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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IT

유럽에 이어 미국도 ‘단자 통일’ 압박… 라이트닝 종말 다가오나

2022.06.20 문준현  |  CIO KR
미국 국회도 유럽 연합(EU)와 같이 모든 모바일 기기에 같은 충전 단자의 사용을 강제하는 규정을 추진하려 한다. 라이트닝과 같은 독점 규격 대신 USB-C와 같은 통일 규격의 사용을 강제하는 규정을 구체화하고자 상무부를 압박하기 시작했다. 
 
ⓒGetty Images Bank

19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엘리자베스 워런, 에드워드 J. 마키, 그리고 버니 샌더스 미국 민주당 상원 의원 3명이 상무부에 모바일 충전기 통합 표준 도입을 촉구하는 공개 서한을 전달했다. 이 중 워런 의원은 ‘빅테크 쪼개기’ 법안 등을 발의한 강경한 빅테크 규제론자다. 이들은 "미국에 아직 범용적 충전 단자 기준이 확립되지 않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라며 “소비자와 환경을 모두 보호할 종합계획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는 아무래도 애플과 아이폰을 겨냥하는 듯하다. 서한은 스마트폰, 태블릿, 휴대용 스피커, 전자책 리더를 명시했지만, 규정의 주인공은 독점 규격인 라이트닝 단자를 탑재한 아이폰이 될 수 밖에 없다. 상원의원들은 일반 소비자가 평균 약 3개의 휴대폰 충전기를 소유하고 있으며, 호환되는 충전기를 찾지 못해 충전을 못한 적이 최소 1회 이상 있었다고 답한 소비자가 40%에 달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이유로 그들은 "균일한 충전 단자 표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표준이 제정된다면 애플은 유럽에 이어 미국 법에 따라 아이폰에 강제로 USB-C를 탑재해야 한다. 애플은 이미 맥과 아이패드를 포함한 대부분의 다른 기기에서 USB-C를 탑재했고, 올 가을에 USB-C를 탑재한 아이패드가 출시될 것이라는 루머까지 나왔다. 머지않아 애플 제품 중 라이트닝 단자를 탑재한 제품은 아이폰 및 다른 몇몇 액새서리만 남을 공산이 크다.  

하지만 이 상정안이 미국의 입법 절차를 통과하려면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유럽의 ‘무선 기기 지침’ 개정안이 유럽의회와 EU 회원국의 공식 승인을 거쳐 먼저 실시될 전망이다. 이 규정에 따르면 제조사들은 2024년 가을까지 거의 모든 전자기기에 USB-C 타입 충전단자를 탑재해야 한다. 

애플은 왜 지금까지 라이트닝을 고집했을까? 
유럽의원회는 2019년부터 ’공통 충전기 영향 평가(Impact Assessment On Common Chargers)’를 실시해 소비자들이 너무 많은 종류의 충전기를 가지고 다녀야 한다는 불편함을 지적하며 공통 충전 규격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에 애플은 공식 성명에서 공통 충전 규격의 강제는 소비자 경험과 환경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반박했다. 애플은 이미 10억개가 넘는 라이트닝 단자 생태계가 조성되어 있으며 아이폰 사용자가 USB-C를 써야 한다면 큰 불편을 겪을 것은 물론, 엄청난 양의 전자폐기물(더 이상 못쓰게 될 라이트닝 케이블 및 액세서리)이 생겨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2020년에 애플은 아이폰 12 제품군부터 충전 어댑터를 제공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하며 “1년 동안 45만대의 자동차를 거리에서 없앤 것과 마찬가지”의 탄소 저감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애플이 환경을 빌미 삼아 라이트닝 단자를 계속 탑재하고 충전 어댑터를 기본으로 제공하지 않아 큰 수익을 얻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지난 3월 시장 분석업체 CSS 인사이트 보고서를 인용해 애플이 아이폰 기본 구성품에서 충전기와 이어폰을 제거해 약 50억파운드(약 8조 751억원)의 비용을 절감했다고 보도했다. 충전기와 이어폰이 구성품에서 제외되면서 포장 박스의 부피가 줄어 운송 비용이 감소했다는 분석이다. 
 
ⓒApple

또한 독자 규격인 라이트닝은 그 자체로 수익을 창출한다. 케이블부터 액세서리까지 타사 제품이 라이트닝을 통해 아이폰에 연결되었을 때 문제없이 작동하려면 애플의 MFi(Made for iPhone) 규격을 지원해야 하는데, MFi 규격을 지원하려면 액세서리 제조업체는 애플에게 계속 발생하는 라이선스 수수료를 지불해야 한다. 그러나 이 수수료의 정확한 액수와 애플이 지금까지 라이트닝 라이선스 수수료로 벌어들인 수익은 아직 밝혀진 바 없다. 

한편 지난 5월 애플 전문가 궈밍치는 애플이 올해 출시될 아이폰 14이 아닌 2023년 가을에 출시될 것으로 예측되는 아이폰 15(가칭)에 USB-C 단자를 탑재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EU 개정안의 기한이 2024년 가을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애플은 최소한 기한을 맞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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