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1: 산업혁명 시대, 당신은 방직공장 사장이다. 숙련된 노동자를 고용할 것인가? 방직기계를 도입할 것인가?
상황2: 새로운 IT시스템을 개발하는데 두가지 옵션이 있다. 하나는 챗GPT를 사용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신입 인턴과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것이다. 당신의 선택은?
상황3: 당신은 인간적인 매력과 감성이 뛰어나다고 한다. 최근 어려운 프로젝트를 우여곡절 끝에 완료했다. 올해 인사고과는 AI와 사람의 평가 방식에서 선택이 가능하다. 당신의 선택은?
대전환의 시대에 살고 있다. 대전환은 기존 질서와 다른 새로운 시대가 도래함을 의미한다. 그 동안 쌓아온 지식과 상식의 대처가 다르며 축적의 단절을 의미한다. 역사적으로 르네상스가 사회적, 기술적 변환점을 만든 바 있다. 르네상스는 중세의 신(God) 중심적 세계관에서 인간 중심적 세계관으로 전환되는 시점이 되었다.
르네상스 시기는 인간 중심의 인문주의(Humanism)의 발흥기였고 인간의 가치와 잠재력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인간의 지성과 감성이 중요하게 부각되었다. 한편 실증적 연구가 발전하면서 과학과 자연세계에 대한 체계적 연구가 시작되었고 과학적 방법론과 실험과 관찰을 통한 지식의 통찰과 축적이 시작되면서 근대과학의 기초와 근대 산업혁명의 기반을 마련했다.
러다이트와 스윙봉기 - 노동자의 권익을 열다
산업혁명은 인류의 혁신과 발전을 이끌었지만 사회, 경제체제의 전환과 충돌을 야기했다. 산업혁명은 기존의 수공업적 생산 방식을 공장 제조방식으로 대체하였다. 인간의 노동력에 의존된 생산이 기계적 노동의 전환되면서 실업문제가 발생했다. 많은 수공업 노동자와 소작농이 일자리를 잃었다. 이는 기존의 인류역사에서 경험하지 못한 일이었다. [그림1]에서 기술의 발달에 따른 반대 시위를 볼 수 있다.
[그림1] 기술의 발달 그리고 반대 시위
기계 도입 반대 운동이었던 러다이트는 이후 노동자의 권리와 처우를 확보하려는 노동 운동의 기틀을 마련하는 계기가 되었다. 초기에는 강력한 진압이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기계 도입이 확산되었고 기계의 도입으로 블루칼라의 노동자 계급이 탄생했다. 근로 계약 기반의 노동 조건 개선 및 노동자 권리보호를 위한 법적 제도의 발전을 촉진하게 되었다.
스윙봉기(Swing Roits)는 농업 노동자의 기계 도입으로 인한 일자리 위협에 대한 저항이었다. 이후 지주들은 기계 도입의 속도를 조율하고, 농민들을 고려한 사회적, 경제적 개혁을 함께 고려하게 되었다. 이후 농민들은 도시로 이주하며 현장 노동자로 합류하게 된다. 기계의 도입의 혜택이 일부 계층에 집중되자 사회적 평등과 정의를 위한 인식이 높아지고 개혁방안의 논의가 이어지게 되었다.
반(反) 구글 우버 그리고 자율주행차 - 데이터 주권과 공정한 규제의 시대로
2013년 반 구글 시위는 글로벌 기업의 정보 독점과 개인 데이터 보호에 대한 불만으로 개인의 프라이버시와 보안에 대한 인식을 촉발시킨 사항이다. 그 결과 유럽의 개인정보 보호 가이드GDPR(General Data Protection Regulation)가 만들어졌고, 이는 우리의 마이데이터법에 영향을 주게 된다. 반 구글 시위는 정보사회 발전에 있어 중요한 전환점이었다.
글로벌 기업의 정보수집에 대한 투명성과 책임성이 요구 되었으며 데이터 수집, 사용, 저장, 공유 식에 대한 정책의 명확성과 사용자에게 통제권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그 후 데이터 프라이버시와 보안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기업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강화하며, 분산형 기술과 오픈 소스 운동을 촉진하는 등의 영향을 이끌게 된다.
반 우버 시위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세계 택시기사의 차량 공유 서비스 도입에 반대하는 시위였다. 기존 택시 운전자들의 불만은 다양한 규제와 비용을 준수해야 하는 반면, 우버는 규제에서 벗어나 공정한 경쟁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올해 샌프란시스코에서 자율주행차의 카메라 인식을 못하게 하거나 심지어는 불태우는 일이 발생했다. 새로운 기술은 기존 산업과 충돌하는 면이 있어 새로운 플랫폼의 혁신과 서비스의 사회적 균형점을 찾는 노력이 필요성이 대두됐다.
인공지능 모멘트 – 휴머니즘의 재정립
컴퓨터가 도입되면서 물리적 작업서 분석, 설계와 관리 등의 사무적 업무가 증가했다. [그림 2]에서 시간의 흐름에 따른 기술혁신과 새로운 직업의 발전과 탄생을 볼 수 있다. 화이트칼라 직업은 유연한 근로 시간과 근무 조건이 적용되는 특징을 가진다. 블루칼라 직업으로 대중 교육이 확산되었고, 화이트 칼라 직업의 증가와 함께 특정 전공이나 전문지식을 활용하는 업무로 세분화되었다.
[그림2] 기술혁신과 새로운 직업
즉 인터넷과 모바일의 발전은 생산기지의 이전을 가속화했고, 자동화를 늘렸다. 화이트칼라 직업의 수요가 늘어나며 블루칼라 직업에서 화이트칼라 직업으로 전환이 발생했다.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되어도 새로운 직업 전환이 어려워지면 실업에 직면하게 된다.
이제 챗GPT4o 시대로 접어들며 뉴칼라 또는 골드칼라 직업군이 주류화될 전망이다. 이 직업군은 정보기술과 인공지능, 빅데이터, 로봇과 드론, 자율시스템에 대한 첨단 기술의 이해를 요구하며, 신기술을 기반으로 산업 도메인 지식으로 융합적 부가가치 창출을 시도한다.
인공지능이 재편하는 시장의 변화가 급가속화되고 있다. 전환의 시기에는 부의 불평등과 교육의 불평등이 함께 발생한다. 적절한 대안이나 조율, 사회적 합의가 없다면 대전환의 시기에 실업은 필연적일 수 있다. 이제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판단은 챗GPT와 같은 인공지능이 더 잘 할 가능성이 높다. 분명 AI는 인간이 만든 유익한 도구다. 하지만 지금은 인간의 잠재력과 가치를 재점검하고 인간 중심의 세계관을 다시 고민해야 한다. 다시 한번, 르네상스.
* 최형광 교수(hk.choi@ssu.ac.kr)는 숭실대학교 일반대학원 AI·SW융합학과에서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ciokr@id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