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TV를 틀거나 IT블로그에 들어가면 여기저기 비트코인이나 블록체인에 대한 이야기가 넘쳐난다. 비트코인의 인기가 이렇게 높아진 것은 지난 몇 년 새 그 가치가 무려 2,000% 이상 상승했기 때문이며, 그 덕에 그 기저에 적용된 블록체인 기술까지 유명해졌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비트코인보다 블록체인에 대한 투자가 더 나을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블록체인 기술은 분명 우리 삶에 엄청난 영향을 끼칠 것이다. 2017년 초,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는 블록체인을 두고 ‘우리 사회 전반의 경제, 사회적 시스템의 새로운 기반을 만들어 나갈 잠재력을 지닌 기술’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2017년 1월 세계 경제 포럼 보고서 역시 2025년이면 전 세계 GDP의 10%가 블록체인이나 블록체인 관련 기술로 집중되리라 예측했다. 앞으로 10년 내에 전 세계 GDP의 10%를 차지하게 될 기술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면, 지금이라도 관심을 가져 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블록체인이란 무엇인가?
블록체인이란 온라인 거래를 보호하는, 암호화된 디지털 로그 파일을 일컫는다. 1991년 이 개념이 처음 등장한 이후, 분산형 퍼블릭 블록체인 기술을 실제 사례에 적용한 것은 비트코인이 처음이었다. 여기서 ‘블록’이란 블록체인 사용자들 간 거래의 디지털 기록이며 거래가 확정되기 위해서는 블록체인 거래자들 간의 합의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블록에는 거래에 관한 정보가 들어가는데, 예컨대 물건의 가격이나 거래 행위(매도, 매수, 송금 등), 그리고 거래 시각 등이 기록된다. 블록체인 상에 거래가 발생할 때마다 새로운 블록이 생성된다. 각 블록은 바로 전 블록의 암호화 해쉬를 포함하고 있다(요즘은 주로 SHA-256 해쉬이다). 즉 이 해쉬가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것이다. 각 블록이 암호를 통해 연결되는 구조를 띤다.
그런데 만일 블록체인이 비트코인의 경우처럼 분산형 퍼블릭 블록체인인 경우, 블록체인에서 이뤄지는 거래(블록)는 모든 참여자가 확인해 줘야만 블록체인에 편입될 수 있다. 어떤 사람이 얼마만큼의 돈이나 부를 가지고 있는지는 그러한 정보가 블록에 기록되지 않은 이상 알 수 없지만, 적어도 블록체인으로 연결된 두 참여자 간에 어떠한 거래가 이루어져 있는가는 확인할 수 있으며, 모든 참여자 하나하나가 이러한 거래의 유효성을 확인해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
또한 모든 참여자는 (위조가 매우 어려운) 암호 증거를 제시함으로써 특정 블록체인의 소유권이 누구에게 있는가를 증명할 수 있다. 블록체인의 작동 기전은 공용/사설 키 암호와 비슷하다. 키 암호 역시 각 참여자가 하나의 사설 키를 가지고 있으며 관련된 공용 키를 사용하는 다른 모든 참여자들이 이를 확인해주는 형태기 때문이다.
클라우드 컴퓨팅에서와 마찬가지로, 블록체인도 퍼블릭, 프라이빗, 하이브리드 블록체인이 모두 존재한다. 자신만의 블록체인을 생성하거나, 비슷한 관심사를 공유하는 더 큰 그룹의 블록체인을 사용하거나, 비트코인과 같은 글로벌 규모의 퍼블릭 블록체인에 합류할 수도 있다. 또 비교적 최근에 추가된 기능이기는 하지만, 프라이빗 블록체인이 퍼블릭 블록체인에 참여하거나 그 반대도 가능하다.
