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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로우 코드 플랫폼이 갖추어야 할 조건

2022.08.01 정철환  |  CIO KR
개발자 구인난은 좀처럼 해 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심해지는 상황처럼 느껴 지기도 한다. 이러한 영향으로 공공 또는 민간 부문이 SI 프로젝트 발주가 개발자 구인 이슈로 지연되거나 심지어 보류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일정 수준 이상의 생산성을 가진 개발자를 확보할 묘수는 없다. 그래서 대안으로 제안되고 있는 방법이 개발자에게 요구되는 스킬을 최소화할 수 있는 손쉬운 프로그램 개발환경의 적용을 통한 시스템 개발, 즉 로우 코드(low-code) 개발 플랫폼을 도입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오늘날의 상황이 낯설지는 않다. 1990년대 초반 IT 업계는 새로운 시스템 패러다임으로 들썩였다. 기존의 중앙 집중 방식의 시스템인 메인프레임 기반의 정보시스템에서 새롭게 등장한 개인용 컴퓨터(PC)와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를 활용한 클라이언트-서버(client-server) 아키텍처로의 전환을 시작한 것이다. 단순한 텍스트 기반의 화면에서 다양한 윈도우의 위젯과 툴을 사용한 GUI화면은 사용자들에게 많은 호응을 얻었으며 클라이언트-서버 기반의 차세대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 봇물 터지듯 시작됐다.

당시 기업의 프로그래머는 단말기에서 코볼(COBOL) 언어나 또는 유사한 언어를 이용하여 프로그램을 작성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클라이언트-서버 환경에서는 윈도우라는 그래픽 운영체제 환경하에서 SDK(software development kit)라는 라이브러리를 이용하여 C언어를 사용하여야 했으며 서버와의 통신을 위해 SQL*Net과 같은 데이터베이스 연결 드라이버를 활용해야 했다. 이는 전혀 새로운 환경에서의 개발을 의미했다. 윈도우의 멀티태스킹 로직으로 인해 시스템 개발 난이도는 메인 프레임에서의 단순한 비즈니스 로직 개발과는 차원이 달랐다.

따라서 시장에서 필요한 능력을 갖춘 개발자의 공급이 매우 부족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 이때 등장한 개념이 4세대 프로그래밍 언어(4th generation programming language), 소위 4GL이다. C언어를 3세대 언어라고 하는데 그 다음 세대의 언어를 의미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대표하는 것으로 파워빌더(PowerBuilder), 델파이(Delphi) 그리고 지금도 매크로 프로그래밍에서 사용되는 비주얼 베이직(Visual Basic)등이다.

특히 파워빌더를 이용하면 GUI 에디터를 기반으로 각종 객체를 드래그-앤-드롭 방식으로 끌어와 화면을 손쉽게 디자인할 수 있었다. 또 서버에 위치한 데이터베이스와의 연결을 제공했고 비즈니스 로직은 자체 스크립트 언어를 통해 쉽게 구현할 수 있었다. 이는 C와 SDK를 이용한 개발과 비교하여 엄청난 생산성과 낮은 개발 난이도를 제공했다. 그 결과 1990년대 중반 이후 웹 기반의 시스템 환경이 주류가 되기 전까지 많은 SI 프로젝트에서 개발 플랫폼으로 채택됐다.

하지만 오늘날 웹서버와 브라우저가 정보시스템의 기본 인프라가 되고, 3-티어 이상의 구성이 시스템의 표준 아키텍처로 자리잡게 되면서 파워빌더는 더 이상 사용하지 않게 됐다. 오히려 지금까지 남아 있는 파워빌더 기반의 정보시스템은 이를 사용하는 기업에게 막대한 기술부채를 안겨주는 상황이다.

지금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로우 코드 개발 플랫폼이 지금으로부터 30년 전인 1992년에 등장한 파워빌더와 무엇이 다를까? 아니 당시의 파워빌더보다 더 나은 로우 코드 플랫폼이 있는가? 당시 파워빌더는 2-티어 기반의 클라이언트-서버 환경이 요구하는 거의 모든 기능을 제공하였으며 C와 SDK를 이용하여 개발할 수 있는 시스템의 많은 부분을 담당할 수 있었고 학습 난이도도 낮았다.

오늘날 대안으로 언급되는 로우 코드 개발 플랫폼에 대해 생각해보자. 웹 기반의 3-티어 아키텍처가 기본이 된 세상에서 최근에는 컨테이너와 이를 클라우드에 적용하는 환경까지 대단히 복잡한 시스템 아키텍처가 혼재되어 있는 상황이다. 또한 웹 환경을 다양한 구성요소로 이루어진 복합 환경이 대부분이다. 그리고 여기에 다양한 디바이스의 모바일 웹까지 고려해야 한다.

로우 코드 플랫폼에 대해 관심은 많지만 대표적인 로우 코드 플랫폼을 하나 꼽으라면 무엇을 꼽을 수 있는가? 원래 개발자들은 자신이 개발하고 있는 환경에 대해 민감하다. 개발자의 생명은 시장의 수요와 공급 상황과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닷넷과 같이 한때 웹 시스템 개발 환경의 대표적인 플랫폼이 자바 환경이 득세함에 따라 개발자들이 이탈하여 시장에서 개발자를 구하기가 어려워지게 되는 이유다.

그런데 로우 코드 플랫폼, 그것도 아직 시장을 주도할 만한 대표적인 플랫폼이 없는 상황에서 특정 플랫폼을 선택하고 이를 기반으로 시스템을 개발하고자 한다면 어떠한 개발자들이 뛰어들까? 아마도 신입이거나 또는 자신의 주 특기가 확립되지 않은 개발자들일 가능성이 높다. 

물론 상대적으로 쉬운 개발 환경이기에 조기에 생산성을 일정수준 확보할 수 있겠지만 이들이 언제까지 특정 로우 코드 개발 환경에서 머무를까? 그리고 이러한 특정 로우 코드 플랫폼으로 개발된 정보 시스템의 중장기적 운영 및 유지보수 문제는 또 어떤 상황에 처할까
 
로우 코드 개발 플랫폼이 갖추어야 할 조건을 생각해본다. 개발 생산성, 개발 적용 범위, 프론트엔드/백엔드 적용성, 확장성, 운영 및 유지보수, 학습 난이도 등 여러 측면에서 갖추어야 할 조건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하고 핵심적인 조건은 개발자를 얼마나 끌어 모을 수 있는가 하는 문제다. 그리고 이 문제는 시장을 주도할 가능성이 뚜렷한 로우 코드 플랫폼이 등장하기 전까지는 쉽지 않다.

파워빌더는 1990년대 클라이언트-서버 시스템 개발 프로젝트에서 가뭄에 단비와 같은 솔루션이었다. 수많은 개발자들이 있었으며 다양한 분야에서 시스템 개발 도구로 활용되었다. 개발자 구인난이 일시적인 아닌 장기간에 걸친 이슈로 정착되는 오늘날, 파워빌더의 뒤를 잇는 훌륭한 로우 코드 개발 플랫폼을 접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

* 정철환 이사는 삼성SDS, 한양대학교 겸임교수를 거쳐 현재 그룹 IT 계열사 이사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는 <SI 프로젝트 전문가로 가는 길>과 <알아두면 쓸모 있는 IT 상식>이 있으며, 삼성SDS 사보에 1년 동안 원고를 쓴 경력이 있다. 한국IDG가 주관하는 CIO 어워드 2012에서 올해의 CIO로 선정됐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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