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의 우버로 불리는 차량호출 서비스 그랩(Grab)이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와의 합병을 통해 나스닥에 GRAB이라는 티커로 상장될 예정이라고 13일(현지시간) 외신들이 보도했다. 기업 가치는 396억 달러(한화 약 44조 5,000억 원)로 평가됐다.
보도에 따르면 그랩은 미 벤처캐피탈(VC)인 알티미터 캐피털이 설립한 스팩인 ‘알티미터 그로스’와의 합병에 합의했다. 이번 합병으로 그랩은 최대 45억 달러(한화 약 5조 원)의 자금을 조달하게된다. 이번 스팩 합병은 기업 가치면에서 역대 최대 규모다. 396억 달러의 가치를 인정받은 그랩은 직전 최대 스팩 기록인 160억 달러(유나이티드 홀세일 모기지)를 훌쩍 뛰어넘는다.
스팩은 비상장된 유망 회사들을 인수합병 하기 위해 설립된 서류상의 회사를 의미한다. 증권사나 벤처캐피탈 등 금융 기업은 개인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스팩을 상장한 다음 유망 기업들을 합병 후 해산한다. 상장된 후 3년 내로 인수 합병을 완료하지 못하면 상장 폐지된다.
2012년 말레이시아에서 설립된 그랩은 차량 공유 서비스로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음식 배달대행, 택시 서비스, 택배, 쇼핑 등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2014년 규제가 비교적 적은 싱가포르로 본사를 이전한 이후 QR 기반의 ‘그랩 페이’를 론칭하며 금융 서비스 분야로도 사업을 확장했다. 현재 레이시아, 싱가포르, 베트남,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권 8개국에 진출해 있다.
현재까지 그랩은 타이거글로벌, 소프트뱅크, 미쓰비시 UFJ 금융그룹 등 유수의 금융 기업으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국내에서는 네이버와 미래에셋금융그룹의 투자도 유치했다. 마지막으로 자금을 조달 받았던 지난 2019년 당시 그랩은 150억 달러의 가치 평가를 받은 바 있다.
나스닥에 따르면 지난해 그랩의 순이익은 2019년 대비 약 70% 증가했다. 코로나 19 사태 속에서 배달 주문이 늘어난 덕분이라는 설명이다. 동남아시아 8개국에서 2억 건 이상 다운로드됐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ciokr@id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