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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 잡스의 부재, 길 잃은 애플

2012.10.05 Tom Kaneshige  |  CIO

스티브 잡스가 사망한 지 1년이 지났다. 지난 1년 애플은 어떤 실적을 거뒀을까? 재정적 실적은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그러나 그의 빈자리가 느껴지지 않는 것은 아니다. 운영의 마법사 팀 쿡이 쇼를 지속하고 있지만 애플이 길을 잃어가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첫 번째 증거는 올해 초 ‘뉴 아이패드’의 명명에서부터 뚜렷했다. 아이패드 3라는 이름 대신 위원회는 3세대 아이패드, 단지 뉴 아이패드라고 부르기로 결정했다. 잡스가 왜 위원회를 싫어했는지 새삼 실감할 수 있는 사건이었다.

잡스 이후 별다른 혁신이 두드러지지 않는 점도 눈에 띈다. 이제 업계를 선도하기보다는 다른 업체의 행보를 뒤따르는 수준에 불과하다. 아이폰 5의 더 커진 화면은 시장에 무수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수준이며 LTE 지원 역시 마찬가지다.

그러나 잡스가 이끄는 애플과 쿡이 이끄는 애플의 극명한 차이는 최근의 한 사건에서 드러났다. iOS 6에 내장된 새로운 지도 서비스 애플 맵스에 대한 대처에서였다.

애플 맵스에는 수많은 오류가 가득했으며 이로 인해 쿡은 빠르게 사과하고 나섰다. 마치 대중의 반발을 예상했던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될 정도였다. 본질적으로 애플 맵스는 베타 수준에 불과했다. 완벽을 추구하는 것으로 정평난 잡스였다면 결코 공개를 허용하지 않았을 수준이었다.

애플의 제품이 시장에 등장하기란 결코 쉽지 않았다. 제대로 준비되지 않았다면 잡스가 녹색 신호등을 켜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잡스가 맥월드 엑스포와 애플의 관계에 종지부를 찍었던 원인 중 하나도 발표일에 얽매이려 하지 않았던 것이었다.

잡스가 있었다면 애플 맵스가 낮은 완성도에 시장에 공개될 수 있었을까? 아마 잡스 면전에서 프리젠테이션하려는 임원도 없지 않았을까?

아이폰 4의 안테나 문제를 떠올려보자. 비난이 일자 잡스와 애플은 그저 침묵했다.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자 잡스는 애플 본사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무료 범퍼 제공을 발표하며 익살조의 유감을 표시했을 뿐이다. 그리고 그는 미디어들이 과장보도 했다며 비난하기까지 했다. 거만해보일 지경이었다.

그러나 그의 반응은 그가 아이폰 4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오히려 강조하는 측면이 있었다. 그는 아이폰 4가 완벽한 제품이라고 생각했으며 그가 놓친 부분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어려웠던 것이다. 거의 모든 아이폰과 아이패드가 공개될 때마다 그는 지금껏 애플이 만든 가장 아름다운 제품이라고 말하곤 했다. 잡스가 진정으로 그렇게 믿었기에 청중들도 공감했을지 모른다.

애플 맵스에 대한 사과에서 팀 쿡은 그간 애플이 유지해온 품질에 미치지 못했다고 말했다. 정확히 그는 “소비자들에게 안겨준 좌절감에 대해 대단히 죄송스럽다. 지도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 모든 조치를 취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애플이 베타 제품을 대중에게 일부러 공개한 것인지 여부는 명확하지 않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팀 쿡과 그의 팀이 조기 출시의 득실을 저울질해 가늠했던 것이 아닌가 의심스럽다. 잡스가 있었더라면 제기되지도 못할 질문이 아니었을까?

애플이 그렇고 그런 소비자 기기를 만들어내는 기업으로 변모하는 듯 보인다. 더 이상 아름다운 제품이 등장하지 못할지도 모르겠다. 경영 관점의 시각으로는 나올 수 없는 수준의 것이기 때문이다. 마법사가 떠났다는 사실이 아프게 실감된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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