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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 위기대응 훈련에서 감안할 변수 '마비와 경직'

2023.02.09 Mary K. Pratt  |  CSO
사이버 침입 혹은 랜섬웨어 공격이 실제로 발생했을 때 훈련했던 것처럼 맞서 싸울 수 있는 보안팀은 몇이나 될까? CISO는 자신의 직원이 필요한 기술적 전문 지식을 갖추고 훈련을 통해 철저하게 준비하고 있을 것이라 생각할 수 있으나, 막상 실제로 압박을 받는 상황이 되면 경직될 수 있다.  
 
ⓒ Getty Images Bank

사이버보안 훈련 플랫폼 이머시브 랩스(Immersive Labs)의 벡 맥커운은 “사고가 발생하면 위기 플레이북과 정책을 가장 먼저 꺼내야 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무조건 그렇지는 않다. 뇌는 ‘투쟁 혹은 도피(fight or flight)’가 아닌 ‘투쟁, 도피 혹은 경직(fight, flight, or freeze)’의 방식으로도 작동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위기에 대응하는 방법을 알고 있었지만 실제 위기 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몰랐다’라고 이야기하는 것을 들었다”라고 설명했다.

맥커운은 리스크 및 위험부담이 높은 고위험 산업에 대한 연구를 통해 인간이 위기 시 어떻게 반응하는가에 대한 관점을 제시한 심리학자다. 맥커운의 견해는 단순히 이론적이지만은 않다. 보안 책임자들 역시 실제 사건에 대비해 훈련했던 여러 팀이 실제 사건에 대응할 때는 마비되는 것을 보아왔다.

단 몇 시간에 불과하더라도 대응이 지연되면 사이버 공격자는 피해를 입히고 복구를 지연시킬 수 있는 시간을 번다. 또한 대응 지연은 규제에 따라 내야 하는 벌금을 높이는 등 대응 비용 증가와 비즈니스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대응 지연에 따른 잠재적인 결과를 고려할 때 CISO는 팀이 경직될 것임을 예상하고 가능성을 최소화하는 데 도움이 되는 관행을 마련해야 하며, 실제 사건 발생 시 사용할 수 있는 식별 및 대처 전략을 개발해야 한다.

맥커운은 “위기 상황에서 어떻게 반응할 것인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상황 인식 능력이 부족한 직원이 있다면 민첩하게 대응하는 역량을 키울 수 있다. 심리적인 준비 태세를 갖추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팀이 마비되는 방식과 이유 

잘 준비된 팀이라도 마비의 순간을 경험할 수 있다. 맥커운에 따르면, 이는 인간의 본성이기 때문이다. 위기에 대응하는 사람들은 때때로 인지능력한계(cognitive narrowing)를 경험할 수 있다. 현재 직면한 상황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전체 상황을 고려하지 못하는 것도 이 때문이며, 평소와 같이 사고하지 못할 수도 있다.

거버넌스 협회 ISACA의 이사로 활동하는 엔터프라이즈 사이버보안 리더인 니엘 하퍼는 회사에서 자문가로 일한 첫날에 랜섬웨어 공격이 발생해 팀이 경직되는 모습을 보았다고 회상했다. 하퍼는 “사고 대응 연습 경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 그대로 무엇을 해야 할지 알지 못했다. 그야말로 공황 상태였다”라고 말했다. 

하퍼는 대응을 지연시키는 다른 상황도 목격했다. 팀이 과민 반응하는 것으로 비칠까 두려워했던 것이다. 다른 사건에서는 실제 사건을 경험하고 해결한 팀원이 없어 자신감 있게 팀을 이끌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하퍼는 “개별적이든, 복합적이든 모든 문제는 조직적 경직으로 이어질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메릴랜드 대학 글로벌 캠퍼스의 사이버보안 및 정보 기술 학교 겸임 교수인 크리스 휴즈도 비슷한 상황을 목도했다. 의심스러운 트래픽을 식별한 정부 기관의 보안팀과 협력하던 중 해당 트래픽이 악의적인 것임이 밝혀졌는데, 보안팀은 조치를 취하지 못했다고 한다.

하퍼는 당시 상황이 방관자 효과였다고 말했다. “팀 동료가 뛰어들어 일을 주도하기를 기대하거나 그럴 것이라고 가정하고 있었다. 하지만 아무도 나서지 않았다. 한 고위 임원이 충격에서 벗어나도록 개입해야 했다”라고 회상했다.

경험이 많은 CISO들의 말에 의하면, 경영진들은 현실을 깨닫기 전 ‘이게 사실일 리 없다’, ‘우리에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없다’는 마음에 사로잡히는 경우가 있다. SANS 테크놀로지 인스티튜트(SANS Technology Institute) 회장 에드 스쿠디스는 “이 같은 경직의 순간은 종종 문제의 심각성과 피해 정도에 대한 두려움이 있을 때, 그리고 불확실성이 많을 때 발생한다. 모든 정보가 들어오고 있지만 팀은 무엇이 진짜 혹은 가짜인지, 최선의 대응 방안은 무엇인지 모른다. 의심이 많다. 또한 두려움, 불확실성, 의심 혹은 이 3가지 모두가 있을 경우에는 훨씬 치명적이다. 이런 식으로 상황에 대처하지 못하는 기업이 상당히 많다”라고 말했다. 

