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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의 HTC 인수··· 애플 HW 전략에 대한 '인정'

2017.09.25 Lucas Mearian  |  Computerworld
구글이 11억 달러에 HTC의 스마트폰 엔지니어링 부문을 인수한 행보는 애플의 전략이 성공적이었음을 명시적으로 인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는 또 외부의 하드웨어 제조사 및 통신사들이 지배하는 환경에서는 생산되는 기기의 품질이 균일하지 않을 수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기도 하다.

구글은 HTC 엔지니어링 IP를 인수함으로써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순수하게 결합된 안드로이드 기기를 생산할 수 있을 전망이다. 궁극적으로는 안드로이드 생태계에 존재하는 단편화 현상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HTC는 이번 구글의 인수가 약 2,000여 명 가량의 HTC 엔지니어들에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들은 구글 폰의 내부 설계를 감독하며 따라서 카메라, 센서, 퀄컴 등의 프로세싱 칩 간 통합을 개선시키는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그리고 이렇게 탄생한 플래그십 스마트폰이 다른 제조사들도 따라올 만한 표준적 입지를 확보할 수 있기를 구글은 내심 바라고 있다.

포레스터 리서치의 수석 애널리스트 프랭크 질레트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서피스를 생각해 보면 이해가 될 것이다. 4~5년 전 마이크로소프트는 조바심을 내기 시작했다. 애플의 맥 라인에 대항할 적절한 플래그십 제품이 없다고 느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MS는 독자적인 플래그십 서피스 랩톱의 하드웨어를 설계함으로써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모두 통제하는 벤더만이 할 수 있는 방식으로 둘 사이의 통합을 이루어 냈다.


순수한 안드로이드 경험을 제공하는 안드로이드 원 모토 X4

또한 마이크로소프트는 서피스 하드웨어 팀과 소프트웨어 팀을 분리하여 윈도우 기기 제조사들이 맡을 역할을 남겨두려 노력하기도 했다.

질레트는 “MS가 여타 OEM 파트너 기업들과 경쟁하려는 것이 아니다. 물론 그 곳이 경쟁 무대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시장 전체를 독차지 하는 것이 MS의 목표는 아니기 때문이다. 나는 구글 역시 같은 전략을 취할 것이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다만 구글은 HTC 인수 후에도 칩 제조사를 다른 경로를 통해 물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안드로이드와 iOS는 현재 전 세계 모바일 운영 체제 시장의 무료 94%를 차지하고 있다고 포레스터 리서치는 얼마 전 출간된 ‘2017년에서 2022년까지 모바일, 스마트폰, 그리고 태블릿 예측’ 보고서를 통해 밝혔다. 특히 안드로이드는 2016년 기준 세계 시장의 73%를 점유하며 18억 명의 이용자를 자랑하는 명실상부 시장의 지배적 운영체제였다.

올 해도 이러한 안드로이드의 시장 지배는 계속될 예정이다. 시장 점유율은 안드로이드 74%, 애플 21%, 그리고 윈도우 폰이 약 4% 가량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포레스터 리서치는 밝혔다.

그렇지만 안드로이드는 몇몇 문제를 가지고 있다.

폰이나 태블릿을 안전하게 제조하는 데에는 기기 제조업체들이 핵심적 역할을 한다. 그런데 이처럼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가 파편화 된 상황에서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통신사가 맡게 되면서 일부 업데이트가 수 개월씩 늦어지는 경우가 생기고 있다.

J. 골드 어소시에이츠(J. Gold Associates)의 수석 애널리스트 잭 골드는 “안드로이드의 또 다른 문제가 있다. 새로운 OS 버전을 내놓았을 때 오로지 전체 안드로이드 기기 유저 중 일부만이 그 적용을 받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설령 OS 업그레이드를 해도 모든 사용자가 이 혜택을 받지는 않는다. 반면 애플의 경우 업그레이드가 이루어지면 이것이 모든 사용자에게 적용된다”라고 말했다.

바로 이번 주 iOS11을 내놓은 애플은 사실 애플리케이션 테스팅에서부터 기기 인증, OS 업데이트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애플이 자체적으로 통제한다. 그리고 이런 완벽한 통제를 지향하기 때문에 iOS 업데이트나 패치가 이루어질 때 iOS를 쓰는 모든 기기에 곧바로 이를 적용할 수 있다.

