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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IT

'아이폰 14 프로' 48MP 카메라 또 유출… 7년 만에 화소 수 4배 껑충 뛰는 이유는?

2022.07.25 문준현  |  CIO KR
애플이 올가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아이폰 14(가칭)' 라인업의 또 다른 카메라 모듈 이미지가 유출됐다. 샤오미 및 원플러스 제품에 대해 정확한 루머를 유출한 적 있는 중국 블로거 ‘디지털 채팅 스테이션(Digital Chating Station)’이 지난 23일(현지 시각) 아이폰 14 프로 카메라 모듈의 판형처럼 보이는 사진을 공개했다. 

이제 아이폰 14 프로의 48MP 메인카메라 탑재는 거의 확정적인 듯 하다. 그런데 왜 애플은 7년 만에, 그리고 4배씩이나 뜬금 없이 픽셀 수를 늘리는 걸까? 

 
이번 유출 사진을 보면 이전 세대보다 카메라 모듈의 크기가 훨씬 더 커진 것을 볼 수 있다. 렌즈 사이에 빈 틈이 거의 없으며, 공간이 더 촘촘해졌다.

궈밍치 분석가는 작년 4월부터 아이폰 14 프로 메인 와이드 카메라의 화소 수가 12MP에서 48MP로 향상되리라 전망해왔다. 
 
올해 3월 IT팁스터 맥스 웨인바흐가 트위터에 공유한 아이폰14 프로의 설계 도면에 따르면, 후면 카메라 모듈의 크기는 가로·세로 모두 약 5% 가량 더 커졌고 카메라 두께도 3.60mm에서 4.17mm로 더 두꺼워졌다.

 

왜 48MP인가? 

만약 루머대로 48MP 카메라가 나온다면, 이는 2015년 애플이 아이폰6s를 발표하며 메인카메라를 8MP에서 12MP로 업그레이드한 지 7년 만에 화소 수가 늘어나는 것이다. 게다가 이번에는 12MP에서 48MP로 4배나 증가한다. 

DSLR의 경우 보통 20MP이 가장 적절한 화소 수로 꼽힌다. 화소 수가 높아질수록 저조도 성능이 떨어지고, 화소 수가 너무 낮으면 사진의 선명도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아이폰 14 프로의 메인카메라가 20MP 수준이 아닌 48MP로 업그레이드되는 이유는 ‘픽셀 비닝(pixel binning)’이라는 기술로 추정된다. 갤럭시 S22 울트라 등 다른 최신 프리미엄 안드로이드 폰에는 이미 약 2년 전부터 이 기술이 적용됐다. 픽셀 비닝 기술의 목표는 초고해상도 센서의 단점을 보완하는 것이다. 센서의 픽셀 수가 높아질수록 전반적인 선명도가 증가하지만, 어두운 환경에서는 노이즈가 오히려 더 많아진다는 결점이 있다. 픽셀 비닝은 여러 개의 픽셀을 말 그대로 비닝(binning), 단순히 설명하자면 병합하여 개별 픽셀의 크기를 유동적으로 늘린다. 따라서 저조도 환경에서도 더 많은 빛을 흡수할 수 있다. 
 
애플의 대표 경쟁사인 삼성은 2021년 초 108MP(1억800만화소)의 메인 카메라를 탑재한 갤럭시 S21 울트라를 출시했다. 이 108MP 카메라의 비닝 비율은 9대1이다. 따라서 사진 결과물의 유효 화소 수가 12MP이 되는 식이다. 

게다가 이미 수 년전부터, iOS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모두 JPEG에 비해 압축률과 효율성이 최대 2배가량 높은 HEIC(사진) 및 HEVC(동영상) 파일 포맷을 사용한다. 따라서 화소 수가 4배 늘어난다고 사진 파일의 용량이 4배 더 증가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미국 하드웨어 전문 사이트 아난테크(Anandtech)는 갤럭시 S21 울트라 리뷰에서 아주 밝은 야외 환경을 제외하면, 울트라 모델의 108MP 카메라가 일반 갤럭시 S21 모델의 12MP 카메라에 비해 확실한 화질 차이를 제공하지 못한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아이폰 14 프로의 메인 카메라 센서에도 픽셀 비닝 기술이 적용돼, 48MP와 12MP 모드 사이를 전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궈밍치는 밝혔다. 즉, 필요시에 4개의 픽셀 데이터를 결합하여 1개의 픽셀로 사용하는 방식이다. 빛이 밝은 곳에서는 4,800만 화소로 촬영해 선명도를 극대화하고, 어두운 환경에서는 1,200만 화소로 촬영해 노이즈를 극소화하는 식으로 작동하리라 유추해볼 수 있다. 
 
