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이 빠르게 변화하는 만큼 IT 리더가 비즈니스 전략에 대해 생각하는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특히 헬스케어 분야라면 성공적인 발전하기 위해 경쟁사와의 입장을 명확히 구축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일 수 있다.
10년 전 비즈니스 선도 기업들은 대부분 자동화에 집중했다. 비용 절감, 리스크 감소, 효율성 증대를 기술 투자의 주요 목표로 삼았기 때문이다.
지금은 세상이 달라졌다. 물론 기술은 여전히 비용 효율성을 높여야 하지만 동시에 수익을 창출해야 한다. CIO와 기타 기술 리더가 기술 비용을 억제하는 것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수익과 경쟁력을 높이는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보다 기업가적 사고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미다.
기술 중심 전략 수립
계획 없이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으며, 성장을 목표로 하는 기업의 IT 조직에게 계획이란 효과적인 기술 중심의 성장 전략을 개발하는 것이다. 기술은 비즈니스의 모든 부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좋은 전략은 연쇄 반응을 일으켜 회사의 가치 제안을 바꾸고 비즈니스 모델, 운영 모델, 엔터프라이즈 아키텍처를 변화시킨다. 만약 비즈니스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면, 기술 리더들이 먼저 경쟁 환경을 살펴본 다음 시장의 변화 요인이 무엇인지, 경쟁 환경에 어떤 역학 관계가 영향을 미치는지 질문할 것을 권한다. 엄격한 분석을 마치고 나면 기술이 경쟁에 대한 사고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꿔 놓았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헬스케어 산업 현황
기술이 업계의 규칙을 바꾼 헬스케어 산업을 예로 들어본다. 이 산업은 일반적으로 의사를 고용하고 환자를 치료하는 병원, 센터 등의 공급자와, 건강 보험 또는 부가 서비스를 판매하는 회사 등의 지급인으로 분류된다. 미국에서는 2020년 팬데믹이 공급자와 지급인 모두 스스로를 재창조하는 계기가 됐다. 이들은 가상 의료, 원격 환자 모니터링, 정신 건강 서비스, 가상 임상시험 등의 디지털 의료 제품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이런 기술 기반 제품 및 서비스는 앱을 통해 기존 서비스의 일부로 제공되거나 새로운 애드온 구독 서비스로 환자 또는 회원에게 제공된다. 또한 과거에는 판매하지 않았던 서비스가 새로운 수익원이 되거나 기존 수익원의 주요 차별화 요소로서 환자 및 회원의 만족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장벽이 허물어지면서 기업들은 이런 신흥 영역에서 야심 찬 매출 성장을 목표로 삼기 시작했고, 다른 산업에서도 비슷한 트렌드가 나타났다. 금융 서비스에서는 리테일 은행이 더 많은 서비스를 온라인으로 전환하는 한편 그 범위를 확장해 고객에게 재정적인 조언자가 되고 재정 건강을 돕고 있다. 통신 및 미디어 분야에서는 기술 기업이 콘텐츠 제작자가 되고, 미디어 기업이 자체 TV를 판매하며, 휴대폰 사업자가 네트워크 공간과 자본 비용을 공유하는 등 융합 속도가 어지러울 정도로 빨라지고 있다.
새로운 지형
그러나 특히 헬스케어 관련 기업에게 있어 새로운 기술 중심의 전략은 프로세스나 서비스의 변화 이상을 의미하며, 경쟁 구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킨다. 헬스케어 업체는 미디어 업체와 마찬가지로 익숙한 경쟁사뿐만 아니라 아마존이나 애플처럼 디지털 의료 분야에 진출한 주요 기술 기업과도 갑자기 경쟁하게 됐다.
