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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인의 시장’ 미래는?··· 프리랜서 플랫폼과 긱(Gig) 이코노미

2018.07.17 Laurie Clarke  |  Techworld

Freelancer.com’은 프리랜서와 아웃소싱 일감을 연결해 주는 프리랜싱 플랫폼이다. 태스크래빗(TaskRabbit), 피버(Fiverr), 업워크(Upwork) 등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얼핏 보기에는 긱 경제(gig economy) 트렌드 속에 일에 대한 관념이 바뀌어 가면서 자연스럽게 등장한 현상으로 보인다.

그러나 조금더 자세히 살펴 보면, 이러한 프리랜싱 플랫폼의 등장은 일과 세계화, 그리고 자본주의에 관한 매우 중요한 사실을 내포하고 있다.

프리랜서닷컴의 매트 배리 CEO는 “전 세계 2,900만 명의 사용자들을 서로 연결해주고 있다. 아이디어와 사업 계획을 가지고 있는 이들이 이를 실현시켜 줄 인재를 찾는 곳이다. 그 아이디어란 웹사이트 디자인이 될 수도, 로고나 제품 디자인이 될 수도 있고, 아니면 어떤 연구일 수도 있다. 일거리에 제한은 없다고 봐도 좋다”라고 말했다.



베리에 따르면 프리랜서닷컴 웹사이트가 생겨난 이후 1,400만 개 이상의 일자리가 포스팅됐다. 육체 노동부터 컴퓨터 프로그래밍에 이르기까지, 일자리의 종류도 다양하다. 구인 공고를 낸 주체 역시 DIY 홈 인테리어에 일손을 필요로 하는 평범한 사람들부터 NASA(믿기지 않겠지만)에 이르기까지 천차만별이었다. 그렇다면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다. 대체 왜 NASA같은 기관이 프리랜싱 플랫폼에서 인재를 구하고 있는 걸까?

“옛날 방식대로라면 NASA같은 정부 기관에서 인력을 채용할 때는 우선 지원 요건과 향후 6~12개월 동안의 사무 분장을 구구절절이 적고, 수십만 달러 정도의 연봉을 제시한 후, 우선 이를 조직 내에 공고하고, 이후 외부에 공고해 사람을 모집했을 것이다. 이는 무척 오래 걸릴 뿐 아니라 비용도 많이 드는 비효율적인 채용 방식이다”라고 배리는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프리랜서 닷컴을 통하면 사이트에 접속해 핸드레일 디자인을 구한다는 공고만 올리면 된다. 비용은 50 달러이다. 일종의 공모전 형식으로 공고를 올렸더니 24시간 내에 47건의 지원이 올라왔으며 최종적으로 약 100 건이 공모됐다. 그리고 글자 그대로 하루 만에 대단히 높은 품질의 핸드레일 3D 모델을 채택할 수 있었다. 낮은 비용에 높은 품질, 그리고 과정의 용이성까지 뭐 하나 빠지는 부분이 없다”라고 덧붙였다.

이런 방식은 여러 측면에서 명암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 전통적인 경로를 통해서는 NASA 입사가 어려웠을 이들에게 기회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NASA가 공식적 경로를 피해(그리고 그러한 공식적 절차를 밟음으로써 지켜야 하는 일련의 책임을 피해) 단순히 돈을 아끼려 한다고 보는 이들도 있을 수 있다. 50달러만 내고 가장 처음 손 든 사람에게 일자리를 넘겼다는 비난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긱 경제 초창기에는, 이러한 프리랜싱 플랫폼이 미래의 채용 방식으로 각광받았다. 구직자는 자유롭게 원하는 일을 선택할 수 있고, 특히 내가 하고 싶은 일에 내가 원하는 만큼의 시간을 투자할 수 있다는 점에 호평이 이어졌다. 특히 탄력적 근무라는 개념에 푹 빠진 미래 전문가들이나 논평가들이 이런 내러티브를 형성하는 데 앞장섰다. 배리 역시 이러한 관점을 전적으로 지지한다.