아이폰 13 및 12 프로 제품군의 메인카메라 센서 크기 비교표. ⓒDPREVIEW

또한 그는 센서의 크기도 아이폰 13 프로 및 프로 맥스의 1/1.65인치 센서보다 57% 증가한 수준인 1/1.3인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개별 화소 크기로 따지면, 아이폰 12, 아이폰 12 프로 맥스 및 아이폰 13, 아이폰 13 프로 라인업은 각각 1.4µm, 1.7µm, 1.9µm이다. 그리고 곧 출시될 아이폰 14 프로는, 48MP 모드에서의 픽셀 크기는 1.25µm로 더 작아진다.

하지만 픽셀 비닝이 적용된 1/1.3인치의 센서의 크기를 고려하면, 12MP 모드에서 아이폰 14 프로 카메라의 개별 픽셀 크기는 약 2.5µm까지 늘어난다. 이는 현존하는 스마트폰 카메라 중 픽셀 크기가 가장 클 것으로 예측된다고 궈밍치는 주장했다.  개별 픽셀의 크기가 커질수록 저조도 성능이 좋아지고, 색 표현력이 더 정확해진다. 

 

왜 7년이나 걸렸나

하지만 위에 설명된 것처럼 픽셀 비닝 기술은 몇 전부터 상용화됐다. 그렇다면 왜 애플은 지금에 와서야 화소 수를 늘리는걸까. 

그 이유는 막대한 이미지 처리 능력(image processing power)으로 추정해볼 수 있다. 
 
아이폰 7 플러스부터 탑재된 인물 사진 모드. ⓒApple

애플은 2013년 아이폰 발표 행사부터 독자적인 ISP(이미지 신호 프로세서)의 역할을 강조하기 시작했다. 스마트폰에서 카메라가 차지할 수 있는 공간은 너무 적고, 하드웨어 개선은 매년 이루어질 수 없다. 그래서 이미지 품질을 향상하고자 고안된 이른바 '컴퓨테이셔널 포토그래피(computational photography)' 기법이 집중조명된 첫 번째 아이폰이 2013년 출시된 아이폰 5s다.

3년 뒤인 2016년 발표된 아이폰 7 플러스의 ISP는 25밀리세컨드(ms·0.025초) 안에 1,000억 회 이상의 계산을 수행할 수 있을 정도로 성능이 개선돼 '인물 사진 모드'를 가능케 했다. ISP가 장면을 인식해 심도 맵을 만들고, 배경에서 피사체를 분리한 다음 머신러닝으로 인물을 구분하는 방식을 이용해 전문가 카메라의 전유물이었던 피사계 심도 효과를 가상으로나마 구현했다.

 

뉴럴 엔진의 정점, 딥 퓨전(Deep Fusion)

그리고 2017년, 애플은 아이폰 8 및 X 라인업에 ISP 외에도 뉴럴 엔진(Neural Engine)이라는 새로운 하드웨어를 탑재했다. 뉴럴 엔진은 머신러닝 작업 전용 하드웨어(NPU)로, 더 다양한 이미지 프로세싱 작업을 가능케 한다.
 
아이폰 카메라의 이미지 프로세싱 파이프라인. ⓒApple

2년 뒤인 2019년, 아이폰 11 라인업에서 뉴럴 엔진의 활용도가 정점을 찍는다. 딥 퓨전(Deep Fusion)은 A 시리즈 칩에 내장된 뉴럴 엔진의 머신러닝 성능을 십분 활용해 사진을 개별 픽셀 단위로 향상하는 이미지 처리 기법이다. 아이폰 카메라는 사용자가 셔터를 누르기 전에도 다양한 노출시간으로 최대 9개의 프레임을 버퍼에 담아두고 있다가, 사용자가 셔터를 눌렀을 때 이 모든 프레임을 엮어 사진의 디테일을 향상시키고 노이즈를 감소시킨다.
 
ⓒApple

선예도가 중요한 피사체, 예를 들어 스웨터가 장면에 있다면 스웨터의 올까지 선명하게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딥 퓨전이 처리해야 하는 픽셀의 수는 아이폰 카메라의 해상도인 1,200만화소가 아니라, 경우에 따라 최대 1억 화소(1200만 x 9 프레임)를 넘을 수도 있다.  

따라서 아이폰 11이 처음 출시됐을 때, 사진 앱에서 이질감을 느낀 사용자가 속출했다. 딥퓨전은 중저조도 환경에서 작동하는데, 이 엄청난 양의 픽셀을 처리하는 데 필요한 시간이 원인이었다. A13 칩 뉴럴엔진의 속도가 역부족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사진을 찍고 나서 바로 사진을 확인하면 일시적으로 흐리게 보이는 현상이 발생했다. 사진이 아직 딥 퓨전 처리 과정을 끝마치지 못해 생긴 지연이다. 물론 대략 0.5초에서 1초만 지나도 프로세싱이 끝나 사진이 제대로 표시됐지만, 기존 사진 촬영만큼 처리 속도가 즉각적이지 못했다. 
 
