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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CIO는 넷제로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까

2022.11.25 Marc Ambasna-Jones  |  CIO
이상 기후가 점차 실상으로 느껴지는 시대다. IoT 같은 디지털 기술이 화면을 넘어 삶의 모든 영역으로 퍼지고 있는 시대이기도 하다. 따라서 CIO는 혁신 인에이블러 역할을 넘어 지속가능성 인에이블러 역할을 동시에 맡아야 한다. 이제 혁신과 지속가능성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기 때문이다. 
 
ⓒGetty Images Bank

넷제로(NetZero)을 달성하겠다는 약속은 아직도 정치적 수사에 머물러 있다. 모두가 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아무도 하지 않는다. 사기업도 마찬가지다. 기후 연구단체 뉴 클라이밋 연구소(New Climate Institute)는 연초 발간한 보고서에서 아마존, 이키아, 네슬레(Nestle) 및 유니레버(Unilever) 같은 기업이 약속했던 넷제로 목표에 미치지 못한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이대로라면 이 기업들이 약속한 목표의 40% 정도밖에 이루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렇다면 이 질문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 어떻게 하면 기업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일 실질적인 계획을 세워 그린워싱(greenwashing)의 유혹에 빠지지 않을 수 있을까? 먼저 가장 당연하지만 꼭 필요한 것은 책임질 수 있는 리더다. 그러나 현재 리더들은 계속 자신을 속인다. 가령 이제는 퇴임한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가 “영국은 기부 변화 대처에 있어 세계를 이끌어왔다”라고 말했다. 헛웃음이 나올 정도로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 발언이다. 
 

무시할 수 없는 CIO의 기회와 책임

이제 세계 곳곳에서 이상 기후가 물불 가리지 않고 나타나고 있다. 갑작스럽게 화재가 발생한다거나 물 부족 사태가 일어나는 경우가 눈에 띄게 늘었다. 기후 위기는 더 이상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코앞에 다가왔다. 이런 위기 상황에서 기술 분야 리더들의 역할은 막중하다. 맥킨지는 최근 한 기사에서 “디지털 기술이 하나둘씩 현대 사회의 기둥이 되면서 넷제로를 향한 여정에 CIO가 기여할 수 있는 기회는 점점 불어나고 있다. 또한 넷제로나 탄소 네거티브에 신경 써야 할 책임감도 어느 정도 느껴야 한다”라고 말했다. 

기술은 기후 위기를 해소할 기회이자 수단인 동시에 또 다른 위험과 비용을 수반한다. 맥킨지는 기사에서 이어 “IoT 센서, AI 및 애널리틱스, 블록체인 기술로 실시간 데이터를 집계해 현대 사회를 이루는 모든 시스템을 환경친화적으로 최적화할 수 있다. 하지만 동시에 이런 기술은 더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므로 CIO가 이점과 비용을 균형 있게 고려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다크데이터의 딜레마

그렇지 않아도 최근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IoT 솔루션 세계 회의(IoT Solutions World Congress)에서 기술의 사용 비용에 대한 열띤 논의가 펼쳐졌다. 기술이라는 해결책이 도리어 문제를 더 악화시킬 함정이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예를 들어 기업이 가지고 있는 수많은 데이터 중 비즈니스 가치를 창출해내지 않는 이른바 다크 데이터(dark data)가 서버 에너지를 허비한다. 물론 특정 데이터는 반드시 가치 창출에 직접 쓰이지 않더라도 규정 준수에 필요하다. 그러나 기업은 활용할 가능성이 요원하더라도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버리지 않은 채 가지고 있는다. IoT 센서가 무수한 데이터를 자동으로 생성하고 수집하는 시대로 점차 옮겨가면서 이런 다크 데이터가 얼마나 더 불어날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서비스형 디지털 트윈 플랫폼 업체 슬링샷 시뮬레이션(Slingshot Simulations)의 설립자이자 CEO인 데이비트 맥키는 “현재 IoT가 생성하는 데이터는 175제타바이트에 달한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이 데이터 중 70~90%가 아무 데도 쓰이지 않고 클라우드나 물리적 저장소에서 탄소만 배출하고 있다는 사실을 시인했다. 그는 “이를 정확한 수치로 계산하면 연간 640만 톤의 탄소량이다”라고 전했다. 