가트너 수석 연구 애널리스트 텅 뉘옌은 구글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결합으로 안드로이드 사용 경험에 애플과 같은 일관성을 부여하려 한다고 말했다.

“구글이 가장 직접적인 목표로 삼고 있는 것은 아마도 이러한 일관성을 부여하는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뉘옌은 또한 질레트의 관점에 동의하며, 하이엔드이지만 그 출시가 제한적이었던 스마트폰의 예로 구글 픽셀을 들며 픽셀이 안드로이드 파트너 기업들을 누르고 경쟁에 이기기 위한 기기는 결코 아니었다고 언급했다.

“다른 벤더들과 적극적 경쟁을 펼칠 심산이었다면 다수의 통신사를 통해 전 세계적인 규모로 제품을 출시했을 것이다. 온라인 시장을 통해 제품을 출시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뉘옌은 설명했다.

단 하드웨어의 재 엔지니어링을 통해 탄생하게 될 새로운 하이엔드 안드로이드 폰은 현재 하이엔드 안드로이드 폰의 강자라 할 수 있는 삼성 전자의 제품과 전면적인 경쟁 체제에 돌입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지만 삼성을 포함하여 시장 전체와 경쟁을 생각하고 있는 구글에게 있어 이는 부차적인 걱정거리일 뿐이다. 즉 구글 역시 몇 년 전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우 태블릿 시장에 했던 행동을 반복하려 하고 있는 것이다.

“삼성은 안드로이드 시장에서 일종의 프리미엄 지위를 누리고 있다. 따라서 구글의 이러한 움직임은 갤럭시 S 및 노트 라인에 대한 직접적 도전이라고 볼 수 있다. 아마도 삼성은 녹스(Knox) 기술에 투입되어 스마트폰 보안을 강화한 딥 엔지니어링을 강조하며 자사의 제품이 기업 보안에 좀 더 적합하고 안전하다고 주장할 것이다. 또한 구글 폰보다 더욱 강력한 보안을 보장한다고 주장할 것이다”라고 질레트는 말했다.

물론 구글이 하드웨어 경쟁에 뛰어든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1년, 구글은 125억 달러에 모토로라를 인수해 자체적 스마트폰을 제작하려 시도했지만 3년 뒤 다시 이를 29억 달러에 레노버에 매각했다.

이 경험을 통해 구글은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하드웨어 제작에서 이윤을 내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더 이상 모토로라에 투자할 동기가 없어진 구글은 IP와 하드웨어 특허만을 보관하기로 결정 내린 것이라고 뉘옌은 말했다.

그는 “다시 한 번 마이크로소프트 서피스의 예를 들어 보자면, 서피스 역시 에이수스나 델과 경쟁하거나 시장에서 이들을 제치기 위해 고안된 제품이 아니었다. 원래는 MS의 플랫폼을 소개하고 이를 통해 훌륭한 하이엔드 기기를 제작할 수 있음을 보이기 위한 제품이었다. 다시 말해 ‘우리가 이끄는 곳으로 따라와라’라는 메시지를 보내고 싶었던 것이다”라고 말했다.

구글과 HTC는 과거에도 스마트폰 제조에 있어서 협력한 경험이 있다. HTC가 구글의 첫 번째 스마트폰 픽셀을 제작하는 과정에 참여했던 것이다. 픽셀의 다음 버전은 오는 10월 4일 출시될 예정이다.

구글의 하드웨어 진출은 스마트폰에서 끝나지 않을 것이다. 크롬북에 있어서도 더욱 긴밀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간 연계를 무기로 내세운 새로운 크롬북을 내세우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 제품은 구글 ‘픽셀 북(Pixelbook)’이라 불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밖에도 구글은 크롬캐스트 스트리밍 디바이스 및 스마트 스피커인 구글 홈, 그리고 서드파티 스피커 제조사들에게 구글 어시스턴트를 제품에 적용하도록 하고 있다.

질레트는 “애플이 하드웨어 카테고리에서 추진해 왔던 전략이 효과가 있다는 것을 인지하게 된 구글이 이와 비슷한 전략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바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간 긴밀한 통합이 그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구글은 현재 하드웨어 시장에서 플래그십 포지션을 차지하고자 하고 있다. 시장과 파트너사들에게 새로운 안드로이드 하드웨어에 대한 비전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구글은 나머지 시장에게 경쟁 도전장을 내미는 것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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