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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O / HR / 리더십|조직관리

IT 리더의 '새 미션'··· 기업문화와 직원경험을 가상에서 재현하라 

2020.10.15 Beth Stackpole  |  Computerworld
여러 IT 기업들이 가상 환경에 기업 문화를 재현하고 있다. 직원 몰입도를 높이고 협업을 촉진하기 위해서다.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됐던 지난 3월 중순, 미국 핀테크 기업 에노바 인터내셔널(Enova International)의 IT 팀은 전 직원 700명을 원격근무 체제로 전환하고자 전력을 기울였다. 초기에는 직원 몰입도가 높았고, 모두가 원격근무 효율을 극대화하고자 합심했다. 하지만 팬데믹이 장기화되면서 초기의 열정은 차츰 희미해지기 시작했다. 

에노바의 직원들은 동료와 직접 만나지 못하는 것부터 시작해 맥주와 와인이 가득 채워진 휴게실, 무료로 제공되는 네일, 마사지, 미용 서비스까지 각종 사내 복지를 누리지 못해 아쉬워했다. 
 
ⓒGetty Images

이에 따라 에노바는 직원들의 만족도, 몰입, 생산성은 물론이고 직원 경험을 중시하는 문화를 유지하기 위해 물리적인 혜택과 기업 문화를 가상 세계에서 재현하는 방법을 찾아야만 했다. 

에노바처럼 우수한 근무 및 복지 환경을 갖춘 ‘일하기 좋은 기업’들이 뉴노멀(new normal)에 대응해 세심하게 기업 문화를 재창조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를테면 이전에는 밤늦게까지 야근한 동료와 식사를 하고 술을 마셨다면, 이제는 가상 술자리(Virtual Happy Hour)를 갖는다. 줌으로 함께 요리하거나 와인, 독서 등을 즐기기도 한다. 달리기, 자전거 타기, 요가 클럽 또한 온라인으로 옮겨졌다. 직장에서 함께 운동이나 게임을 즐기던 동료들은 가상의 친구가 됐다. 

다시 말해, 기업들은 자유로운 소통 및 친목 활동(watercooler engagement)을 온라인 환경에서 재현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 더 나아가 새로운 업무 방식으로 인해 생산성이 저해되지 않고 협력 문화가 확산될 수 있도록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인사이더 프로(Insider Pro)와 컴퓨터월드(Computerworld)가 선정한 ‘2020년 일하기 좋은 IT 기업(Best Places to Work in IT)’에서 에노바는 중소기업 부문 11위를 차지했다. 

에노바의 최고 기술 책임자(CTO) 겸 최고 애널리틱스 책임자(CAO)인 조 드코스모는 “협업과 몰입을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 창의적인 방식으로 접근했다”라면서, “원격근무에서는 각종 사내 복지를 누릴 수 없다. 하지만 문화는 여전히 그대로다. 팀원들은 재량에 따라 자신의 시간과 업무를 관리할 수 있다. 또한 우리는 혁신과 창의성을 장려한다”라고 말했다. 

식사 중 대화(Kitchen-table conversation)
그에 따르면 에노바가 직원들의 몰입을 높이기 위해 시도했던 방법 중 하나는 기존 ‘직원 리소스 그룹(employee resource groups)’을 활용하는 것이었다. 커뮤니티를 만들어 대화를 나누는 여성과 흑인, 히스패닉계 직원들의 그룹을 예로 들 수 있다. 

 
ⓒEnova International, Inc.
이들은 정기적으로 만나 여러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나눈다. 드코스모는 “점심이나 저녁 식사 자리에서 이야기할 만한 것에 관해 서로 대화를 하도록 유도했다. 이는 큰 도움이 됐다”라고 덧붙였다. 

‘2020년 일하기 좋은 IT 기업’에서 중소기업 부문 23위를 차지한 백업 소프트웨어 회사 빔(Veeam)은 이전부터 사무실 없이 가상으로 운영해온 덕분에 원격근무 체제로의 전환이 수월했다고 최고 마케팅 책임자(CMO) 짐 크루거는 전했다. 

하지만 동시에 빔의 HR 부서는 ‘동료애’를 강화할 수 있는 재미있고 몰입도 높은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전력을 기울였다고 그는 밝혔다. 

이 과정에서 새롭게 만들어진 프로그램이 ‘커피 룰렛(Coffee roulette)’이다. 이는 서드파티 앱을 통해 매칭된 직원들끼리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갖는 가상의 커피 휴식(coffee break)이다. 여기에 더해 온라인 노래방, 퀴즈 게임의 밤, 화상으로 레시피 공유하기, 가상 북클럽 등도 제공됐다. 