비트코인에서 블록체인까지
대부분 사람들은 아마 비트코인을 통해 블록체인의 존재를 처음 접했을 것이다. 비트코인은 2008년 나카모토 사토시라는 필명을 지닌 개인 또는 그룹이 만들어 낸 암호화폐이다(이 글에서는 편의를 위해 나카모토를 지칭할 때 ‘그’라는 인칭 대명사를 쓰겠다. 하지만 필자는 나카모토 사토시가 한 개인이 아니라 그룹이었다고 생각한다). 나카모토가 블록체인의 개념을 만들어냈다고까지는 말할 수 없지만, 탈 중앙화된 레저 및 디지털 화폐 거래의 인증에 분산형 블록체인 개념을 적용한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이러한 시도를 통해 그는 신뢰할 수 있는 제3의 관리체가 개입하지 않는 탈 중앙화된 디지털 화폐의 ‘이중 지출(double spending)’ 문제를 해결하였다.
2008년 10월, 나카모토는 metzdowd.com의 크립토그래피 메일링(Cryptography Mailing) 목록에 ‘비트코인: P2P 전자 캐쉬 시스템’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올렸다. 이듬해 그는 누구나 다운로드 하여 비트코인을 생성(채굴)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와 함께 최초의 ‘블록’을 생성하였다. 필자 역시 비트코인이 세상에 나오고 며칠 지나지 않아 이 소프트웨어를 다운 받았고 3개의 비트코인을 생성한 바 있다.
궁극적으로는 비트코인 가격이 상당히 상승하리라는 예측과 기대는 처음부터 존재했지만, 최초의 비트코인 거래는 무려 1만 개의 비트코인을 20달러 피자와 맞바꾼 것이었다. 오늘날 비트코인의 가격은 현재 글을 쓰는 이 순간에 약 1만 6,000달러에 육박하고 있으며 시시각각 바뀌고 있다. 비트코인의 가격이 이처럼 빠르고 가파르게 상승하기 시작하자 투자자, 금융 기업 CEO들이 이에 주목하기 시작했지만, 그 누구도 이 암호화폐의 미래를 확언하지는 못했다. 많은 투자자들은 비트코인 가격 상승을 17세기 네덜란드의 튤립 파동에 비유하곤 했으며, 용감한 몇몇 투자자들은 많은 돈을 벌었고 비관적 전망을 하던 이들은 옆에 서서 다른 사람들이 부자가 되는 것을 지켜보았다.
비트코인이나 그 소프트웨어, 그리고 분산형 네트워크를 살펴보면 생성되는 비트코인 수가 증가할수록 점점 더 채굴이 어려운 구조로 되어 있다. 예전에는 컴퓨터 한 대로 반나절이면 생성 가능했던 코인을 이제는 집약적 네트워크에서 수천 대의 채굴 전용 특수 컴퓨터를 이용해 수 주에서 수개월 동안 채굴해야만 얻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오늘날에는 비트코인을 생성하는 데 너무 많은 전기 에너지가 들어가는 까닭에 전 세계 전력 사용량을 높이는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기도 하다.
이처럼 비트코인은 그 특성상 엄청난 양의 컴퓨팅 파워를 필요로 한다. 그뿐만 아니라, 비록 물리적 에너지가 드는 것은 아니지만 비트코인 거래를 생성하고 이를 인증하기 위한 상당한 연산 작용이 필요하다. 게다가 거래가 이루어질 때마다 블록이 추가되고, 블록체인의 규모는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커지게 되는데(비트코인 블록체인은 100GB가 넘는다), 이러한 새로운 블록에 추가될 때마다 바뀐 블록체인을 모든 블록체인 참여자에게 배포하여 유효한 거래임을 확인해야 한다. 2140년까지 채굴될 수 있는 비트코인의 최대량은 2,100만 개이다. 이처럼 비트코인의 공급을 점차 줄이도록 해 둔 것도 이 코인의 기하급수적인 가격 상승에 한몫했다고 볼 수 있다.
비트코인이란 무엇일까? 어디에 사용되는 것일까? ‘탈 중앙화 애플리케이션 실현한 새로운 자산, 암호화 화폐’ 기사를 통해 전문가들의 의견을 알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