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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속에서 일한다는 것’ 우크라이나 IT 전문가 3인의 이야기

2022.03.31 Mary K. Pratt  |  CIO
올해 초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국경을 따라 집결하자 이스라엘에 본사를 둔 비와이즈(Beewise)는 우크라이나에서 거주하는 기술 직원들에게 한 가지 제안을 했다. 그들과 그들의 가족들이 6개월 동안 해외에서 거주하는 비용을 지불한다는 것이었다.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인 다이애나 리소벤코는 그냥 있기로 결정했다. 전쟁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나는 가능성이 5%라고 생각했다. 21세기에 이런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누가 알았겠는가?”라고 말했다.
 
Wikipedia / UP9

리소벤코는 줌을 통해 러시아가 자국을 공격하기 시작한 2월 말부터 렌터카를 몰고 다니면서 도시의 주민들과 군인들에게 식량을 나르는 자원봉사자로 매일 아침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아침이 운전하기에 훨씬 더 안전하다”라며 반려견과 함께 친구의 키이우 아파트에 머물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쟁과 경고 사이렌, 폭발, 그리고 그녀를 이주시켜주겠다는 회사의 계속적인 제안에도 불구하고, 리소벤코(30)는 키이우에 계속 머물며 일하려 하고 있다. 그녀는 업무 일과가 어느 정도 정상이라고 전했다. 또 동료들의 감정적인 지지와 격려가 일을 계속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고 말하며 여전히 일할 수 있다는 점이 기쁘다고 말했다.

미국에 본사를 둔 조직들을 포함한 많은 비우크라이나계 기업이 우크라이나에 직원을 두고 있다. 상당수는 우크라이나 기술자들이다. 조사기관 가트너는 러시아, 우크라이나, 벨라루스에 모두 100만 명 이상의 IT 전문가가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가트너는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서비스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대부분의 대규모 및 중간 규모의 시스템 통합업체가 이들 3개국에서 어느 정도 존재한다고 언급했다. 가트너는 또한 많은 소프트웨어 제품 회사들이 이 지역에 개발 센터를 가지고 있다고도 말했다. 이 지역의 IT 아웃소싱에 대한 중요성을 감안할 때 우크라이나 사태는 세계 IT 시장도 긴장시키고 있다.

CIO닷컴이 우크라이나에 남아 있는 리소벤코 및 다른 3명의 우크라이나 기술자들과 나눈 이야기를 정리했다.

일상적인 위협 속 업무의 가치
“우리는 여전히 여기에 있고 싸우고 있다. 우리는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고 있다”라고 통합형 양봉 로봇과 함께 자율적인 벌집을 만드는 비와이즈의 엔지니어링 팀장인 발레리 수코프는 말했다. 비와이즈에서 2년째 근무 중인 수코프(30) 또한 전쟁 발발 가능성을 낮게 예상했다.


비와이즈의 우크라이나 직원 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다이애나 리소벤코(왼쪽에서 두 번째)와 발레리 수코프(오른쪽) 엔지니어링 팀장.

그는 "사실 형제자매라고 주장하는 이웃 국가가 어떻게 정당한 이유 없이 하루아침에 공격할 수 있었는지 이해하기가 아주 어렵다”라고 말했다.

수코프는 키이우에 살고 있었지만 아내와 3살짜리 아이와 함께 우크라이나 서부로 이사했다. 그들은 6명 정도되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테르노필 시 근처에 있는 친구 가족의 집에서 지내고 있다.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수코프도 러시아 침공 직전 그리고 침공이 시작되었을 때 식량과 현금을 확보하려고 애썼지만, 지금은 생필품을 얻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지는 않는다. 그는 자신과 자신의 가족들이 안전하다고 말했다. 경고 사이렌 소리가 간혹 들리기는 하지만 전선에 가까이 있지는 않다. 

수코프는 18세에서 60세 사이의 남성들이 우크라이나에 머물러야 한다는 정부 명령을 언급하며 법적으로 자신은 떠날 수 없지만, 회사의 이주 제안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처럼 특별한 상황에서 더욱 그렇다”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직원들을 지원하기 위해 기업들은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하고 있지만, 운신의 폭이 넓지 않다. 수코프는 “내가 보기에 기업이 우리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 다만, 지원은 좋다”라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사람들은 어쨌든 우리를 도우려는 나라들에게 매우 고마워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와 그의 개인적인 상황에서의 갑작스럽고 극적인 변화에도 불구하고, 수코프는 이것을 환영할 만한 산만함이라고 부르며 계속 일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일은 현실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 나라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에 대한 뉴스에서 벗어날 수 있다”라고 말했다.