크루거는 “복도에서 나누는 대화 같은 것들을 재현하려고 하고 있다. 예전처럼 복도에서 마주쳐 자유롭게 대화할 수 없기 때문이다. 더욱더 협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여러 부서의 사람들이 서로를 알아가도록 지원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원격 학습(Learning at a distance)
빔은 원격근무에 적합한 방식으로 직원들의 학습 및 커리어 개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를테면 빔 직원들은 다양한 비즈니스 툴, 기술, 전략에 관한 학습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온라인 플랫폼 스킬소프트(Skillsoft)의 퍼시피오(Percipio)를 이용할 수 있다. 또한 직원들이 수립한 목표를 1대1로 조언받는 멘토링 프로그램을 확대했다. 

 
ⓒVeeam Software
크루거는 “팀원들이 멀리 떨어져 있긴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됐을 때 이전에는 없었던 새로운 전문성을 하나 이상 키울 수 있도록 계속해서 서로를 고무하고 있다. 무엇이든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라면서, “우리는 관심사와 학습 내용, 도전 과제 등을 공유하고 서로 질문할 수 있는 마이크로소프트 팀즈 채널을 만들었다”라고 말했다. 

에노바는 오랫동안 진행해왔던 여러 교육 프로그램을 지속하기로 결정했다. 예를 들면 가상 환경으로 바꾸기는 했지만 여름 인턴십 프로그램은 물론이고 직원들이 한 달 동안 역할을 바꿔보는 기술 교환 프로그램도 실시한 것이다. 

새로운 기술이나 연구 프로젝트를 제안하고, 선정되면 해당 프로젝트를 독자적으로 추진해볼 수 있는 기술 펠로우십과 혁신 프로그램도 계속 진행하고 있다. 드코스모스는 “팬데믹이 장기화될수록 우리는 이러한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커뮤니케이션과 유연성이 핵심이다
과거 그 어느 때보다도 전사적인 수준에서의 커뮤니케이션이 더욱더 중요해졌다. 

 
ⓒUltimate Software
‘2020년 일하기 좋은 IT 기업’에서 대기업 부문 1위를 차지한 HR 소프트웨어 회사 얼티메이트 소프트웨어(Ultimate Software)의 최고 기술 책임자 존 마차도는 “전 직원이 참여하는 가상 타운홀 미팅(town hall meetings) 횟수를 대폭 늘렸다. 또한 월 혹은 분기 단위로 실시하던 리더십 미팅을 매주 실시해 경영진과의 Q&A 시간을 늘리고, 직원들에게 효과가 있는 부분과 없는 부분에 관한 피드백을 제공하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그는 이를 통해 경영진과 부서 책임자가 직원들과 자주 대화를 나누도록 유도했다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같은 사무실에 있고 언제든 만날 수 있는 상황에서는 이런 ‘연결’을 당연하게 여긴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모든 직원이 물리적, 심리적 그리고 몰입 측면에서 어떤 상태인지 확인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원격근무에서는 물리적으로 함께 근무하지 못하기 때문에 더 높은 몰입과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지만 동시에 일과 삶의 경계가 모호해지기 때문에 휴식을 적절하게 장려해야 한다. 또한 직원들이 일과 가족 돌봄을 병행해야 하기 때문에 업무 시간을 유연하게 조정할 수도 있어야 한다. 

 
ⓒAvanade Inc
‘2020년 일하기 좋은 IT 기업’에서 중소기업 부문 7위를 차지한 클라우드 서비스 회사 아바나데(Avanade)는 유연근무제를 기업 문화의 기본 요소로 간주한다. CIO 밥 브런스는 팬데믹 기간 동안 유연근무제가 훨씬 더 중요해졌다고 진단했다. 

이어서 그는 “직원들이 본인과 가족을 챙길 수 있도록 유연성을 제공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이런 유연성을 계속해서 유지하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고 판단한다”라고 덧붙였다. 

결론적으로, 물리적인 업무 공간이 사라지는 가운데 일하기 좋은 가상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빈번하고 개방적이며 직접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신뢰를 구축해야 한다. 

드코스모는 “최대한 투명해야 한다”라면서, “사람들이 건강부터 행복, 자녀들의 등교 여부까지 많은 것들을 극복하려 애쓰고 있다. 따라서 기업은 커뮤니케이션이 계속될 수 있도록 더욱더 고군분투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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