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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죽도 밥도 아닌' 애플 TV의 미래 고찰

2020.09.11 Dan Moren  |  Macworld
애플의 주요 제품 중 가장 사랑받지 못하는 제품을 꼽으면 단연 애플 TV다. 아이폰만큼이나 오래됐고, 실제로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 발표 이전에 ‘아이티비(iTV)’라는 이름으로 내세웠지만, 이 셋톱박스는 오랫동안 애플에 '뒷전'이었다. 최근 애플이 애플 TV+ 서비스의 범위를 확장하기 위해 서드파티 제조업체나 셋톱박스 업체와 제휴를 하고 이들에게 애플 TV 앱과 에어플레이 2 같은 기능을 지원하면서 더 외면받는 모양새가 됐다.

그런데도, 최근 업데이트된 애플 TV가 출시될 수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어떤 기능 향상이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스트리밍 세계의 모든 변화와 그 안에서 애플의 입지를 볼 때, 여전히 애플 TV가 확고한 제품으로 자리 잡을 여지가 있을지 평가해 볼 만한 시점인 것은 분명하다.
 
ⓒ APPLE
 

시장에 이미 많은 스트리밍 기기

이제 스트리밍 기기는 어디서든 쉽게 구할 수 있다. 시장에 나온 거의 모든 TV에 넷플릭스, 훌루(Hulu), 아마존 프라임 같은 인기 스트리밍 서비스용 자체 내장 앱이 포함돼 있고 대부분은 매우 다양하게 앱을 지원한다. 이 때문에 애플은 아마존, 로쿠, 엔비디아 등의 다른 인기 있는 셋톱박스 공급업체와 치열한 경쟁에 직면하고 있는데, 이들 제품 대부분은 애플 TV보다 훨씬 저렴하다.

스트리밍 박스는 좋든 나쁘든 이미 충분히 대중화됐다. 따라서 집에 있는 다른 6개 기기에서 넷플릭스를 보기 위해 149달러부터 시작하는 애플 TV를 또 구매해야 한다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4K 영상을 지원하는 더 비싼 애플 TV도 마찬가지다.
장치도 마찬가지다.

애플은 애플 TV를 프리미엄 기기로 포지셔닝했으며 돌비 비전(Dolby Vision) 표준 지원과 같이 다른 스트리밍 제품이 고가 라인에만 넣는 기능을 제공한다. 하지만 많은 소비자가 이런 고급 표준에 대한 인식조차 없다. 대부분은 4K의 효용을 확인하고 업그레이드하는 정도다. 결과적으로 애플 TV의 주요 셀링포인트는 애플 생태계와의 통합뿐이다. 그러나 애플은 이미 다른 제조업체의 기기에서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므로, 통합으로 인한 시너지 효과의 독점성은 점점 의미가 줄어든다.
 

게임 끝

유일하게 남은 것이 앱스토어다. 애플 TV 관련 앱스토어는 셋톱박스 분야의 많은 경쟁사에 비해 놀랍도록 견고하지만, 애플의 다른 주요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것과 비교하면 뒤떨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애플 TV용 앱은 주로 영상 시청과 게임 등 2가지 범주로 나뉜다.

게임은 tvOS와 iOS/아이패드OS라는 게임 파워하우스 간의 공통점 덕분에 애플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것 같은 분야 중 하나인데, 실제로는 놀랍게도 애플 TV의 게임은 성공하지 못했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와 소니의 무선 게임 컨트롤러를 추가로 지원했지만, 애플 TV를 콘솔 시장의 주요 기기로 끌어 올리는 데는 별 도움이 되지 못했다.

주된 이유는 애플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즉, 마이크로소프트, 소니, 심지어 닌텐도의 콘솔은 더 비싸지만, 일차적으로 게임 플레이 기기이고 부차적으로 스트리밍 기기다. 애플 TV는 반대다. 마치 두 영역에서 모두에서 최악의 위치를 차지하는 것과 같은 상황이다. 대부분의 스트리밍 박스에 비해 비싸고 엑스박스 및 플레이스테이션과 경쟁할 만큼 게임 기능이 충실하지도 않은 것이다.
 
ⓒ APPLE
 

리모컨의 문제

애플 TV의 또 다른 큰 약점은 리모컨이다. 애플 TV에 탑재된 애플의 혁신적이 엔지니어링 상당 부분이 가상 비서를 사용하기 위한 마이크와 트랙패드를 갖춘 시리 리모컨(Siri Remote) 설계에 들어갔다.

이런 기능은 영리한 접근이긴 하지만, 너무 집중한 나머지 리모컨으로서 기본 기능을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예를 들어, 시리 리모컨의 대칭적인 디자인은 거꾸로 집어 들기 쉽다. 다른 리모컨에 비해 너무 얇고 작아서 어디 뒀는지 잃어버리기도 쉽다. 새로 사는 비용은 59달러로, 웬만한 스트리밍 기기 가격과 맞먹는다.
 

스트리밍 사치품

스트리밍 제품의 범용화에도 불구하고 애플은 애플 TV가 계속 돈이 되는 사업이라고 확신할 것이다. 실제로 셋톱박스의 마진을 고려하면 더 그렇다. 애플 TV 고급형 4K 모델은 179달러부터 시작하고 199달러 버전은 64GB 스토리지를 지원한다. 그런데 스트리밍 기기에 이 정도 스토리지가 정말 필요한 것일까? 애플은 즐기는 게임 종류나 다운로드하는 앱이 많을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필자는 지난 몇 년 동안 이 제품을 사용하면서 16GB 가까이라도 채운 적이 없다. 16GB로는 부족하다고 불평하는 사용자도 거의 보지 못했다.

애플 TV가 다양한 스트리밍 기기 중 눈에 띄는 기기인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스트리밍 기기 시장은 틈새시장일 뿐이다. 이 시장에서 애플 TV는 마치 실용적인 세단으로 가득한 세상에 있는 화려한 스포츠카와 같다. 일부는 계속 이 제품을 구매하겠지만, 실제로 필요한 경우는 거의 없고 결국 대부분은 사치 대신 실용성을 선택할 것이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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