3월 중순 화상회의를 통해서도 연락을 취했던 수코프는 자신이 있는 지역의 통신 연결이 여전히 견고하고 신뢰할 수 있기 때문에 우크라이나, 이스라엘, 그리고 다른 지역의 동료들과 연락을 취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혼란 속에서 버티기 
비록 수코프와 다른 사람들은 일이 선사하는 일상성을 반겼지만, 각각은 그들이 직면한 불확실성의 무게를 인정했다. 수코프는 “미래는 이제 정치인들과 군대의 어깨에 놓여 있다. 우리는 그저 기다리고 바랄 뿐이다”라고 말했다.

고객 성공 플랫폼 제조업체인 투탱고(Totango)의 QA 자동화 엔지니어인 티모피 블라소프는 또한 침울한 현실과 계속되는 고조된 경계 상태에서 주의를 분산시키는 데 일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 며칠 동안은 그저 불안했을 뿐이다. 두려웠다. 하지만 항상 그런 상태로 있을 수는 없다. 우크라이나 주변에서 일어나는 이 모든 일들로부터 주의를 분산시킬 필요가 있기 때문에 일은 좋은 해결책이다”라고 말하면서 동료들이 그를 일에 참여시킬 때 “적어도 잠시 동안 당신 주위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잊어버린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것은 그와 다른 사람들이 현재 존재하는 새로운 조건의 어려움을 착각하게 만들기도 한다. 투탱고에서 지난 4년간 일해온 블라소프(33)는 전쟁이 시작되자 키이우를 떠나 오데사 지역으로 이주해 동생 부부 곁에 머물렀다. 그는 열악한 인터넷 접속 상태와 씨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가게에 종종 줄이 길게 늘어서기 때문에 식료품을 사는 것과 같은 일상적인 활동을 하기 위해 여분의 시간을 계획해야만 한다. 그는 지역 방위를 돕기 위해 자원했고 우크라이나 국방과 민간인들의 필요를 지원하기 위해 돈을 기부했다. 그는 또한 경고가 울리면 매일 여러 번(종종 밤에도) 대피해야 하며, 종종 건물 지하로 대피하기도 한다. 

블라소프는 “일어나지 않을 수 있는 숫자에 주목하게 된다”라며 현재 그의 주된 초점은 가족들의 생명과 안전에 있다고 덧붙였다. 

블라소프는 투탱고가 고용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노동자 15명 중 한 명이라고 투탱고 엔지니어링 담당 상무인 아미트 블루맨은 밝혔다. 블루맨은 투탱고가 러시아 침공 몇 주 전에 비상 계획을 세웠지만, 그것을 사용해야 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다른 많은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투탱고도 우크라이나 밖으로 노동자를 이주하는 것을 제안했고 다른 지원에 대한 제공도 확대했다. 블루맨에 따르면 팀원 중 한 명만 다른 나라로 이주했고 나머지는 우크라이나에 머물고 있다.

이 회사는 우크라이나 내에서 한 노동자와 그의 가족을 위한 안전한 주거지를 찾는 것을 돕는 등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지원했다. 블루맨은 회사가 우크라이나 직원이 당장 일하도록 강요하거나 기대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그들이 안전하다고 느끼면서 그들의 가족을 돌보기를 원한다. [우리는] 그들을 지원하고 있다. 그것이 우리 팀을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이다”라고 말했다.

투탱고의 풀스택 엔지니어인 아르템 호로포이(23)는 아침에 가족과 친구들에게 전화를 하고 나서 출근한다. 동료 블라소프와 마찬가지로 호로포이는 현지 민간 및 방위 활동에 기여해왔다. 그는 자신 또한 일을 계속하고 있다며 신뢰할 수 있는 통신을 갖춘 안전한 곳에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더 시급한 문제들이 종종 압박감을 느끼게 한다고 전했다. 그는 “가족을 생각한다. 이 모든 것이 끝나기를 얼마나 원하는지, 이 모든 것이 빨리 끝나기를 얼마나 원하는지 생각할 뿐이다”라고 말했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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