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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ㅣ'원격의료' 경쟁에 가세한 애플·구글·아마존·MS

2020.10.07 Paddy Padmanabhan  |  CIO
코로나19 여파로 원격의료(Telehealth) 기술을 사용한 ‘가상 진료(Virtual Care)’ 모델이 빠르게 도입되고 있다. 그리고 이제 소위 빅 테크(Big Tech) 기업들도 원격의료 경쟁에 가담하고 있다.
 
ⓒGetty Images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의료 서비스 접근과 진료 방식에 극적인 변화가 일어났다. 환자가 의료 서비스에 쉽게 접근하도록 하는 일은 오늘날 헬스케어 분야에서 가장 경쟁이 치열하다고 할 수 있는 ‘1차 진료 서비스 시장’의 근본적인 과제이며, ‘기술’은 이를 가능하게 하는 필수적인 요소로 자리 잡았다. 

1차 진료 서비스의 디지털 접점을 가리키는 ‘디지털 프론트 도어(Digital Front Door)’라는 개념은 지난 몇 년 동안 서서히 주목받아 왔다. 필자는 디지털 프론트 도어에 관한 지난 칼럼에서 전통적인 의료 서비스 업체와 비전통적인 업체(예: CVS, 월그린(Walgreens)) 간의 경쟁을 언급한 바 있다. 

전문 원격진료 업체(예: 텔라닥(Teledoc), 아메리칸 벨(American Bell))의 원격의료 및 온라인 셀프서비스 툴을 사용하는 가상 진료 모델이 이번 팬데믹을 계기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텔라닥과 아메리칸 벨의 급격한 원격진료 건수 증가가 이를 보여준다. 그리고 이제 소위 빅 테크 기업들도 여기에 가담하고 있다. 

건강과 웰빙
의료 소비자를 직접 겨냥한 초창기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들은 자신의 건강을 직접 관리해 비용이 많이 드는 병원 입원을 피하고 어쩌면 의료보험까지 없이 살 수 있게 해주는 겉만 번드르르한 건강 앱으로 소비자들을 사로잡을 심산이었다. 허나 이러한 스타트업 대다수는 결국 사업을 접거나 B2B 모델로 전환했다. 

몇 안 되는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은 의료보험 회사와 자가보험을 든 고용주를 겨냥해왔다. 후자의 방식으로 주목할 만한 성공을 거둔 곳이 텔라닥이나 리봉고(Livongo)같은 회사들이다. 이제 이들 회사는 의료서비스 업체로 관심을 돌리고 있다. 

이렇게 스타트업 사례만 보면 B2C 사업 모델은 난항에 빠진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빅 테크 기업으로 가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애플 충성 고객들은 지난 몇 년간 애플 기기의 건강 앱에 운동 내역을 부지런히 기록해 왔다. 애플도 애플워치 등을 통해 건강 관련 기능(예: ECG 앱)을 꾸준히 추가해 왔다. 

또한 애플은 코로나19 여파로 집에서 운동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추세에 부합하는 피트니스 서비스를 지난 9월 출시했다. 이로써 애플의 헬스케어 플랫폼은 더욱더 단단하게 연결되고 있다. 

구글이 지난해 발표한 핏빗 인수는 (비록 반독점 조사로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긴 하지만) 개인 헬스케어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구글의 의도가 분명히 드러난 포석이었다. 

구글은 헬스케어 시장에 다각도로 접근하고 있다. 이를테면 생명과학 회사 베릴리(Verily)와 같은 구글 모회사 알파벳(Alphabet) 산하 자회사들은 ‘혁신적인 프로젝트(moonshots)’를 목표로 한다. 구글 클라우드는 메이요 클리닉(Mayo Clinic) 등의 유명 병원들과 의료 데이터 관리 및 분석 파트너십을 맺으면서 전통적인 엔터프라이즈 IT 시장을 노리고 있다.

한편 웨어러블은 오래전부터 매력적인 분야였다. 사용자에게 건강 문제를 알려주는 것 외에도 제공할 수 있는 정보가 매우 풍부하기 때문이다. 

아마존은 9월 헬스케어 시장을 겨냥한 스마트 웨어러블 기기 ‘헤일로(Halo)’를 출시했다. 이는 아마존의 인공지능 플랫폼 알렉사(Alexa)를 기반으로 사용자의 음성을 분석해 정신건강 문제를 감지하는 독특한 기능을 갖추고 있다. 

원격의료와 가상 진료
의료 IT 분야에서 전자건강기록(Electronic Health Records, EHR) 기업들이 우위를 점하고 있긴 하지만, 가상 진료로의 변화가 서서히 진행되면서 의료 소비자들을 위한 종합적인 디지털 경험을 제공하는 전문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들이 생겨났다. 

