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애플이 ‘아이폰 12 미니’를 출시했다. 지난 몇 년 동안 점점 커졌던 아이폰을 감안하면 말이 되는 행보였다. 작은 스마트폰을 원하는 이들조차도 6인치급 제품을 사용해야만 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주 작은 크기의 아이폰이 2011년 스티브 잡스의 구상 중 하나라는 소식이 전해져 눈길을 끈다.
더 버지에서 분석한 여러 이메일 및 문서에 따르면, 잡스는 2010년 말 몇 년에 걸친 아이폰 전략을 다루는 임원 회의에서 ‘아이폰 나노’ 계획에 대한 화두를 제시했다. 지난 2010년 10월 발송된 이메일의 하단부에는 '아이폰 나노 계획'(iPhone o plan)'이라는 제목과 함께 '비용 목표' 와 '조니’가 렌더링 모델을 제시할 것'이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메일에는 또 애플의 2011년 전략으로 아이폰 3GS를 대체하는 아이팟 터치 기반의 ‘저가형 아이폰 모델’에 대한 언급이 있었다.
그러나 잡스가 말한 아이폰 나노의 의미가 무엇인지 확실하지 않다. 당시 애플은 아이폰 3GS보다 작은 아이폰 4를 발매하고 있었다. 아이폰 4보다 30% 더 작은 아이폰이 준비되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지만, 그렇다면 화면 크기는 2.5인치(아이폰 4가 3.5인치에 불과하게 된다. 전화기로서는 지나치게 작은 크기다.
더 버지는 당시 아이팟 나노가 인기를 끌고 있었다는 점에서 애플이 저가형 아이폰에 ‘아이폰 나노’라는 브랜드를 검토했었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즉 잡스가 언급한 ‘아이폰 미니’의 정체는 현재로서는 알기 어렵다. 해당 회의 이후 스티브 잡스의 건강은 심각하게 악화됐다. ciokr@id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