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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스마트폰이 이 정도라면 노트북이 필요 없지 않을까?

2017.12.12 Mike Elgan  |  Computerworld
스마트폰은 슈퍼컴퓨터다. 정확히 말하면 10년 전 슈퍼컴퓨터보다도 성능이 우수하다. 5년 전 데스크톱과 비교해도 더 좋다. 스마트폰은 또한 노트북이 제공하지 못하는 오랜 배터리 지속 시간과 생체 보안 기능 등 자신만의 확실한 장점이 있다. 그런데도 우리는 왜 여전히 노트북을 사용할까?



마이크로소프트의 스마트폰 기반 노트북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와 퀄컴(Qualcomm)이 최근 새로운 노트북을 발표했다. 간단히 말해 스마트폰 프로세서로 구동되지만 데스크톱 운영 체제가 탑재된 노트북이다.

초기에는 HP, 레노보(Lenovo), 에이수스(Asus)가 제품을 생산한다. 퀄컴 스냅드래곤(Snapdragon) 835 프로세서가 들어가는 데 갤럭시(Galaxy) S8, 노트8(Note8) 등 고급 스마트폰에 탑재된 것과 같은 칩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 10이 ARM 칩셋에서 완벽히 구동되도록 손을 봤다. 초기에는 윈도우의 단순, 잠금 버전인 윈도우 10 S가 탑재돼 출고되지만 윈도우 10 프로로 무료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이들 노트북은 시중의 다른 윈도우 노트북만큼 성능이 뛰어나지는 않다. 대신 스마트폰 프로세서를 사용한 덕분에 더 빠른 '상시 접속' LTE 연결을 지원하고, 배터리는 온종일 지속된다. 그래서 마이크로소프트는 이 새로운 제품을 '상시 연결 PC(Always Connected PC)'라고 부른다. 이 신형 노트북은 기업 사용자를 겨낭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필자가 더 주목하는 것은 스마트폰을 데스크톱으로 사용하는 미래를 엿볼 수 있다는 점이다.

스마트폰 연결
스마트폰을 데스크톱으로 사용한다는 개념은 사실 새롭지 않다. 지난 수 년간 다양한 제품이 나왔다. 단, 주류에 진입하는 데 실패했을 뿐이다. 가장 최근에 화제가 됐던 것은 현재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는 스마트폰 확장 키보드(SEK)다. 특수 제작된 키보드를 데스크톱 시스템의 중심으로 사용하는 제품이다.

이 키보드에는 일반 키보드와 달리 스마트폰용 독, 모니터용 HDMI 포트, 마우스 및 주변 저장장치용 USB 포트, 스마트폰용 C형 연결부가 달려 있다. 즉, 데스크톱 주변기기를 키보드에 꽂고 키보드에 연결된 스마트폰이 CPU 기능을 하는 것이다. 이 제품의 품질이나 성공 여부와 관련 없이 컨셉 자체는 매우 흥미롭다. 키보드를 “허브”로, 스마트폰을 CPU로 사용하는 것은 꽤 멋진 접근 방식이다.

이미 판매 중인 다른 제품도 있다. 대표적인 제품이 삼성 덱스(Dex)다. PC 모드를 이용해 몇 개의 삼성 휴대폰을 데스크톱 PC로 만들어 준다. 주요 PC 포트를 다 갖추고 있으며 블루투스를 통해 키보드와 마우스를 연결할 수 있다.

또 다른 제품은 화웨이 메이트(Huawei Mate) 10이다. 독 없이 PC 모드를 제공하는 스마트폰으로 케이블 하나만으로 폰과 모니터를 연결한다. 키보드와 마우스는 폰 자체에 무선으로 연결된다. 화웨이에 따르면 이 제품의 가장 큰 장점은 PC 모드에서도 전화를 걸고 받는 등 폰의 기능이 전체적으로 유지된다는 점이다.

이밖에 에이수스는 태블릿의 슬롯에 폰을 넣어 태블릿을 구동하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구현한 패드폰(PadFone)을 출시했고, 센티오 슈퍼북(Sentio Superbook)은 스마트폰을 꽃아 CPU로 사용하는 노트북이다. 마지막으로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관점에서 볼 때 가장 떨어지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컨티뉴엄(Continuum) 제품이 있다. 스마트폰을 데스크톱처럼 사용하면서 워드(Word), 엑셀(Excel) 등 윈도우 기본 프로그램을 실행할 수 있다. 단, 윈도우 폰만 사용할 수 있다.

