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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생산성 네거티브’··· 항공 출장을 재고할 때다

2022.06.14 Mark Chillingworth  |  IDG Connect
기술을 활용하면 직원 간의 의미 있는 상호작용을 유지하면서 환경에 끼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 
 
ⓒGetty Images Bank

코로나 19로 인한 봉쇄가 한창일 때, 대다수 기업은 ‘업무시간 대신 실제 성과’라는 모토를 받아들였다. 직원들이 KPI를 달성해야 하는 인력일 뿐 아니라 아이들을 교육하고 사회의 취약계층을 돌보는 존재이기도 하다는 점을 깨닫기 시작했다. 그 결과 산업 혁명 이래 줄곧 제자리걸음만 하던 근로 관행이 송두리째 뒤바뀌었다. 업무를 완료하기만 한다면, 일을 이른 아침에 하든, 늦은 저녁에 하든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에 하든 무슨 상관이 있겠는가? 

고맙게도 팬데믹은 잠잠해졌지만, 요즘 오래된 근무 태도와 관행이 조금씩 되살아나고 있다. 이 중 가장 우려되는 관행은 바로 출장에 대한 태도다. 팬데믹이 모두를 집에 갇힌 포로 신세로 전락시키기 훨씬 전부터, 교통과 여행, 특히 항공 운행은 현재 인류가 직면한 가장 큰 위협의 하나인 기후 변화의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기술 덕분에 우리는 사무실이 폐쇄된 동안에도 운영 상태를 유지하고 서로 연락할 수 있었다. 대면 협업도 중요하지만, 기술을 활용했기 때문에 소중한 지구에 가능한 한 폐를 끼치지 않으면서 여전히 뜻깊은 상호작용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항공 부문의 탄소 배출량은 지구 전체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거의 3%를 차지한다. 예컨대 유럽의 도시에서 미국 테크 산업의 중심지인 샌프란시스코로 운행하는 항공편은 5.5톤의 탄소를 배출한다. 인당 배출량으로 따지면 이미 그 자체로 비환경적인 가족용 자동차가 뿜어내는 배출량의 2배가 넘는 수치다. 

더 짧은 거리를 운행하는 항공편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베를린과 런던 사이를 다니는 항공편은 한 번에 0.6톤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일부에서는 항공기의 연비 효율이 개선되었다는 점을 내세우기도 한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2013년과 2018년 사이 항공 부문의 총 탄소 배출량은 32% 증가했다. 연비 효율 개선이 운행 횟수의 증가를 상쇄할 수 없었던 탓이다. 

많은 경우 단거리 비행은 지속가능성을 저해할 뿐 아니라 생산성도 떨어진다. 지난 몇 주 동안 항공 산업은 항공 교통 관제사의 부족으로 혼란에 빠졌으며 인력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게다가 이런 문제가 없더라도, 직원들을 단거리 해외 출장에 보내면 이동 시간은 단축할지 몰라도 비행기 좌석이 너무 작아 기내에서 업무를 하기는 힘들다. 

예외도 있을 수 있다. 필자만 해도 최근 파리와 취리히에서 일했고 매우 생산적인 시간을 보냈다. 호주와 취리히 사이의 비행과 돌아오는 비행에서 평균 4건의 비즈니스 성과를 달성했다. 

물론 그 누구도 다시 봉쇄 조치 하의 고립 속으로 되돌아가고 싶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CIO 및 CTO가 도입한 마이크로소프트 팀즈나 줌(Zoom) 같은 도구는 비대면 협업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이제 대면 업무를 위해 출장을 하려면 그만큼의 의미가 있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직접 대면하여 일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다음 세대에게 기술과 통찰력을 전수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같은 공간에서 같이 창조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경험은 분명 필요하고 효과적이다. 하지만, 기업이 코로나 팬데믹의 여파를 떨쳐내려고 하는 가운데 해외 출장의 효용성을 엄밀히 따져야 한다. 연료비가 천정부지로 상승하고 있는 현 경제상황에서 해외 출장은 환경에 영향을 끼칠 뿐만 아니라 기업의 매출과 직원의 수익과도 직결될 수 있다. 

또한 위에 언급한 것처럼 항공업계가 인재를 채용하고 유지하고자 고군분투하고 있으며, 필자가 직접 대화를 나눠본 CIO 모두가 인재 채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오늘날 인재들은 회사가 추구하는 가치와 목적을 그 어느 때보다도 더 중요하게 고려한다. 팬데믹은 기후변화에 대한 문제의식을 높였고, 기술에 능통한 인재들이 탄소 배출에 대해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듯 보이는 기업과 리더를 원하지 않으리라고 짐작해볼 수 있다. 

CIO와 CTO는 직원 간의 비대면 협업 방식을 계속 지원하면서 바람직한 해외 출장과 그에 따른 성과 추구를 촉진해야 하는 위치에 있다. 오늘날 기업이 채용난에 시달리는 이유는 직원들이 대규모로 퇴사했기 때문이 아니라 누구와 왜 일할지 재고하게 되면서다. 이처럼 기업을 운영하는 방식도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해외 출장은 너무 오랫동안 바뀌지 않았다. 

기술 업계는 이미 여러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MaaS(Mobility-as-a-service)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멀티모달(multi-modal) 이동이 가능해져 교통수단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줄일 수 있을 듯 보인다. 한편 데이터 과학을 채택하여 기업의 출장, 생산성, 비용 및 환경적 영향을 한눈에 관찰할 수 있게 해주는 기업 출장 관리 회사도 생겨났다. 

모든 다른 비즈니스의 요소와 마찬가지로, 해외 출장 또한 더 많은 데이터와 분석이 필요하다. 기업은 기술을 활용해 직원들이 언제 그리고 어떻게 출장을 가야 할지 깊게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Mark Chillingworth는 CIO UK의 편집장이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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