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5G 시대를 앞두고 플래그십 4G 스마트폰인 갤럭시 S10e, S10, 그리고 S10+를 출시했다. 5G 제품이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지, 아니면 지금 갤럭시 S10 시리즈를 사야 하는지, 특히 기업 입장에서는 더욱 궁금할 수 밖에 없다.
2019년은 초반부터 스마트폰 구매자도, 판매자에게도 쉽지 않은 한 해가 되고 있다. 이미 포화 상태인 시장 상황을 반영하듯 판매량 증가도 거의 없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5G 네트워크의 상용화를 목전에 둔 상황에서 눈길을 끄는, 그리고 값비싼 폴더블 폰이 올해 말 출시를 목적으로 앞다투어 시장에 소개되고 있다.
지금 제품을 구매할지, 아니면 신제품이 나와 지금 제품 가격이 떨어지기를 기다릴지는 어느 전자 제품을 사더라도 하게 되는 고민이지만, 오늘날 스마트폰 시장의 소비자에게는 특히 더 어려운 선택일 수 있다. 5G 시대를 목전에 앞둔 상황에서, 무엇인지 모를 5G를 기다리기보다 4G 최첨단 제품을 구입하면서 막차를 탈 것인가? 아니면 5G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 볼 것인가?
이런 고민은 결국 한 가지 결론으로 귀결된다. 삼성이 출시한 4개의 갤럭시 S10 시리즈 중 세 모델은 ‘시대를 잘못 타고 태어난’ 불운한 기종이라는 것이다.
한 가지 확실히 짚고 넘어갈 부분은, 갤럭시 S10e, S10, 그리고 S10+ 세 기종 모두 삼성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디자인과 사양, 기능을 갖추고 있다는 사실이다. 가장 큰 차이는 크기이며(디스플레이 크기가 5.8인치, 6.1인치, 그리고 6.4인치로 각각 다르다), 그 밖에도 해상도나 배터리 사이즈, 카메라 기능 등에서 다소 차이가 있다. (주요 사양 비교는 PCWorld 참조.) 물론 가격도 큰 구별 요소다. S10e의 시작가는 750달러이고, S10은 900달러이며, S10+의 시작가는 1천 달러이다. 세 모델 모두 현재 선 주문을 받고 있으며 배송은 3월 8일 시작된다.
삼성은 이 중 가장 상위 모델인 S10+를 리뷰를 위해 공개했다.
최고 사양의 하드웨어
지난해 모델에서 가장 눈에 띄게 달라진 부분은 화면이다. S10+의 전면부는 거의 전체가 디스플레이로 다 덮여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상단, 하단 베젤 사이즈는 3mm 가량이다. 측면 베젤은 그 절반 정도인데 삼성 특유의 곡선 처리 덕분에 훨씬 더 얇아 보인다.
S10+의 두 전면부 카메라는 0.5인치, 0.18인치 타원형으로 디스플레이 우측 상단에 위치해 있다. 때문에 배터리와 와이파이 아이콘이 디스플레이 중앙부로 옮겨갔다. 아이폰 X의 보기 싫은 노치 디자인보다 훨씬 편안한 느낌을 준다. 단, 이를 위해 삼성은 안면 인식 기능을 포기하고(삼성의 주장에 따르면 안면 인식은 덜 안전하기 때문이다) 다시 지문인식 방식으로 돌아갔다.
이처럼 기기 전면부가 완전히 디스플레이로 뒤덮여 있기 때문에 후면 지문 센서를 그대로 유지했을 것이라 생각했겠지만 그렇지 않다. 삼성은 디스플레이 밑에 초음파 지문 스캐너를 내장하였다. 폰 하단에서 약 0.75인치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이 센서가 지문의 깊이를 측정하여 훨씬 정교한 신원 인식이 가능해진다는 것이 삼성의 설명이다. 이 말이 사실인지 직접 검증해 볼 기회는 없었으나, 확실한 것은 S10+가 4개의 지문을 저장할 수 있고 오차 없이 빠르게 지문 인식을 해냈다는 것이다.
실제 사용시 다이내믹 AMOLED 디스플레이는 놀라운 품질을 보여준다. 특히 설정에서 Quad HD+ 3040x1440 해상도를 선택한다면 더욱 그렇다. (기본 해상도는 2280x1080으로 설정되어 있다.) 여기에 베젤까지 거의 소멸 직전이니, S10+를 통해 영상을 보는 것은 마치 스마트폰이 아니라 투명한 유리창 밖을 내다보는 느낌마저 준다. 사운드 역시 풍성하고 우렁차며, 스마트폰 상하단의 작은 스피커가 아니라 아니라 뒷면에서 발산되는 듯했다.
S10+는 스냅 드래곤 885 칩셋을 사용하였고, 리뷰용 기기는 8GM RAM과 128GB 스토리지 모델이었다(마이크로SD 카드를 통해 512GB까지 확장이 가능하다). 내장 스토리지가 512GB 또는 1TB인 기기도 있으며 이 경우 후자의 RAM 용량은 무려 12GB에 달한다. 디스플레이에서는 랙이나 지연도 전혀 없었다. 전반적인 사용 경험을 요약하자면 대단히 매끄럽고 부드럽다는 것이다.
