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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도우 8·오피스·X박스' 연이은 헛발질 ··· MS에게 무슨 일이?

2013.07.01 Gregg Keizer  |  Computerworld



올해는 마이크로소프트에게 특히나 다사다난한 한해다. 어쩌면 올해가 빨리 지나가기를 바랄 지도 모르지만 이제 겨우 절반을 지났을 뿐이다.

이 거대 소프트웨어 기업은 라이선스 판매와 주력 제품인 윈도우 운영체제 설계 등에서 실수를 거듭했고 최근에는 자사의 새로운 게임기인 엑스박스 원(Xbox One)에 혁신을 가미하려다 크게 실패했다. 지난 달 26일 시작한 빌드(BUILD) 개발자 컨퍼런스 기조연설의 핵심 내용인 윈도우 8.1의 경우도 마이크로소프트는 사용자들의 의견을 반영한 윈도우 업그레이드라고 말하지만 일부에서는 오히려 사용자의 의견에 역행하는 다운그레이드라고 비판한다.

도대체 마이크로소프트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의사결정 메커니즘이 근본적으로 흔들리고 있는 것일까? PC 업계가 전례 없는 불황을 겪고 있는 상황이고 심지어 뻔히 반발이 예상되는 상황에서도, 사용자에게 변화를 강제해 기회가 된다면 어떻게든 수익을 내겠다고 계산일 것일까? 아니면 예전의 마이크로소프트처럼 거칠게 반항하는 대신 처음부터 백기를 들고 시작하는 것일까?

기업들은 언제나 실수를 저지르며 때로는 이런 실수 때문에 주춤거리기도 한다. 하지만 기업 규모가 충분히 크고 기반이 탄탄하다면 이런 시련을 극복하고 교훈을 얻는다. 포드(Ford)의 '에드젤'(Edsel)이 대표적인 제품이었고 코카콜라의 뉴코크(New Coke), 넷플릭스(Netflix)의 퀵스터(Quickster), 1985년 애플의 스티브 잡스 해고와 2010년의 안테나게이트(Antennagate), 그리고 지난해의 지도 앱 등의 사례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전례를 고려한다고 해도 마이크로소프트가 지난 4개월간 저지른 실수의 횟수와 속도, 그리고 그 결과는 매우 이례적이다.

지난 3월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피스 2013(Office 2013) 소매 카피(Copy) 라이선스를 전면 개편했는데 사용자들이 한 기기에서 다른 기기로 해당 소프트웨어를 옮기면 라이선스 위반이라는 것이 골자다. 결국 비판이 빗발치자 마이크로소프트는 뒤늦게 문제를 바로 잡았다. 5월 말에는 사용자의 요청을 반영해 윈도우 8의 기능을 일부 수정, 추가한다고 밝혔지만 '시작 버튼' 비슷한 것을 부활시키는 상징적인 조치에 그쳤다. 그리고 지난 주에는 발 빠르게 엑스박스 원 계획을 발표해 중고게임 판매를 감소시키는 한편 구입한 게임이라고 해도 24시간마다 인터넷으로 라이선스 인증을 받도록 해 사용자들의 공분을 샀다.

돈벌이에 혈안이 됐다?
애널리스트들과 업계 전문가들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연이은 오판에 대해 온갖 다양한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일각에서는 돈에 눈이 멀었다고 하는가 하면, 애플을 모방하는 것이 성공 전략이라는 의견도 있다.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의 '최소한의 뒷수습'도 되지 않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디렉션즈 온 마이크로소프트(Directions on Microsoft)의 베스 밀러는 오피스 2013 라이선스와 엑스박스 원의 중고게임 문제 관련해서 "사람들은 물리적 권한을 포기하고 싶어하지 않고 소프트웨어 라이선스도 마찬가지"라며 "사용자들은 플로피 디스크 또는 CD를 구매하거나 파일을 다운로드 할 때 그 유형성에 대해 소유권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피스를 다른 PC로 옮길 수 없고 엑스박스 게임을 재판매할 수 없다고 발표해 사용자들을 혼란에 빠뜨렸다.

이에 대해 밀러는 "사용자들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자신의 소유권을 침해했고 이를 일종의 도둑질로 인식했다"며 "(유명 급진주의자인 사무엘 아담스의 말처럼) 어떤 변화든 이전보다 권리와 자유가 줄어들면 사람들은 반감을 갖게 마련"이라고 말했다. 이어 "윈도우 8 사용자들이 빠른 속도로 변화에 익숙해질 것"이라고 말한 마이크로소프트 경영진의 발언을 언급하며, "사용자들이 기꺼이 이러한 변화를 받아들일 것이라는 믿음을 바꾸기는 힘들어 보인다"고 말했다.

사용자들은 변화를 싫어한다
그러나 워싱턴에 위치한 전략적 의사소통 컨설팅 기업 레빅(Levick)의 애널리스트 피터 라모테는 "지금은 대규모 비즈니스 변화를 꾀하기가 매우 어렵다"며 "사람들이 특정 기능과 인터페이스에 익숙해져 있는 상황에서 이를 바꾸는 것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즉 마이크로소프트는 고객들의 권리를 인정하지 않거나 묵살했고 이것이 실수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영국의 UI(User Interface) 및 UX(User Experience) 디자인 컨설팅 기업 풀프루프(Foolproof)의 게임 수석 전문가 필립 모튼은 적어도 엑스박스 원 관련 조치는 크게 실수한 것이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사람들은 그 혜택이 명확해 변화 자체의 부담을 크게 앞서는 경우 기꺼이 변화를 수용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너무나 명확한 이 명제를 무시했거나 혹은 혹은 의도적으로 묵살했다는 것이다.

모튼은 엑스박스 원에 대해 "마이크로소프트는 당근과 채찍을 갖고 있었지만 채찍만 사용했다"고 말햇다. 가족 또는 친구끼리 게임을 공유하고 게임 라이브러리를 어떤 엑스박스 게임기에서나 사용할 수 있었던 기존 기능을 모두 제한했기 때문이다. 그는 "엑스박스는 마이크로소프트 때문에 성공한 것이 아니다"며 "마이크로소프트가 엑스박스를 너무 통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마이크로소프트는 사용자보다 기업이 원하는 것을 우선시했다"며 "그들은 변화의 장점을 설명하는 대신 사용자들을 범죄자 취급했다"고 지적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피스 365 정액제 상품에 대해서는 전통적인 영구 라이선스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반면 엑스박스에 대해서는 선택권 대신 고객들에게 변화를 강요한 것이 결정적 실수였다고 모튼은 지적했다.

예상치 못한 반발
밀러는 마이크로소프트의 가장 큰 문제는 이러한 일련의 변화에 대해 어떤 반발도 예상하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불만이 일파만파 커지는 것처럼 최근에는 소비자들의 영향력이 매우 커지고 있다"며 "최근의 일련의 사태에 대해 마이크로소프트는 호기좋게 내용을 발표했지만 트위터가 시끄러워지면 조용히 철회하곤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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