이들은 헬스케어 시장용으로 구축된 플랫폼을 갖춘 독립형 기업인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해당 플랫폼은 업계 표준 API를 통해 핵심 EHR 시스템과 통합됐다. 이를 통해 환자 데이터를 양방향으로 이동할 수 있으며, 가상 진료 서비스를 추적하거나 비용을 청구할 수 있다. 또한 챗봇이나 증상 확인기와 같은 유용한 추가 셀프서비스 툴을 제공한다. 

빅 테크 기업들은 그동안 핵심 진료 서비스 사업에는 거의 손을 대지 않은 상태였다. 의료진의 생산성 및 효율성 향상을 위한 엔터프라이즈급 애플리케이션과 기술 인프라를 제공하는 쪽을 선호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은 최근 들어 달라지기 시작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미국 최대 전자건강기록(EHR) 회사 에픽(Epic)이 파트너십을 맺고, 에픽 EHR 플랫폼 내에서 마이크로소프트 팀즈를 통해 원격의료 방문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 파트너십이 중요한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원격의료 서비스에 고급 영상 플랫폼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둘째, 임상 데이터를 안전하게 옮길 수 있는 통로로써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 365 플랫폼이 이제 의료진을 돕는 중요한 조력자가 됐다는 점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원격의료 분야에 더욱더 깊게 들어가고 있다. 일례로 이 회사는 뉘앙스 커뮤니케이션즈(Nuance Communications)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음성 지원 기술을 통합했다. 이는 마이크로소프트 팀즈를 통해 가상 진료 중에 의사와 환자가 나눈 대화를 종합하여 임상 작업량을 줄이는 기술이다. 

아마존은 현재 워싱턴주의 전 직원을 대상으로 가상 진료를 제공하고 있다. 이는 아마존이 1차 진료 서비스 분야로 확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아마존은 JP 모건(JP Morgan), 버크셔 해서웨이(Berkshire Hathaway)와의 합작회사인 헤이븐(Haven)을 통해 이들 회사에 소속된 직원 기반을 활용하려고 시도했으나 제한적인 진전만 이뤄졌다. 

아마도 이런 이유로 아마존은 방향을 틀어 자체 노선을 추구하게 됐을 수 있다(아마존은 일찍이 온라인 약국 필팩(Pillpack)을 인수해 헬스케어 분야에 진출했으나 어려움에 부딪힌 바 있다).

지난 몇 년간 애플은 iOS 기기들을 중심으로 한 생태계 구축 작업을 꾸준하게 진행해 왔다. 예를 들면 100곳 이상의 건강 시스템과 계약을 체결해 이제 환자들은 본인의 EHR 데이터를 애플 건강 앱으로 가져올 수 있다. 

건강과 피트니스 분야에 관심을 쏟고 있고, 막대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으며, iOS 기기들로 구성된 지배적인 생태계를 갖춘 애플은 향후 더 넓은 범위의 헬스케어 서비스를 통해 의료 소비자를 직접 사로잡을 수 있는 가장 좋은 위치에 있는지도 모른다. 

일각에서는 의사와 환자가 반드시 직접 만나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원격의료가 대부분의 일상적인 헬스케어 니즈를 충족할 수 있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지금이 바로 헬스케어 분야에 있어서 중대한 순간일 수 있다. 집중 투자에 나선 테크 기업들이 그런 의도는 완강히 부인하면서도 이 기회를 포착하고 자체 플랫폼을 의료 서비스 사업에 진입하는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필자가 대화를 나눈 의료업계 임원들은 시장의 변화를 인정하면서, 다양한 온라인 서비스로 소비자들을 만나기 위해 원격의료 및 디지털 경험을 업그레이드하고 있으며 이는 빅 테크 기업들과 제휴해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제 물어야 할 질문은 다음과 같다. 파트너가 언제 경쟁자가 될 것인가? 그리고 이것이 의료 소비자들에게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가? 

* Paddy Padmanabhan은 다모 컨설팅(Damo Consulting)의 창업자 겸 CEO다. 다모 컨설팅은 헬스케어 기업 및 글로벌 기술 기업과 협력하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자문 회사다. 그는 에드워드 W.막스와 함께 '헬스케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소비자중심주의, 기술, 팬데믹이 이래를 어떻게 가속하고 있는가(Healthcare Digital Transformation: How Consumerism, Technology and Pandemic are Accelerating the Future)라는 책을 공동 저술하기도 했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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