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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너지 낼까 또 무너질까' 브로드컴-VM웨어의 두 가지 미래 점쳐보기

2022.09.23 Jeff Vance  |  Network World
지난 5월 브로드컴이 VM웨어를 인수하기로 발표한 뒤로 VM웨어 기업 고객은 작게나마 불안을 느끼고 있다. 브로드컴의 초라한 M&A 전적이 가장 큰 이유다. 하지만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Depositphotos

지난 5월 네트워크용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이 멀티클라우드 소프트웨어 업체 VM웨어를 610억 달러(한화 약 77조)라는 거액에 인수한 뒤 우려가 끊이질 않고 있다. 인수합병에 대한 소식이 나올 때부터 여러 애널리스트는 시만텍과 CA 테크놀로지의 재매각이라는 처참한 성적표를 지적했다. 

포레스터 리서치의 애널리스트 트레이시 우는 “시만텍과 CA 테크놀로지는 브로컴에 인수된 후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가격이 오르고, 고객 지원에 소홀해졌으며, 혁신에 대한 투자가 감소했다”라며 “따라서 현재 VM웨어를 쓰는 기업 고객도 환승 전략을 대비하는 것이 좋을지 모른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IDC 애널리스트 스테판 엘리엇은 반대의 의견을 내놨다. 그는 VM웨어의 기업고객이 오히려 관계를 더 공고히 다져야 한다고 말했다. 

어찌됐든 인수합병은 공식적으로 2023년 말이 돼야 완료될 예정이므로 기업 고객이 아직 고민할 시간은 충분하다.  
 

"이번엔 다르다"는 약속 

이런 우려에 대한 브로드컴과 VM웨어 경영진의 반응은 예상 그대로다. 두 회사 모두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며 말하며 고객과 주주들을 안심시키려 했다.  

브로드컴은 공식 블로그에 “CA와 시만텍의 일을 교훈삼아 인수합병 계약의 마지막 단계를 심사숙고하고 있다”라고 말했으며, VM웨어 회장 수밋 다완은 타운 홀 회의에서 “단지 CA와 시만텍이 저렇게 됐다고 해서 VM웨어도 똑같이 되리란 법은 없다. 내가 지금까지 들은 걸 보면 꽤 다를 듯하다”라고 말했다. 

특히 브로드컴은 VM웨어의 기술과 기업 고객층(하이퍼스케일러, 시스템 통합, 채널 협력 업체 등)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회사는 “이 모든 것을 바꾸고 싶지 않으며 오히려 있는 그대로 포용하고 싶다”라며 “이번 인수합병은 고객에게 더 큰 혜택을 가져다줄 것이다. 오늘날 분산된 클라우드 환경에서 레거시 및 현대 애플리케이션을 구축, 실행, 관리, 연결 및 보호하는 데 있어 더 폭넓은 선택권과 유연성을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3년 안에 이익 2배 늘린다"는 야심

우려의 원인 중 하나는 브로드컴의 목표가 지나치게 높다는 것이다. 회사는 VM웨어의 연간 수익을 3년 안에 47억 달러에서 85억 달러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제시한 방법은 “인적자원, 재무, 법률, 시설 및 정보기술 전반에 걸쳐 불필요한 행정 비용을 제거”하는 것이다. 

애널리스트 우는 이 목표가 비현실적이라고 평가했다. “단지 행정 업무를 정리해 40억 달러에 가까운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라며 “결국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고객 지원이나 연구개발 지원금이 삭감되지는 않을지 걱정된다”라고 말했다. 

브로컴의 비전은 메인프레임부터 엣지까지 모든 컴퓨팅 인프라를 망라하는 풀스택 기업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목표를 달성하려면 브로드컴의 고수익성 주력 제품뿐만 아니라 컨테이너 관리 소프트웨어 탄주(Tanzu) 등 VM웨어의 신생 제품군에도 힘을 실어줘야 한다. 그런데 브로드컴은 고수익성 제품에 집중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으며, 탄주(Tanzu)는 이제 막 자리를 잡아가고 있을 뿐이다. 

가능성이 아예 없지는 않다. 합병의 이점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두 기업 모두 수많은 기업고객을 거느리고 있는 가운데 제품군이 더 다양해지고 영업 채널이 통합된다. 그렇다면 인력, 고객지원, 및 연구개발을 희생하지 않더라도 빠르게 성장할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럼에도 3년 안에 수익을 거의 2배 가까이 늘리는 것은 매우 당찬 목표다. 게다가 브로드컴이 지금까지 다른 회사를 인수하고 모두 가격 인상, 운영 및 고객지원 예산 절감을 단행한 전적을 무시하기 어렵다. 

인수 소식이 발표된 뒤 300명 이상의 기술 리더를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서도 비슷한 의견이 나왔다. 리더들은 시너지 효과의 가능성을 나름 높게 평가했지만 여전히 40%가 넘는 응답자가 거래의 전망을 부정적으로 점쳤다. 

가장 큰 이유는 역시 브로드컴이 VM웨어의 혁신을 가로막을 것 같다는 염려였다. 
 

77조라는 규모에 걸어보는 희망

한편 두 회사의 주장대로 정말 ‘이번에는 다르다’라고 믿을 만한 요인이 몇 가지 있다. 첫 번째는 규모다. 77조가 넘는 인수액은 브로드컴 역사상 가장 크다. 이런 막대한 비용이 들어간 인수합병을 성사시키고자 회사는 더 안간힘을 쓸 수밖에 없다. 

그다음 요인은 VM웨어의 탄탄한 파트너 생태계다. VM웨어라는 회사의 가장 큰 가치는 수많은 채널 파트너와의 관계에 있다. 브로드컴이 이를 잘 활용한다면 그 가치를 훨씬 더 불릴 수 있다.