이처럼 새로 나온 제품이 '사실상' 실패작이라고 해서 노트북을 스마트폰으로 대체한다는 개념까지 실패한 것은 아니다. 매년 스마트폰의 성능이 더 좋아지는(그리고 비싸지는) 상황을 고려하면, 노트북을 대체하는 것은 시간문제이며 결국은 업무 처리의 한 부분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


스마트폰이 노트북을 대체할 이유
마이크로소프트의 “상시 연결 PC”는 ARM 모바일 칩셋과 이에 대응되는 데스크톱 운영체제를 필요로 한다. 이것은 상시 연결 PC 플랫폼을 기반으로 모든 주요 데스크톱 운영 체제가 모든 주요 ARM 칩셋에서 구동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자연스럽게 다음과 같은 질문으로 연결된다.

- 윈도우 10 프로가 고급 안드로이드(Android) 폰 전 기종에서 완벽하게 구동할 수 있도록 수정될 수 있을까?
- 맥OS 하이 시에라(High Sierra)가 아이폰 X(iPhone X)에서 구동하게 수정될 수 있을까?
- 안드로이드 폰을 데스크톱 모드로 크롬북(Chromebook)으로 만들고, 안드로이드 앱을 데스크톱 모드로 폰에서 실행할 수 있을까?

이 모든 질문에 대한 대답은 당연히 ‘그렇다’이다. 문제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안드로이드 폰에서 윈도우를 구동하길 원치 않는다는 사실이다. 애플 역시 맥북 프로(MacBook Pro)나 아이맥(iMac)을 아이폰으로 대체하기 보다는 둘 다 팔길 원한다. 반면, 구글은 사용자가 안드로이드 폰을 크롬북으로 사용해 주기를 원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이크로소프트는 스마트폰 사업에 어느 정도 뛰어들고 싶어한다는 점이다. 마이크로소프트 CEO 사타야 나델라는 몇 달 전, “분명히 우리는 폰을 더 만들 것이지만 오늘날 시중에 있는 폰과는 다른 모습일 것이다”라고 말했다. 각종 소문과 밝혀진 것들, 그리고 마이크로소프트 임원의 수수께끼 같은 발언 등 종합하면 마이크로소프트는 또 다른 스마트폰을 출시하는 대신 스마트폰을 처음부터 다시 만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ARM 칩셋에서 구동되는 윈도우 10 펜 기반의 접는 태블릿일 가능성이 있다.

접으면 대형 스마트폰 크기 정도의 폰이지만 펼치면 소형 태블릿 크기의 2중 화면 방식이다. 상시 연결 PC 시스템처럼 모바일 프로세서 상에 윈도우 10을 구동하게 될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컨티뉴엄 프로젝트를 고려하면 주변장치 연결도 가능해 데스크톱을 대체할 수 있다. 그런 제품이라면 마이크로소프트는 스마트폰이 아닌 제품으로 스마트폰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접는 패블릿(phablet)을 출시할지를 떠나 스마트폰에서 데스크톱을 구동하는 기능이 주류로 자리 잡을 때가 됐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제는 윈도우 10 프로가 ARM에서 구동되고, 크롬북은 안드로이드를 구동하며, 최신 아이폰 가격이 1000달러를 넘었다. 노트북과 데스크톱을 대체하는 스마트폰을 맞이할 준비가 됐다고 해도 무리가 없다.

스마트폰이 점점 더 강력해지고 (생체 보안 기능의 발전으로) 안전해지면서 고가 스마트폰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스마트폰에 그 많은 돈을 들이다 보니 따로 노트북을 살 여유가 줄어든다. 우리는 이미 주머니에 슈퍼컴퓨터를 넣고 다닌다. 데스크톱에서 필요한 것은 큰 화면, 풀 사이즈 키보드, 스마트폰을 조작할 마우스나 트랙패드일 것이다. 이러한 폰에 구동될 데스크톱 운영 체제도 필요하다.

물론 개발자나 포토샵 사용자, 기타 파워 유저는 앞으로도 스마트폰으로 작업하기 힘들 것이다. 그러나 이들을 제외한 일반 사용자 대부분은 현재 스마트폰 정도의 성능으로도 충분하다. 노트북을 대체하는 스마트폰 개념에 대해 업계는 이미 준비를 마쳤다. 이제 소비자 차례다. 여러분은 노트북을 대체해 스마트폰을 사용할 준비가 됐는가?

*Mike Elgan은 기술과 기술 문화에 대한 칼럼을 쓰고 있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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