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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남의 畵潭 | 엘리베이터 문이 닫힐 때

2015.03.26 박승남  |  CIO KR
일상에서 ②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려는 순간 아주 아주 높은 분께서 뭐라 한마디 하십니다. 여러분이 엘리베이터 밖에서 배웅하면서 인사를 드리던 중이었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머뭇머뭇 거리다 문은 닫혀버리고, ‘아! 이런 바보 같으니라고’ 자책을 하십니까? 아니면 그 짧은 순간에 적절한 답을 드리십니까?
여러분의 대응에 따라 엘리베이터에서 그분이 다른 일행과 여러분에 대해 이야기하는 내용이 달라지지 않을까요?

제가 이전 회사에 입사할 때 일입니다.
제 상사가 될 분과 회장님과, 면접과 면담 중간쯤 되는 미팅을 하게 되었습니다.
회장님께서 이런 질문을 하셨습니다. ‘자네의 상사가 누구인가?’
바로 옆에 제 상사될 분이 있는데, 무슨 말씀이신 건지. 분명 ‘옆에 있는 분입니다’가 답은 아닐 텐데...
이 순간의 제 답은 이랬습니다.
‘물리적으로는 옆에 계신 전무님이 제 상사이고, 논리적으로는 고객이 제 상사입니다.’

가끔 A냐 B냐 라는 질문에 C가 답일 수 있는 것 처럼, 제 나름 순발력을 발휘해서 이렇게 답을 드렸습니다. 회장님께서는 웃으셨고, 저는 그 회사에 다니게 되었습니다.
회사 생활을 하다 보면, 어느 짧은 순간에 임기응변이 필요한 때가 있습니다. 직장인들의 일화 중에 그 순간을 잘 대응해서 성공한 사례들이 많이 언급되기도 합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그 순간이 좋은 기회가 되었고, 어떤 분들은 악몽의 순간이 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엘리베이터 스피치라는 리더십 과정도 생겼지만, 실제 상황에서는 이정도 시간도 아닌 엘리베이터 닫히는 짧은 시간만이 주어지기도 합니다.

한 순간 짧은 대면과 단편적인 정보로 사람을 판단하는 것이 불공평하다고요?
실제 상황을 생각해볼까요?
거꾸로 여러분이 다른 사람을 판단하는 경우를 생각해보십시오. 특히 부하직원이 많은 경우 이분들의 역량에 대하여 속속들이 다 파악을 할 수 있을까요? 제 경우도 부서원이 100명이 넘다 보니, 매년 찾아오는 인사고과 시즌에 각자에 대한 단편적인 기억들을 떠올리며 그 사람을 평가하게 됩니다. 회사생활이 구조상 이럴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이 환경에 맞추어서 우리가 진화할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회사에서 혹은 인생에서의 성공을 좌우할 수도 있는 이런 순발력은 어떻게 키울 수 있을까요?
타고난 능력이 있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노력하는 방법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저는 직장에서 유머감각을 키우는 것이 이 순발력을 키우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전에 준비할 수 있는 우스개 소리와는 달리 유머는 그 상황 그 순간에서만 빛을 발할 수 있기 때문에 순발력 훈련에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썰렁하다고 놀림을 당해도 꾸준히 해보시죠. 본인의 순발력도 늘고 덤으로 부서분위기도 좋아질 것입니다.
충분한 준비 속에서만 찾아온 기회를 살릴 수 있습니다


매미가 땅 위에서의 화려한 짧은 순간을 보내기 위해 수년간 땅속에서 준비를 합니다.
표적이 나타나면 즉시 쏠 수 있도록 항상 활시위를 팽팽하게 당겨두십시오.
들어나는 1초는 숨겨진 수많은 날의 노력이 밑받침되어 있습니다.



다시 엘리베이터 장면으로 돌아가볼까요. 실제 상황은 이랬습니다.
엘리베이터가 닫히는 순간 아주 아주 높으신 분께서 이렇게 말을 던지셨습니다. ‘박상무, 그 일 잘 돌아가긴 할 것 같아?’ 제 답. 무언가를 돌리는 몸짓과 함께, ‘안 돌면 강제로라도 돌도록 만들겠습니다.’
그분은 엘리베이터 안에서 일행에게 저에 대하여 어떻게 이야기 하셨을까요?

*박승남 상무는 현재 세아그룹의 IT부문을 이끌고 있으며, 이전에는 대교 CIO를 역임했으며, 한국IDG가 주관하는 CIO 어워드 2012에서 올해의 CIO로 선정됐다. CIO로 재직하기 전에는 한국IBM과 시스코시스템즈코리아에서 21년 동안 근무했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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