“프리랜싱 플랫폼을 이용하면 내가 원하는 임금, 내가 원하는 일거리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 말하자면 일자리를 구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 일자리를 디자인 하는 개념에 가깝다. 그런 만큼 내가 원하는 일이 무엇인지 분명히 알고 있어야 한다. 왜냐하면 남들이 제안하는 일자리를 수락할 지 말지만 결정하면 되던 과거와는 다르기 때문이다”라고 그는 말했다.

그런데, 이처럼 마음껏 원하는 일을 골라서 맡고, 그에 대한 충분한 임금도 받는 것은 능력 있는 소수의 이야기이다. 그보다 훨씬 많은 수백만 명의 프리랜서들은 직장의 안정성이나 정규직 복지(유급휴가, 출산휴가, 건강보험 등)를 포기한 채 일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들은 소위 제로 아워 계약(zero-hour contract)이라는 것을 맺은 프리랜서들이다. 이들은 생계를 위해 주어진 일은 무엇이라도 받아들여야만 한다. 긱 경제에서는 국가에서 정한 최저 임금보다 낮은 임금을 받고 일하는 이들도 많다. 그래서 프리랜싱 웹사이트들이 근로 가치의 만성적 저하를 야기하며, 근로자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는 주장도 가능하다.

실제로 프리랜서닷컴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첫 화면만 봐도 시간당 3달러에서 4달러라는 엄청나게 낮은 시급의 일자리들이 아무렇지 않게 올라와 있다. 영국을 비롯한 선진국 정부가 정한 최저시급보다 훨씬 낮은 임금이다.

프리랜서닷컴과 같은 웹사이트를 이용하는 프리랜서들은 자신의 경력과 능력에 따라 자신의 ‘몸값’을 직접 정하고 요구할 수 있다. 덕분에 어떤 일을 선택할 지에 대해 통제권을 가지게 되고, 임금이 지나치게 낮은 일을 거절하는 것도 이론적으로는 가능하다.

그러나 한 일거리에 여러 명의 프리랜서가 ‘경쟁적으로’ 지원하게 된다는 점, 그리고 최소한으로 지불해야 하는 최저 임금 기준 같은 것이 전혀 없다는 점이 합쳐지면 평균적인 임금이 내려갈 수 밖에 없다. 특히 일거리가 궁할수록 낮은 임금도 받아들이게 되기 때문에 이러한 경향은 더욱 심화된다.

이런 점들에 대해 배리는 다소 모호한 태도를 취했다. 그저 프리랜서 닷컴은 우버나 딜리버루(Deliveroo)같은 기업들과는 다르다는 것만 강조할 뿐이었다. 딜리버루는 직원을 비임금 근로자로 고용하는 행태로 인해 최근 논쟁의 대상이 되고 있는 기업이다.

배리는 “첫 번째 차이점은 프리랜서 스스로가 받고자 하는 페이를 제안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점이 프리랜서닷컴과 딜리버루, 또는 우버와의 차이점이다. 뒤의 두 기업은 기업이 근로자의 페이를 정한다는 점이 다르다. 프리랜서 닷컴의 경우 프리랜서가 원하는 임금을 직접 기입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바로 이 점 때문에 프리랜싱 플랫폼이 노동조합의 집중적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기도 하다. 유니온스 NSW는 호주의 뉴 사우스 웨일즈 주에서 약 60만 명의 근로자들의 권익을 대표하는 노조연합이다. 최근 유니온스 NSW는 프리랜서닷컴의 라이벌 플랫폼인 에어태스커(Airtasker)에 대해 “농노화를 향한 첩”라고 맹렬히 비난했다.

또 자체 웹사이트를 통해 에어태스커가 “법정최저임금을 비롯하여 기타 노동자의 권리를 무시하는 뻔뻔한 기업이며, 구직자들 사이에 경쟁을 유발하여 저임금을 유도하고, 일자리를 파편화 한다”라고 지적했다.

프리랜싱 플랫폼에 올라오는 일거리들의 보수가 이렇게 낮은 데에는 경쟁 외에 다른 이유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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