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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리누스 토발즈가 악질 상사라고?

2015.11.13 Steven J. Vaughan-Nichols  |  Computerworld


이들 대기업 리더들과 토발즈의 차이라면, 전자는 회사 내 컨퍼런스 룸에서 화를 내고, 후자는 그저 오픈 된 장소에서 모든 사람이 볼 수 있게 화를 낸다는 점뿐이다. 우리 회사였다면 토발즈는 진작에 해고 당했을 것이라 말하는 사람들도 있으나, 나는 동의할 수 없다. 그는 어디에 있었어도 지금처럼 일류 자리를 차지했을 것이다.

차이점은 그 뿐만이 아니다. 예를 들어 래리 앨리슨(Larry Ellison)같은 사람을 화나게 만들면 해고 당할 것까지 생각해 둬야 하지만, 토발즈는 그저 회사 이메일을 통해 당신에게 화를 낼 뿐이다.

토발즈는 그 누구의 상사도 아니다. 그저 1만 명 가량의 멤버가 참여하는 거대 프로젝트의 책임자일 뿐이며, 그에게 누군가를 채용하거나 해고할 권한도 없다. 거친 언사로 감정을 상하게 할 순 있어도, 그저 그 뿐이다.

그러나 진짜 문제는 따로 있다. 오픈소스 커뮤니티든, 사기업 소프트웨어 개발 팀이건 관계 없이 이 분야는 여자가 절대 좋은 소리를 들을 수 없는 분야라는 것이다.

인텔 개발자이자 전직 탑 리눅스 프로그래머인 새라 샤프(Sarah Sharp)의 사례가 이를 잘 보여준다. 지난 10월, 샤프는 자신의 블로그 포스트에서 왜 자신이 리눅스 커널 프로젝트에서 빠지게 되었는가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기술적 측면에서는 존중 받았지만, 인간적 측면에서는 전혀 그렇지 못했던 프로젝트에 더 이상 참여할 수 없었다… 성차별적, 동성애 혐오적 농담을 슬쩍 던지고도 아무렇지 않은 채 하는 사람들과 더 이상 함께 일하고 싶지 않았다.”


샤프의 말은 전적으로 옳았다. 유감스럽지만, 다른 모든 소프트웨어 매니저들과 마찬가지로 토발즈 역시 적대적인 업무 환경이 조성되는 것을 그대로 방치했다.

물론 토발즈 자신은 리눅스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개발자들이 프로다운 자세와 상호 존중의 마인드를 가지고 작업에 임하는지 어떤지, 그런 건 자신이 알 바 아니라 할 지도 모르겠다. 그가 신경 쓰는 건 오직 코드뿐이니 말이다.

샤프는 다음과 같이 썼다.
 

“리눅스 커널 커뮤니티가 보인 테크니컬한 측면에서의 열정과 노력은 정말로 높이 산다. 이들의 노력으로 현존하는 가장 우수한 코딩 스탠다드에 초점을 맞춘 프로젝트가 탄생하고 성장할 수 있었다. 이렇듯 기술적 완성에 중점을 두고, 다양한 사회적,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한 데 모여 작업을 하다 보니 목표 달성을 하는 과정에서 무례하고 잔인한 모습을 여과 없이 보이는 이들도 나타났다. 리눅스 커널 개발자들이 서로의 잘못을 지적하며 소리를 지르는 건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그리고 이러한 커뮤니케이션 스타일은 나에게는 맞지 않는 것 같다. ...

심지어 리눅스 커널의 시니어 개발자들 중 상당수도 이런 폭언과 야만성을 그대로 눈감아주는 경우가 빈번하다. 개인적으로 만나면 좋은 사람일 지 몰라도, 리눅스 커널 커뮤니티의 소통 방식에 변화를 시도할 생각은 조금도 없어 보인다.”


샤프의 말이 옳다.

필자는 이런 문제가 비단 리눅스나 오픈소스 커뮤니티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테크놀로지 비즈니스에서 5년간, 그리고 테크놀로지 저널리스트로 25년간 활동해 오면서, 나는 이런 식의 유치한, 중학교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 행동들을 수없이 많이 목격했기 때문이다.

물론 토발즈의 잘못은 아니다. 그는 비전을 제시하는 리더이지 매니저는 아니다. 진짜 문제는 소프트웨어 개발 분야 그 어디에도 이러한 문제를 바로 잡고자 하는 자성의 목소리가 없다는 것이다.

바라건대, 리눅스 재단을 비롯한 관련 단체 및 기업들이 이런 문제에 더욱 관심을 갖고, 정중하고 예의 바른 행동 양식을 장려할 수 있는 커뮤니티 매니저의 양성에 더욱 힘을 쏟았으면 한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현존하는 기술 또는 비즈니스 리더들로부터는 이런 매니저 자질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솔직히 그들은 DNA부터가 이런 쪽과는 거리가 멀어보이기 때문이다.

* Steven J. Vaughan-Nichols는 CP/M-80 시절부터 IT에 대한 글을 저술해온 전문 기고가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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