로 앞에 있는 것처럼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하지만 이 모든 솔루션은 어떤 식으로든 불안정하다는 문제가 있다. 대부분은 지속적인 원격 연결을 요구하며 버벅거림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크로스오버의 경우 그다지 잘 작동하지도 않는다. 

이번 프로젝트의 차별점은 기존 솔루션의 복잡성 계층이 전혀 필요 없다는 것이다. 대신 비즈니스 사용자가 크롬북에서 사용하고 싶은 ‘구형’ 윈도우 앱에 대해 직접적이고 네이티브에 가까운 액세스를 제공한다. 복잡하고 골치 아픈 원격 가상화가 필요 없다. 

적어도 이론상으로는 앱을 사용하기 더 쉬워지고, 성능이 더 안정적으로 제공되며, 오프라인으로도 실행할 수 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다른 로컬 프로그램과 별반 차이가 없게 된다. 

어떤 앱을 사용할 수 있는지는 아직 정확히 알 수 없다. 구글과 패러렐즈는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를 계속 언급하고 있지만 필자는 다른 ‘구형 기업용 윈도우 앱’도 추가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또한 구체적으로 비용이 얼마나 들 것인지 혹은 시스템 전체가 언제 공개될 것인지도 알 수 없다(‘올해 가을쯤’이라고만 들었을 뿐이다).

그러나 이미 알고 있는 것만으로도 한 가지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 말도 안 되는 이야기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말이다. 

‘모두를 위한(everything)’ 플랫폼
윈도우 앱을 쓸 수 있는 크롬 OS는 ‘모두를 위한(everything)’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한 번 생각해 보자. 크롬북은 이미 다양한 웹 기반 앱과 함께 더욱 완전한 기능을 갖춘 프로그레시브 웹 앱(PWA)을 제공한다. 

여기에 크롬 OS의 네이티브 안드로이드 앱 지원까지 더해지면 일반 컴퓨터 사용자의 대부분이 거의 모든 니즈를 해결할 수 있게 된다. 리눅스 앱의 가용성까지 고려한다면 일반 사용자가 크롬북에서 할 수 없는 일은 거의 없다.

물론 기업도 예외는 아니다. 여전히 윈도우 같은 전통적인 플랫폼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특화된 소프트웨어를 필요로 하는 기업들이 많다. 또는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를 전사적으로 고수하고 직원들이 웹 기반이나 안드로이드 버전에 의존하는 것을 원치 않는 기업이 있을 수도 있다. 곧 크롬북이 모든 것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기업용 제품을 포함하여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이 가능할 것이다.

그 결과 아마 고려했을 순 있지만 실질적으로 타당성을 확보하기 어려웠던 크롬북이 기업들에게 흥미로운 옵션이 될 수 있다. 구글은 크롬OS로 들어가려고 했던 수익성 높은 엔터프라이즈 시장에 갑자기 진출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리고 크롬북 일반 사용자 입장에서 보자면 이 플랫폼에 대한 관심이 갑자기 크게 증가하고, 모든 영역에 걸쳐 하드웨어 다양성과 소프트웨어 개발이 증가할 수 있다. 

현재 구글은 패러렐즈 윈도우 지원 시스템(Parallels Windows support system)이 기업용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결국 언젠가는 개인용 장치를 포함한 다른 시장에도 적용될 것이다. 그리고 그렇지 않더라도 크롬 OS를 채택할 가능성이 있는 대기업들의 유입은 플랫폼과 주변 생태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크롬북은 ‘모두를 위한(everything)’ 장치로 진화하고 있다." 

2년 전 구글 내부 프로젝트가 공개된 적이 있었다. 크롬북에서 윈도우 10을 듀얼 부팅할 수 있게 하고, 단일 시스템에서 크롬 OS 또는 윈도우를 구동할 수 있게 한다는 내용이었다. 해당 프로젝트는 결국 폐기됐지만 크롬 OS 커뮤니티에서 수수께끼 같은 미스터리로 남았다. 물론 구글은 예상치 못한 일을 시도하다가 목표를 달성하기 전에 포기한 전적이 많다.

현 상황을 통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다. 즉 크롬 OS와 윈도우를 전환할 수 있도록 한 시도가 오히려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경험이 됐을 확률이 높다. 클라우드를 중심으로 한 구글 비전의 한계만 강조하는 꼴이 된 셈이다. 이를테면 사용자는 두 환경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고, 무엇을 하느냐에 따라 이리저리 전환해야 했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이 윈도우 노트북을 사용하는 게 더 낫겠다는 생각도 들었을 것이다. 

크롬 OS 환경에 윈도우 앱을 직접 가져온다면 훨씬 더 깔끔하면서 사용자 친화적인 방식으로 기존 니즈를 해결할 수 있다. 크롬 OS와 플랫폼의 장점은 유지하면서 일부 기업 사용자가 필요로 하는 요소만 추가하는 것이다. 크롬북은 구형 프로세서 없이 거의 모든 것을 처리할 수 있는 플랫폼 정의 기기인 ‘모두를 위한’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그렇다. 구글이 윈도우를, 마이크로소프트가 안드로이드를 자체 생태계의 일부로 만들기 직전이다. 그야말로 모든 경계가 흐릿해지는 중이다. 물론 제3자인 우리에게는 이 모든 상황이 좋은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  

* JR Raphael은 기술 전문 기고가이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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