비즈니스 친화적 기능들
S10 라인은 안드로이드 파이 9.0을 구동하며, 삼성의 원(One) UI 스킨을 제공한다. 스마트폰에 디스플레이, 키보드, 마우스 등을 연결하여 데스크톱처럼 쓸 수 있는 덱스(DeX)는 아직까지 갤럭시에서만 사용할 수 있지만, 이동이 잦은 사용자에게는 무척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다. (삼성은 특히 장소에 구애 받지 않는 의료 시장이나 응급 의료 시장에서 덱스 수요가 많다고 설명했다.)
S10 라인에는 빅스비 어시스턴트도 포함되었지만 처음에는 뒤에서 조용히 머물며 사용자의 폰 사용 패턴이나 생활 습관, 배터리 사용 패턴, 앱 사용 등을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이러한 학습, 분석에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리뷰 마감 시한까지 빅스비 어시스턴트를 테스트 할 시간이 충분하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제품의 좌측 볼륨 버튼 밑에 빅스비 버튼이 있는 것은 확인했다.
S10이 무선 충전기로 기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거의 없었을 것이다. 삼성은 특히 S10 시리즈의 배터리 수명을 강조하며, S10+의 4,100mAh 배터리는 하루 이상 지속된다고 말했다. 심지어 다른 기기의 배터리가 부족하거나, 혹은 거추장스럽게 보조 배터리를 들고 다니기 싫은 사람은 폰 후면의 치(Qi) 규격 전송 코일을 이용해 와이어리스 이어폰이나 스마트 워치 등을 충전하는 무선 충전기로 활용할 수도 있다. 전송 코일만 있다면 다른 사람의 스마트폰도 충전해 줄 수 있다.
이 모든 특징을 종합해 보면, 삼성 S10 시리즈는 훌륭한 기기임이 틀림 없어 보인다. 하지만 의문은 여전히 남는다. “과연 지금 삼성 S10 시리즈를 구매하는 것이 옳은 결정일까?”
사느냐 마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플래그십 스마트폰 가격이 1,000달러 대를 넘어가면서부터 제품 교체 주기가 2년에서 3년까지로 늘어나고 있다. 현재 4G 폰을 구매할 경우 더 넓은 대역폭과 가용성, 그리고 낮은 레이턴시를 자랑하는 5G 네트워크가 상용화 된 뒤에도 한동안은 4G를 써야한다. 특히 지금 삼성 폰을 사는 것이 과연 기업에 유익한 결정일까?
심지어 2019년 2분기에는 갤럭시 S10 5G가 출시될 예정이다. 6.7인치 디스플레이와 4,500mAh 배터리를 갖춘 이 제품은 S10+보다 더 크며 6mm 이하 밴드 5G 통신을 제공한다. 물론 가격도, 아직 발표된 바는 없지만 훨씬 비쌀 것이다.
하지만 한편으로 생각해 보면, 완전히 상용화된 5G와 이제 막 도입되는 신기술로서의 5G가 같을 수는 없다. 일부 몇몇 도시에서, 몇몇 사례에 5G 네트워크가 사용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5G가 진정한 의미에서 ‘상용화’되기까지는 수 년의 시간이 걸릴지도 모른다. 5G는 4G 네트워크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비용도 많이 든다. 이를 상용화하기 위해서는 이동통신망 사업자가 상당한 금전적 부담을 지게 된다. 결국 자문해야 할 것은 이것이다. 5G 스마트폰을 구매했을 때의 비즈니스적 이점은 무엇인가?
과연 갤럭시 S10+를 구매하는 것이 옳은 결정일 것인가는 각 기업의 이전 전략에 따라 다르다. 단기 계획에 5G가 포함되어 있다면 몇 달 더 기다렸다가 5G 모델을 구매하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 물론 그때 가서도 한동안은 5G가 틈새 시장을 공략하는 것 외에는 매우 제한적인 용도만을 수행하게 될 것이라는 점을 알게 되겠지만 말이다.
지금 사서 앞으로 3년 동안 쓸 생각이라면 갤럭시 S10이나 S10e 같은 작은 사이즈의 제품, 혹은 원플러스(OnePlus) 6T나 구글 픽셀 리퍼 제품과 같은 강력한 중간급 제품을 고려해 보는 것도 옵션이다. 550달러인 원플러스 6T는 저렴하다고까지는 할 수 없어도 S10+에 비하면 반값이나 마찬가지다. 그것마저도 비싸게 느껴진다면 다른 저가형 제품도 선택할 수 있다. 5G 기술이 충분히 성숙하여 기기 교체 주기가 안정화 될 때까지 이런 제품으로 버틸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최고 사양 제품을 구매할 수 있을 정도의 예산이 있고, 언제든 원할 때 5G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환경이라면, S10 시리즈는 후회 없는 선택이 될 것이다. S10+는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스마트폰 중 기업이 고려할 만한 최고의 제품이라 할 만하다. 4G 네트워크의 ‘막차’를 타게 된다는 사실만 개의치 않는다면 말이다. editor@itworl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