거래 시기도 적절하다. VM웨어는 주력 제품군을 서버 가상화 솔루션에서 컨테이너, 멀티클라우드 및 하이퍼스케일러 솔루션으로 전환하려던 참이었다. 브로드컴이 선점하고 있는 네트워킹, 보안 및 AIOps 분야의 우위는 브로드컴의 새로운 제품 포트폴리오와 기술적으로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화룡점정으로 이 계약의 가장 큰 차이점은 두 회사가 상대하는 시장이 전혀 겹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애널리스트 엘리엇은 “VM웨어 합병으로 브로드컴은 오직 얻을 것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VM웨어 제품이 기업용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단단히 꿰차고 있는 자리는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VM웨어의 제품은 여러 기업의 IT에 촘촘히 통합되어 있고 고객 관계도 좋은 편이다. 엘리엇은 “브로드컴도 이러한 강점을 잘 알고 있으며 최소한 이를 유지하거나, 심지어 확장하려 들 것이다”라고 말했다. 

엘리엇은 이렇듯 VM웨어가 매우 특화된 회사라고 주장했다. 가상화 소프트웨어 시장의 창시자이자 리더로서 탄탄한 고객층을 갖추고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이전 브로드컴이 인수했던 회사는 어느 정도 제품군이 겹쳤으며 그닥 특별한 차별점을 가지지 못했다고 그는 말했다. 이번 인수합병은 다를 것이라고 그가 예측하는 이유다.  
 

구조조정의 그림자 

VM웨어 타운 홀 회의에서 한 직원이 최고 인사 책임자(Chief People Officer) 벳시 서터에게 곤혹스러운 질문을 했다. 해당 직원은 “그렇다면 제가 이 회사에 계속 남아야 할 이유는 뭔가요?”라는 식의 질문을 던졌다. 

이 질문의 전제는 분명하다. 브로드컴 같은 대기업이 VM웨어를 인수한 이상, 그리고 매우 공격적인 수익증진 목표를 세운 이상 VM웨어 직원들은 구조조정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세계 최고 수준의 엔지니어, 고객지원 전문가, 영업 및 마케팅 전문가 모두 말이다. 

서터는 이 전제를 부정하며 인수합병이 기존 직원들에게 오히려 더 많은 커리어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하지만 VM웨어 임원 중 몇몇은 이미 회사를 떠났으며, 다른 회사의 채용 담당자들이 본사 주변을 맴돌기 시작했다. 인수합병 계획이 발표되고 대규모 구조조정의 그림자가 드리워진 지 오래다. 

애널리스트 우는 “2023년 말이 돼야 인수합병이 확정되므로 아직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 구조조정에 대한 내부 혼란이 문제가 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엿보이는 시너지의 빛 

반면 희망의 징조 중 하나는 사명 변경이다. 브로드컴은 5월 인수합병 계획을 발표하며 사명을 브로드컴 소프트웨어 그룹(Broadcom Software Group)에서 VM웨어로 바꿀 예정이라고 밝혔다. 

엘리엇은 “두 회사의 제품 포트폴리오가 시너지 효과를 발휘한다면 새로운 사업 기회가 열릴 수 있다”라고 말했다. 
위에 언급한 대로 브로드컴은 네트워크용 하드웨어 사업을 넘어 기업용 소프트웨어 전문 회사로 거듭나고자 한다. 메인프레임, 네트워킹, 보안, 가상화 그리고 엣지 컴퓨팅까지 기업에 필요한 컴퓨팅 서비스가 모두 있는 광범위한 제품군을 구축하려는 것이다. 

한편 VM웨어 또한 멀티클라우드 및 컨테이너 솔루션 시장에 막 발을 디딘 참이었다. 대표적으로 프로젝트 아틱(Project Artic)과 탄주 쿠버네티스(Tanzu Kubernetes)이 있다. 이는 브로드컴의 비전과 일치한다. 브로드컴의 AIOps, 사이버보안, 기업용 자동화 솔루션과 결합돼 클라우드 인프라 및 모던 애플리케이션 포트폴리오를 개선할 수 있다. 
엘리엇은 “두 회사의 포트폴리오는 깊이와 넓이 모든 면에서 훌륭하다. 조화롭게 조합된다면 큰 시너지 효과를 기대해볼 만하다”라고 예측했다. 
 

VM웨어 기업 고객, 당신의 선택은?

VM웨어를 이용하는 많은 기업 고객은 의존도가 높아 쉽게 전환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렇더라도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환승 전략을 대비해놓는 것이 바람직하다. 

물론 아직 결론 내리기 이른 때다. 1년이라는 시간이 있다. 

엘리엇은 VM웨어 기업 고객이라면 제품 계획 및 미래 로드맵에 대해 회사와 더 심도 깊은 논의를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는 아마도 큰 기업에 해당하는 조언일 것이다. CA 테크놀로지스와 시만텍 사태 이후 브로드컴은 작은 기업 고객과의 계약을 멀리했다. 

궁극적으로 77조라는 인수 금액은 VM웨어의 보통 주를 고려하면 무려 44% 더 고평가된 가격이다. 브로드컴이 단지 필요한 것만 쏙 빼내고 나머지는 버리기 위해 이만큼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지는 않앟을 것이다. 

VM웨어의 운명이 어떻게 되든 기업 고객은 최대한 많은 선택지를 열어둬야 한다. 지금 당장에는 VM웨어와 더 나은 계약 관계를 맺으려 노력해보라. 만약 원하는 조건을 얻지 못한다면 그때 환승을 계획해도 늦지 않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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