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I가 애플에 iOS의 일부 패스코드 보안 기능을 우회할 수 있는 '백도어'를 만들도록 요구했다는 것을 이미 널리 알려졌다. 샌 버나디노 테러 수사 과정에서 압수한 아이폰 5C 제품 속 데이터를 빼내기 위해서다.
아이폰 5C는 구형 제품이다. 아이폰 6나 6s 모델에 적용된 터치ID와 '시큐어 인클레이브(Secure Enclave)' 같은 보안 기능이 빠져 있다. 그렇다면 이들 신형 제품에 대해서도 백도어를 만들 만들라는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있을까? 대답은 "아마도 그렇다"는 것이다.
테크크런치는 익명의 애플 임원의 말을 인용해 기술적으로 가능하다고 보도했다. 이 임원은 "터치ID와 시큐어 인클레이브 기능을 가진 신형 아이폰에서도 백도어를 만들 수 있다"며 "FBI가 아이폰 5C에 대해 요구하는 것과 비슷한 것"이라고 말했다.
샌 버나디노 테러 사건의 경우 FBI는 애플에 별도의 아이폰 펌웨어를 만들라고 요구하고 있다. FBI가 더 쉽게 아이폰의 패스코드를 무력화하는 역할을 하는 펌웨어다. 지난 12월 캘리포니아 산 버나디노에서 일어난 테러 공격의 용의자 중 한 명인 사이드 리즈완 파룩은 아이폰을 사용했다. 또한, FBI는 잘못된 패스코드를 10번 입력하면 아이폰에 저장된 내용이 삭제되는 기능도 없앨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가능한 패스코드 조합을 무제한으로 더 빨리 입력해 사용자가 설정한 패스코드를 알아내기 위해서다.
FBI는 지난주 애플이 이러한 요구를 이행하라는 법원 명령을 받아내는 데 성공했다. 그러자 애플 CEO 팀 쿡은 즉각 공개서한을 통해 반박했다. 그는 이러한 법원 명령을 '위험한 선례'로 규정하고 "이런 요구를 통해 우리 정부가 당연히 보호해야 할 자유와 독립성의 토대를 허물어질까 두렵다"고 밝혔다. ciokr@id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