ⓒApple

이후 아이폰 12 A14칩에 탑재된 뉴럴 엔진의 성능은 80% 개선되어(연산 속도 1초에 11조회), 이런 지연 현상이 크게 해소됐다. 작년 아이폰 13 A15칩 뉴럴엔진의 속도는 초당 15조 8,000억 회로 늘어나 이제 이질감을 느끼기는 어려워졌다. 하지만, 딥 퓨전이 사진을 지나치게 선명하게 만들거나, 장면에 따라 이상한 결과물을 만든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있다.  

만약 아이폰 14 프로가 48MP 메인 카메라를 탑재한다면, 딥 퓨전이 처리해야 하는 픽셀의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애플 A-시리즈 칩의 절대적인 연산 성능은 업계 최고 수준으로 알려져 있지만, 9개의 4,800만 화소 프레임을 지연 없이 처리하여 사진 결과물을 만들어내려면, A15 Bionic 칩을 훨씬 능가하는 수준의 성능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8K 동영상, 과연 60fps까지? 

48MP 카메라는 8K 동영상 촬영도 가능케 할 것으로 전망된다. 8K 영상의 해상도는 7680x4320로, 약 3,300만 화소의 카메라를 필요로 한다. 실제로 대부분 스마트폰 카메라에서 동영상 흔들림 보정 기능을 위해 영상 프레임의 가장자리를 크롭하는 방식을 쓰기 때문에, 실제로 8K 영상 촬영에 필요한 화소 수는 35MP 정도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아이폰의 동영상 촬영도 매우 많은 연산 작업을 요구한다. 2018년 아이폰 XS 및 XR부터 적용된 '확장된 다이내믹 레인지(extended dynamic range)가 첫 번째 예시다. 사용자가 일반 동영상을 촬영할 떄, 아이폰은 노출도가 낮은 프레임을 추가로 촬영한다. 노출도가 낮은 프레임이 필요한 이유는, 보통의 동영상에서 너무 밝아서 보이지 않는 장면 일부분을 보이도록 하기 위함이다. 아이폰은 이렇게 실시간으로 두 개의 프레임을 합성한다. 즉, 30fps 영상이면 사실 아이폰은 60fps로, 60fps 영상이면 사실 아이폰은 120fps로 영상을 촬영하며 실시간으로 모든 프레임을 합성한다. 
 
애플 아이폰의 동영상 처리 파이프라인. ⓒApple

여기에 더해 애플은 2020년, 아이폰 12에 돌비 비전(Dolby Vision) 영상 기술을 탑재했다. 다이내믹 레인지가 더욱 더 확장됐으며, 돌비 비전 표준에 맞게 컬러 그레이딩도 실시간으로 적용된다. 위에 설명한 대로 아이폰 12 뉴럴 엔진의 성능이 80% 향상되어 이러한 동영상 처리가 매끄럽게 구동될 수 있는 듯 보인다. 

비교하자면, 현재 갤럭시 S22 울트라에서는 8K 24fps, 60fps 동영상 촬영까지 제공되며, 흔들림 보정까지 모두 적용된다. 다만 8k 60fps 모드는 굉장히 많은 연산 작업을 요구하므로 일각에서 발열이 매우 심하다는 평가도 나왔다. 

아이폰 14 프로의 8K 영상이 확장된 다이내믹 레인지, 돌비 비전, 그리고 컬러 그레이딩까지 지원한다면 엄청난 연산 속도가 요구될 것이다. 과연 갤럭시 S22 울트라 처럼 8K 60fps까지 지원될지도 의문이다. 확장된 다이내믹 레인지를 구현하려면 사실상 8K 120fps 영상을 촬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8K 같은 초고해상도 동영상이 차지하는 거대한 용량도 문제다. 삼성 갤럭시 S22 울트라의 8K 24fps 동영상의 파일 크기는 1분 기준 대략 600MB다. 아이폰의 경우, 아이폰 12부터 탑재된 4K 60fps 돌비 비전 영상의 파일 크기는 1분 기준 대략 440MB다. 추가된 해상도, 프레임률, 그리고 HDR을 따지면, 사실 애플과 삼성 모두 이 정도 파일 크기를 유지한 것마저도 놀라운 기술적 성과다.

하지만, 사용자 관점에서 절대적인 사진과 비디오의 용량이 많이 늘어나는 것도 사실이다. 전 세계적인 공급망 차질로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가격이 전반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에서, 고화질의 사진과 비디오를 촬영하기 위해 더 높은 용량의 모델을 사야 한다면 소비자 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소니 세미컨덕터 솔루션(SSS)의 테루시 시미즈 CEO는 “앞으로 몇 년 내에 (스마트폰) 정지영상 화질이 일안 리플렉스 카메라를 넘어설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이미 아이폰이 전문 촬영 분야에서 활용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또 머신비전 인텔리전스는 각종 기업 및 산업 분야에 활용되는 티핑 포인트에 도달한 상태다. 

애플은 오는 9월 6.1인치와 6.7인치 아이폰14 일반 모델과 6.1인치와 6.7인치 아이폰14 프로 모델을 발표할 예정이다. 새로운 48MP 카메라는 아이폰 14 프로 모델에만 탑재된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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