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의 시대 지나 고객의 시대" CIO에게 필요한 역량은?

포레스터 리서치의 칩 글리드만 부사장 “고객의 시대에 기업의 차별점은 데이터밖에 없다. 기술은 계약이며, 특히 여러 IT업체들과 계약해야 한다. 서비스를 받는다고 생각하자. 내부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들이 비핵심 분야라면, 외부에서 동일한 가치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IT부서의 규모는 줄어들고 IT부서가 유지보수에 매달리는 시간도 줄여야 한다. 특화된 서비스가 아니라면, 과감히 아웃소싱하고 트랜잭션 중심의 시스템에서 상호작용 시스템으로 전환해야 한다. IT부서가 기술 공급에서 시스템을 통한 고객과의 상호작용으로 탈바꿈해 정보 제공으로 더 나은 제품을 만들고 좀더 정확한 가격 책정에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

델 코리아 마케팅 총괄 박재표 상무 “델이 전세계 8,000명 이상의 임직원 중 주로 영업담당자들에게 BYOD를 적용했다. 이들은 약 10% 정도인데, 델 역시 보안 문제와 추가 비용에 대해 우려했었다. BYOD를 경험한 기업으로서 조언하자면, BYOD를 도입하기 전에 먼저 ‘우리 회사의 IT인프라 상황이 어떠한가?’, ‘과연 어느 정도까지 데이터를 이 인프라가 견딜 수 있나?’, ‘전략에 따라 어떤 솔루션을 택해야 하나?’를 먼저 고민해 보길 바란다. 그 다음 BYOD 정책을 정의할 때 다음의 3가지를 기억해야 한다. 첫째, 누가 BYOD를 할 수 있나? 영업 담당자인가? 아니면 임원인가? 필요하지 않은 기능들은 빼고 최적화해야 한다. 둘째, 어떤 데이터를 접근하고 승인 권한이 있느냐다. 이메일을 주로 사용하는지, 고객 정보를 포함한 앱을 사용하는지에 대한 사용 행태에 따른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셋째, 문제가 있을 때 이를 어떻게 지원할 지에 대한 것이다. 궁극적으로 언제 어디서나 데이터에 접근해 가장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 만들어 주는 게 중요하다.”

필립스전자 CIO 김경석 상무 “현재 시장은 산업간의 경계가 사라지고 있고 산업간의 연대도 활발하다. 경쟁자와 협력자의 구분도 없다. 또한 마케팅과 판매 전체의 가치사슬이 단순화되고 있다. 이러한 시대에 기업의 업무 환경은 ‘플렉서블 워킹 아워 시대’에 접어 들었다. 유연한 근무 시대에는 직원이 어디서 일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실적을 내는 게 중요한 ‘결과 중심의 비즈니스’로 평가하고 있다. 반드시 사무실에서만 일한다는 생각에 구애받지 않는다. 집, 회사, 스타벅스, 호텔에서도 일할 수 있는 것이다. 때문에 IT에 대한 요구가 많아졌다. 필립스전자의 IT는 비즈니스 지원이 아니라 이네이블러 역할 담당하기를 요구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필립스전자는 플래그십 프로젝트 5개를 추진해 3년 안에 호스팅 비용을 50% 줄였다. 앞으로는 클라우드, BYOD 마이그레이션 등을 계획하고 있다.”

포티넷코리아 이상준 부사장 “받는 사람이 어떤 일을 하는지 링크드인이나 페이스북을 통해서 파악한 후, 스피어피싱이 이뤄지기 때문에 이를 100% 막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100% 방어가 아니라 완화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해야 한다. 기업은 직원들에게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할 지를 정해 규제를 준수하도록 해야 한다. P2P도 통제하고 일정 기간이 지나면 패스워드를 바꾸도록 해야 하며 회사가 허용한 웹사이트만 방문하도록 해야 한다. 국내 기업들에 보안 사고가 빈번한 이유는 바로 이러한 규제를 만들지 않기 때문이다. 반가운 소식은 컴플라이언스를 시작한 회사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NH농협의 경우, 과거에는 국산 업체의 방화벽만 사용했는데 이제는 아니다. 네트워크 속도만 중요한 게 아니라 보안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마이크로스트레티지코리아 이혁구 지사장 “최근 삼성그룹의 한 계열사는 협려사들로 BI를 확장했다. KT는 판매 에이전트로 BI를 도입하도록해 모바일과 관련한 고객들로 BI를 확대했다. CIO가 프로세스를 혁신하는 CFO에 보고하는 임원에서 비즈니스를 주도하는 리더로 바뀌려면 매출 증대에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협력사로 눈을 돌려야 한다. 앞으로 CIO가 주목해야 할 분야는 협력사, 고객, 모바일, BI 플랫폼이다. 특히 모바일은 2가지 변화를 가져왔다. 하나는 산업군의 경계를 사라지게 했다. 과거 KT가 유통사와 경쟁할 것이라고 누가 생각했겠나? KT나 SK텔레콤이 신용카드 사업을 할 지 어떻게 알았나? 앞으로 살아남으려면 고객이 가진 모바일에 우리 프로세스를 얼마나 담을 수 있느냐가 숙제다.”

전 GS리테일 CIO이자 현재 케이사이트컨설팅의 왕영철 부사장 “처음 CIO를 맡았을 때, 유독 IT부서원들은 로열티도 낮았고 PC도 노후돼 있었다. 당시 PC를 교체하는데 2억 원이라는 예산이 필요해 임원들을 설득하는데 한 임원이 ‘상무님, 2억 원 벌려면 껌을 몇 트럭 팔아야 하는지 아십니까?’라고 말했다. 그 때 다시 을로 돌아가고 싶었다. 하지만 이 도전을 잘 풀면 기회가 된다고 생각하고 문제를 파악하기 시작했다. 먼저 IT부서에 대한 불만을 줄였다. IT부서원들에게 현업과 이야기할 때는 절대 IT용어를 사용하지 말고 ‘비즈니스 토킹’을 하라고 지시했다. IT부서원들에게 ‘불만이 많은 고객은 기대치가 높은 고객’이라는 말로 설득했다. IT에 대한 불만을 없앤 다음 6개월 동안 CEO와 직원들을 설득해 아웃소싱으로 갔다. CIO는 기술보다는 전략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생각한다.”

맥킨지&컴퍼니의 김주완 파트너 “하드웨어는 더 이상 경쟁요소가 아니다. 2,3년 남았다. 지금의 스마트폰도 2,3년 후면 중국 업체들에게 따라 잡힐 수 있다. 결국은 소프트웨어와 콘텐츠가 핵심 경쟁력이다. 윈텔이 무너진 지 오래며 윈도우에 연연할 필요 없다. 윈도우가 필요한 부분도 있지만, 모바일 생태계를 가져오는 게 필요하다. 과거에는 차를 타려면 차를 사야 했고, 책을 읽으려면 책을 사야 했지만 이제는 렌터카도 많고 180일 동안 읽을 수 있는 이북도 생겨났다. 이러한 비즈니스 환경에서 사이버보안이 중요하다. 또한 고객 정보를 취득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며 고도화된 데이터 분석 역량이 필요해질 것이다. IT만으로 경쟁력을 가진 사람은 없어진다. 대신, 비즈니스 로직과 산업 로직을 이해하고 그로부터 데이터 흐름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들을 찾아내고 그런 사람들을 키워내는 게 바로 CIO가 해야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