CIO가 딜레마에 봉착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혁신과 비용절감을 위해 IoT를 활용하려는 의지를 불태우지만, 그 과정에서 데이터를 너무 많이 수집하면 서버 사용료용만 탕진하고 환경에도 해를 끼친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는 지경이다. 
 

공급망 투명성으로 지속 가능한 혁신 

책임지는 컴퓨팅을 위한 컨소시엄(Responsible Computing Consortium) 같은 단체가 창의성과 협업을 촉진해 이런 딜레마를 해결하려 한다. 컨소시엄의 의장이자 CEO인 빌 호프만은 CIO가 탄소 배출량 감소, 비용 절감, 효율성 개선, 이 세 가지 목표를 같이 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 가지 요소가 서로 얽혀 있기 때문이다. IBM과 델 같은 큰 기업이 이 컨소시엄을 후원하며, 단체는 7월에 첫 회의를 열어 크게 4가지 분야(데이터 센터, 인프라, 애플리케이션 코드, 데이터 사용 및 저장)를 각각 맡을 전담팀을 구성했다. 

업계의 다른 전문가와 마찬가지로 호프만은 이상주의자가 아니다. 현재 문제 해결을 가로막는 요소를 인지하며(기술 표준 단체 등을 운영하며 컨소시엄과 업계 표준을 확립한 경험이 풍부하다), 기업이 환경 목표에 전념하게끔 하려면 사업 이익이 주요 동인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스페인의 IoT 센서 업체 리벨륨의 CEO이자 공동창업자인 앨리스 아신은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기술이 장기적으로 지속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세계 IoT 회의에서 강조했다. 그는 “지금 당장 환경에 악영향을 덜 끼치는 일도 중요하지만, 더 길게 봐야 한다. 회사의 구조, 운영 방식, 제품 개발 방식 자체가 처음부터 친환경적으로 설계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구조적인 변화를 이뤄내는 데 공급망 투명성 같은 문제를 논의하지 않을 수 없다. IT 컨설팅 회사 CGI UK의 최고 지속가능성 책임자(Chief Sustainability Officer) 매티 예타는 공급망 투명성이 CIO뿐만 아니라 업계 차원에서 고려애햐 하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속가능성에 윤리적 기준을 적용해야 할 분야 중 하나가 공급망이다. 다른 수많은 업체가 연루되어 있기 때문이다”라며 “앞으로 공급망 투명성은 점차 개선될 것이다. 관리자가 계약에 따라 외부 및 내부 조달을 진행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탄소 배출량을 줄여 기업 이미지가 좋아지는 것도 부수적이지만 무시할 수 없는 이점이다”라고 말했다. 
 

CIO가 넘어야 할 산

그렇다면 넷제로 목표로 향하는 과정에서 CIO가 넘어서야 할 가장 큰 산은 무엇일까? 문화, 규제, 레거지 기술, 친환경적 기술의 부재 중 어떤 것일까?

예타는 다른 여타 기술과 마찬가지로 예측 가능성과 데이터 접근성을 가장 큰 숙제로 꼽았다. 그는 “지속가능성을 위한 여러 신기술과 방법을 고려할 때, ESG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판단하기 위한 데이터, 즉 근거가 필요하다. 이 데이터의 접근성이 핵심이 될 것이다. 다른 기술을 도입할 때 예상 ROI, 업타임 및 확장성을 따져보는 일과 다르지 않다”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예타는 CIO가 새로운 기술을 도입할 때 기준을 매우 높게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예컨대 클라우드 서비스를 도입하면 당연히 레거시 기술에서 탈피하므로 지속가능성을 달성하리라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CIO는 여기서 더 나아가 업체에 지속가능성에 대한 데이터를 요구해야 한다. 

희망의 증거가 나타나고 있다. 최근 구글 클라우드 연구에 따르면 CEO가 지속가능성에 동참해 CIO를 지지하는 추세다. 지속가능성이 이제 주요 관심사 중 하나라는 점은 고무적이다. 이제 남은 건 행동뿐이다. 혁신 인에이블러로 주목받는 CIO가 지속가능성 인에이블러로도 나설 때다.

*Marc Ambasna-Jones는 25년 넘게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로봇 공학, 업무의 미래, 보안 및 공공 부문 기술을 비롯해 기술 및 비즈니스 분야에서 광범위한 주제를 다뤄온 프리랜서 저널리스트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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