따라서 이제 헬스케어 기업은 새로운 산업, 비즈니스 모델, 그리고 잠재적으로 위협이 될 수 있는 새로운 비즈니스에 대해 이해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또한 새로운 방식으로 인재를 고려해야 하며, 기술 기반 기업과 경쟁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엔지니어링 인재를 채용해야 할지도 고민해야 한다. 또 혁신을 지속하는 데 필요한 제도적 기술 지식을 어떻게 빨리 얻을 수 있을지에 대한 문제도 있다. 물론 이런 질문의 배경에는 만성적인 인재 부족 문제를 겪는 헬스케어 업계 상황이 있다.
경쟁사를 협력사로 다시 생각하기
이런 요구에 직면한 기업은 유망한 분야를 조기에 포기할 가능성이 있다. 이때, 보다 신중하게 접근하고 더 나은 전략을 구축하려면 기술 기업을 경쟁자로 생각하지 않고 잠재적인 파트너로 생각하는 것이 핵심이다.
헬스케어 기업은 기술 기업에 부족한 산업 및 의료 지식이 있다. 헬스케어 기업과 기술 기업은 함께하면 각자의 역량보다 더 크고 새로운, 가치 있는 파트너십을 구축할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다. 헬스케어 기업은 기술 기업을 벤더가 아닌 리스크, 보상, 지적 재산권을 공유하는 파트너로 인식함으로써 기술 기업과 함께 시장 진출 기회를 창출할수 있다.
실제로 이런 사례가 많이 있다. 메이요 클리닉(Mayo Clinic)과 같은 의료 기관은 구글, 에픽과 같은 거대 기술 기업의 지원으로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을 운영해 시장 출시를 앞당기고 있으며, 가상 의료 기업 힘스&허스(Hims & Hers)는 하트포드 헬스케어, 마운트 사이나이 헬스 시스템, 프리비아 헬스 등과의 파트너십을 맺고 대면 진료 전반에 걸쳐 협력하고 있다. 이 외에도 업계 전반에 새로운 파트너십이 계속 생겨나고 있다. 커뮤니티 케어, R&D, 새로운 정신 건강 서비스, 유전학, 바이오 제약 등 분야를 막론하고 새로운 서비스와 제안으로 무장한 전략적 디지털 의료 파트너십이 등장한다.
이런 유형의 파트너십을 통해 기업은, 업종에 관계없이 새로운 기술 중심의 성장 전략을 개발할 탄탄한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이를 위해 고려해야 할 몇 가지 핵심 사항을 소개한다.
• 기술 기업은 협력 파트너 수가 제한돼 있으므로 올바른 가치 제안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 기업은 전문성, 리소스, 인재 측면에서 상호 보완적인 역량을 가져야 한다. 여러 회사에 걸쳐 교차 기능팀을 구성해 각 조직이 가진 역량의 잠재력을 극대화하면, 조직 전반의 장려책을 상호 이익이 되는 성과와 연결시킬 수 있다.
•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에 대한 비전을 파트너와 공유하고 상호 신뢰와 존중이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기술 중심의 성장 전략은 이를 위한 기준을 정의하고 조율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 모든 전략은 고객을 우선시한다. 정형화된 고객 상호 작용을 맞춤형, 지능형 고객 경험 여정으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 기술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과 해당 서비스의 소비자를 연결하는 데 중점을 두는 역량을 구축한다. 이런 역량은 예측 가능한 리스크/보상 시나리오를 통해 변화하는 결과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 거버넌스와 관련해서는 각 회사의 투자금과 목표 미달성에 따른 페널티에 대한 책임 소재의 균형을 맞추는 리스크/보상 계약에 중점을 둔다.
이런 요소는 모두 구체적인 비즈니스 성과와 연결돼야 하며, 이상적으로는 매출과 성장을 직접적으로 견인하는 성과와 연결돼야 한다. 기술 중심의 성장 전략은 새로운 경쟁 환경에서 가치 있는 협력자를 발굴하는 최선의 가이드가 될 것이다.
* Jenica McHugh는 기술 중심 매출 성장, 기술 운영 모델 등을 담당하는 전략 전문가다. 현재 액센츄어(Accenture)의 기술 전략을 이끌고 있다. ciokr@id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