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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기업 AI 프로젝트 'ROI'를 다시 생각한다

2019.09.19 Matt Asay  |  InfoWorld
인공지능(AI)에 대한 기대치가 가장 높았던 때가 2년 전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필자가 이를 주제로 을 쓰기도 했다. 그렇다면 오늘의 상황은 어떨까? 일단 기업 인프라에 잘 스며든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기업이 AI를 다루는 방식을 좀 더 들여다보면 보면 높은 이상을 실현하는 대신 쉽게 따 먹을 수 있는 열매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인상이다.
 
ⓒ Getty Images Bank

딜로이트의 '기업 부문의 AI 현황 세컨드 에디션(State of AI in the Enterprise, 2nd Edition)' 보고서에서도 필자와 비슷한 분석을 찾을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많은 기업이 AI를 진지하게 다루고 있지만 데이터 관련해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것이다. 이 보고서는 자세히 살펴볼 가치가 있다.

AI에 대한 기대를 현실화하자
먼저 딜로이트의 이번 설문은 기업 임원 1,100명을 대상으로 했다. 조사 결과 이 중 82%가 AI 투자로부터 긍정적인 '금전적 이익'을 얻었다고 답했다. 물론 모든 기업이 같은 수준의 혜택을 누린 것은 아니다. 상당한 이익을 얻었다고 답변한 업종은 테크/미디어/엔터테인먼트/텔레콤, 전문 서비스, 산업용 제품 등이었다(특히 마지막은 가장 적게 투자하는 반면 상당한 이익을 보고 있다고 답했다). 생명 공학과 헬스 케어, 공공, 금융 서비스, 컨슈머 제품 등은 ROI가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단, 여기서 '더 낮다'는 것은 금전적 이익 자체가 없었다는 의미가 아니다. 결국 AI에 투자한 기업 대부분이 만족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응답 비율이나 업종이 아니다. 그 이유다. 이들 기업은 왜 만족한 것일까? 일단 그 이유가 생산성이 낮은 직원을 내보낼 수 있기 때문은 아니다. 이번 설문에서 '자동화로 인한 인력 감축'을 꼽은 응답자는 2017년 조사보다 단 2% 늘어나는 데 그쳤다(22%에서 24%로 증가). 대신 '내부 작업의 최적화'라는 논쟁적이지만 매우 유용한 혜택을 꼽은 응답자가 36%에서 42%로 6%P 증가했다.

가장 우려스러운 대목은 여기다. AI가 제품 개발, 더 넓게는 고객 경험을 개선하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실제로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의 44%는 AI 투자의 혜택으로 '현재 제품을 강화'를 꼽았는데, 2017년 51%에서 오히려 크게 줄어들었다. '신제품 개발'도 마찬가지다. 32%에서 27%로 감소했다. 실제로 설문 과정에서 제시한 혜택 중 절반 이상에서 응답률이 줄었다. 2%P 이상 응답률이 오른 혜택은 '부족한 지식의 확보와 적용' 하나뿐이었다.

이런 수치 하락에도 긍정적인 점이 있을 수 있다. 단기적으로 이러한 하향 경향이 장기적으로는 좋은 효과의 징조일 수 있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제품 개선에서 벗어나 AI에 대해 필요한 현실적인 기대치를 갖는 조짐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언급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 AI와 관련된 논의의 초점이 기업 내부 업무로의 전환되는 방식을 보면 "AI를 외부 제품과 서비스에 통합해야 한다"는 주장을 줄이는 형태로 진행돼 왔다. 실제로 AI 통합을 위해서는 선행적으로 운영적 변화가 요구됐다. 이번 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가 운영적 변화를 먼저 수행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필자가 생각한 이 보고서의 핵심이 바로 이 점이다. AI는 기업이 기존 레거시 프로세스와 레거시 기술 위에 쉽게 접목해 '짠하고' 현대화할 수 있는 그런 마법의 요정 가루가 아니다. 오히려 기업을 운영하는 방법을 근본적으로 다시 생각하는 것에 더 가깝다. 기업이 문화와 관련 프로세서를 뜯어고치겠다는 의지가 없으면, 아무리 AI 투자를 늘려도 원하는 효과를 볼 수 없다.
 
숫자는 무의미하다
이번 보고서에는 흥미로운 내용이 많지만 그렇다고 보고서 속 데이터가 모두 의미 있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경쟁사 대비 자신의 기업의 AI를 도입 수준은?"이라는 물음이 대표적이다. 응답 문항으로 여러 가지를 제시하는데, "우리는 AI로 다른 기업과 경쟁하지 않는다"는 예시는 들어가지 않았다. 결국 조사 결과는 다음과 같이 나왔다.

- 16% 따라잡았다
- 20% 평균적이다
- 27% 약간 앞서있다
- 28% 격차를 벌렸다
- 9% 크게 앞질렀다


이 결과에서 뒤처진 기업은 어느 정도일까? 이 문항 대로 결과를 내보면 결국 모든 기업이 AI에 관한 한 평균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1,100명은 업종이 제각각일 텐데 결국 이번 설문에 참여하지 않은 많은 기업은 경쟁사에 이미 따라잡혔거나 거의 따라 잡히기 직전인 상황인 셈이다.

여기까지만 보고 놀라선 곤란하다. 이것은 어쩌면 낙관적인 면일지도 모른다. 정말 놀랄 부분은 지금부터다. 설문에 참여한 임원의 88%가 2019년에 AI 투자를 늘릴 것이라고 답했고, 54%는 10% 이상 증액할 예정이다. 그런데, 앞에서 업계의 최소 절반에서 ROI가 낮았다는 데이터가 있지 않았나? 즉, 낮은 ROI가 추가 투자에 대한 열기를 막기 못하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딜로이트에 따르면, 금전적 혜택을 정확하게 측정하는 핵심 성과평가 기준을 만들어 운용하는 기업도 채 절반이 되지 않는다.

이런 사실을 종합해 보면, 결국 많은 기업이 'AI 투자가 생산적인지'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면서 AI라는 불덩이에 계속해서 기름을 쏟아붓고 있는 것이다. 이런 식이라면 우리는 조만간 큰 비용이 드는 대규모 AI 프로젝트 투자 사례를 전해 듣게 될지도 모른다. ROI를 간과하는 오늘날의 AI 투자 성향 '덕분에' 말이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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