사이버 보안 업체 넷SPI(NetSPI)의 CISO 노먼 크롬버그는 ‘모든 게 멈춘 지점에 도달’하는 것을 봤다. 크롬버그가 한 회사의 보안 리더로 있을 때 악의적인 내부자 활동이 발각됐다. 팀은 거의 2주간 대응에 온 힘을 기울였고 법 집행기관, 법의학 전문가, 회계사, 사이버 보험회사도 참여했다. 하지만 곧 팀은 장벽에 부딪혔고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했다. 어떤 진전도 이루지 못한 것이다.

크롬버그는 “상황 전화를 통해 이들이 서로를 비난하고 있음을 들었다”라며, 피로와 압박감으로 인해 팀이 정체기에 봉착했다고 설명한다. “우리는 복구 프로세스를 진전시킬 수 없었다”라고 덧붙였다.


경직되지 않는 방법

상황이 정체된 이유를 알아낸 크롬버그는 모든 사람에게 집으로 가라고 말했다. “그 주말에 휴가를 낼 수 있는 상황이었다. 우리 팀뿐 아니라 파트너, 법률 및 법 집행 기관도 포함되었다. 휴가를 내고 월요일에 새로운 마음으로 돌아왔다”라고 덧붙였다.

그 결과 대응자들은 빠르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크롬버그는 당시 경험을 통해 미래에 닥칠 비슷한 상황을 위해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크롬버그를 비롯한 전문가들은 모든 CISO가 다양한 훈련을 통해 팀이 마비될 가능성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우선 기본을 갖춰야 한다. 메릴랜드 글로벌 캠퍼스의 사이버 보안 및 정보 기술 학교 겸임 교수인 필립 찬은 “CISO는 사고 대응 계획 개발, 사고 대응팀 훈련, 정기적인 사고 시뮬레이션 수행, 공개 커뮤니케이션 장려, 투명한 명령 체계 수립, 정확한 리스크 및 사고 관리 전략 수립 등 다양한 단계를 통해 경직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다음으로는 훈련 절차를 검토하고 실제 사건에 더욱 잘 대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요소를 추가해야 한다고 설명한다(물론 CISO가 훈련 절차를 갖추고 정기적으로 실행해야 한다).


예기치 못한 상황에 대비하기

맥커운은 “플레이북에 없는 몇 가지 새로운 상황을 가져오라”라고 조언했다. 예상치 못한 상황 혹은 악화되는 상황에서의 대응을 연습할 수 있도록 훈련 중 중요 시스템을 강제 종료하는 등 의도적으로 잘못된 조치를 취하는 방법도 있다. 이런 연습을 통해 민첩성 및 팀워크를 구축할 수 있고 위기 상황에서 종종 상호 비난 및 논쟁이 발생해 신속히 앞으로 나아갈 수 없는 상황을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크롬버그는 금요일 휴일 후 예고 없이 훈련한 적이 있다고 언급했다. 보통 해커들은 기업이 가장 취약할 때 공격을 계획하므로 이런 상황에도 대비할 수 있기를 바랐다. 휴가를 떠난 담당자 없이도 신속한 대응에 나서는 방법을 학습해야 했다. 

실제 사건을 최대한 반영해서 모의 훈련을 진행하면 머슬 메모리를 얻는 데도 도움이 된다. 즉 사고 초기 경고부터 시작해 실제 시나리오를 실행하는 것이다. 클라우드 및 사이버보안 업체 아퀴아(Aquia) CISO 휴즈는 “키보드 위에 실제로 손을 올릴 때 더 확실하게 체감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카운트다운 시계 사용하기 

스쿠디스는 훈련 중 카운트다운 시계를 사용한 것이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카운트다운 시계를 사용하면 실제 사고에서 느끼는 극심한 압박감에 익숙해진다. 스쿠디스는 “처음에는 어색하겠지만, 그런 상황에서의 머슬 메모리를 구축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보안, IT 및 사고 대응팀과 함께 일할 기업 임원, 타 부서 및 외부 지원까지 참여시켜 팀 외부 참여자가 경직되는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 크롬버그는 이를 통해 “CEO가 사건 대응에 필요한 재무 정보를 이야기할 때 멈칫거리는 상황 등 다른 영역도 확인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창의적인 솔루션 적극 활용하기

실제 위기에서 직원들이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는 채널도 마련해야 한다. 인포테크 리서치 그룹(InfoTech Research Group)의 소프트웨어리뷰(SoftwareReviews) 부서 자문 이사인 토마스 랜들에 따르면, 인간은 ‘투쟁 혹은 도피’ 방식을 넘어 투쟁, 도피, 경직 혹은 ‘호들갑(fawn)’ 방식으로 대응하기도 한다. 호들갑은 위기 상황에 침착함과 창의적인 해결책을 도출할 가능성을 더한다고 말했다. 랜들은 “스트레스가 많은 상황에서도 동료들이 해결책을 제안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편안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하라”고 이야기했다. 

실제 사건이 발생하면 여러 아이디어를 두고 고민할 시간이 많지 않을 수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창의적인 솔루션은 팀이 장애물을 극복하도록 이끈다. 이 때문에 랜들은 아이디어를 즉석에서 제공하고 평가하는 통로를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CISO가 경직을 방지하기 위해 취할 수 있는 방법은 또 있다. 침해 및 해킹 문제 해결 관련 경험이 있는 직원을 고용하거나 이 작업을 정기적으로 수행하는 외부 사고 대응팀과 계약하는 것이다. 하퍼는 경험의 가치를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위기 해소 경험이 있는 이들은 침착함을 유지하는 머슬 메모리를 개발하고 미숙한 작업자가 당황하는 부분들을 헤쳐 나갈 수 있도록 이끄는 역할을 할 수 있다.
editor@itwor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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