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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혼동은 그만··· 윈도우 '혼합현실' 헤드셋은 그저 VR 헤드셋

2017.10.23 Hayden Dingman  |  PCWorld
10월 17일,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 10 가을 크리에이터 업데이트를 공개했다. 추가된 많은 새 기능 중에서 유독 중요한 것은 윈도우 혼합 현실일 것이다. 그리고 가을 크리에이터 업데이트 공개에 때맞춰 마이크로소프트의 첫 윈도우 혼합 현실 헤드셋이 출시됐다. 에이서, 레노버, HP, 델 등에서 내놓은 것이다.

아마 이런 생각이 들 것이다. “가상현실(VR)도 들어보고 증강현실(AR)도 들어봤는데, 혼합현실(MR)은 대체 뭐지?” 이 시점에서 윈도우 혼합현실이란, 첫 출시된 헤드셋만 놓고 본다면, 오해의 소지가 있는 유행어에 지나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현재로서는 그냥 VR일뿐
마이크로소프트가 말하는 “혼합현실”은 야심에 차 있고 미래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을 모두 아우르는 말이다. 필자가 이해하기로는 VR 헤드셋과 AR 헤드셋의 기능을 하나의 디바이스, 즉 진정한 “MR” 헤드셋으로 합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인 것 같다.

그러나 아직 그 단계에는 이르지 못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현재 나와 있는 헤드셋과의 구분을 위해 사용하는 “혼합현실”이라는 말은 혼란을 불러일으킨다. VR 모드와 AR 모드를 이중으로 갖춘 “MR” 헤드셋이 아니기 때문이다. 홀로렌즈(HoloLens) 같은 홀로그램도 없고 시야 방해 없이 주변을 볼 수도 없다. 홀로렌즈 자체 밖에서는 혼합 현실의 최신 ‘증강’ 현실 기능은 윈도우 10 PC의 소프트웨어로 한정된다. 물체를 노트북의 실제 세계로 투사해 주는 혼합현실 뷰어(Viewer) 앱과 페인트 3D 등이 대표적인 소프트웨어이다. 하지만 증강현실이라고 보기에는 아무래도 무리인 것 같다. 해당 물체는 주변에 엉성하게 갖다 붙인 이미지에 불과하며 사용자와 상호 작용이 안되기 때문이다.

최초의 “윈도우 혼합현실” 기기는 의심할 여지 없이 VR 헤드셋이다.

최초의 윈도우 혼합현실 헤드셋(아래쪽)은 기능적으로 HTC와 오큘러스의 VR 헤드셋과 비슷하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레퍼런스 디자인이 현재 시중에 나와 있는 다른 VR 헤드셋과 다른 것은 사실이다. 무엇보다도 윈도우 혼합현실 헤드셋은 전면에 부착된 카메라를 통한 인사이드아웃(inside-out) 위치 추적에 의존한다. 따라서 마이크로소프트의 헤드셋은 최소한의 설치만으로 사용할 수 있다. 반면, 오큘러스 리프트와 HTC 바이브는 사용하기 전에 별도의 베이스 스테이션을 배치해야 한다.

설치 면에서 탁월한 마이크로소프트의 제품이 성능도 탁월할까? 간단히 대답하자면 “그렇지 않다.” 인사이드아웃 추적은 한 가지 문제(베이스 스테이션)는 해결하지만, 정확성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손 위치 관련 문제가 있다. 시간을 두고 공개 모델을 사용해 본 후에 더 자세한 사용기를 작성하겠지만, 필자의 의견이 크게 달라질 것 같지는 않다.

어쨌든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더 큰 문제는 처음 공개된 마이크로소프트 헤드셋은 “혼합현실” 헤드셋이 전혀 아니라는 점이다. 헤드셋 자체가 완전히 둘러 막혀 있고 불투명하며, 내부 화면에는 사용자가 상호 작용할 수 있는 디지털 세계가 생긴다. 이런 점에서는 리프트나 바이브 헤드셋과 하나도 다를 바 없다. 이들이 “MR 헤드셋”이라고 불리는 것을 들어본 적이 없다. VR이기 때문이다.

혼란을 부르는 용어 “혼합현실”
마이크로소프트가 사용하는 혼합현실이라는 말은 쓸데없이 혼란을 야기한다. 친구와 동료들은 물론 심지어 다른 기술 담당 기자들 사이에서도 이러한 혼란이 나타나는 것을 목격했다. 이 용어에 마치 어떤 약속이라도 담겨있는 듯 하다. 즉, 이런 헤드셋에는 홀로렌즈 스타일의 증강현실 기능이 포함되어 있다고 여겨지는 것이다. 만일 이 기기가 최신 장르에 적합하지 않다면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를 그냥 VR 헤드셋이라 부르는 것으로 끝내지 않겠는가?

혼합현실 헤드셋 전면 카메라의 주 기능은 델 바이저와 마찬가지로 사용자 모션 컨트롤러를 추적하는 것이다.

물론 그래야 마땅하지만 아직 그렇게 하지 않고 있다. 마케팅 때문인지 아니면 기업 유행어 만들기의 광기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기기에는 이름 상으로 있어야 할 것이 아직 존재하지 않으며 앞으로도 오랜 기간 동안 존재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홀로렌즈 가격은 개발 키트만 3,000달러인데 원하는 방식으로 겨우 작동할까 말까 하는 수준이다. 추적기 없는 VR과 AR이 같은 헤드셋에 공존하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

가장 근접했다고 본 것은 캐스트AR(CastAR)이었다. 독점 기술을 적용한 반사면을 통해 AR을 약속할 뿐만 아니라 사실상 고급 커버에 가까운 것을 부착하는 방식으로 같은 기기에 VR도 제공한다. 그러나 이론적인 것에 불과한 것으로 알고 있다. 캐스트AR의 VR 기능이 시연된 것은 본 적이 없다. 게다가 회사는 더 이상 존재하지도 않는다.

사라진 가격 경쟁력
속지 않도록 주의가 요망된다. VR 헤드셋을 기대하고 마이크로소프트의 신형 기기를 산다면 괜찮지만 굳이 출시 직후에 살 필요는 없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헤드셋은 윈도우 10 스토어에 있는 제품만 쓸 수 있으며 스팀(Steam) VR 지원 패치가 나오려면 몇 달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즉, 지금 즐길 수 있는 VR 경험은 제한적이다. 윈도우 폰 수준의 지원이라고 보면 된다. 이미 바이브나 리프트를 보유한 사람에게는 두 배로 짜증나는 상황이다. 왜냐하면 이미 구매한 경험도 지금 당장은 즐길 수 없고 최소한 11월 말이나 12월까지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오큘러스 리프트 가격이 최근 400달러로 인하된 것도 마이크로소프트 입장에서는 악재다. 한 때 마이크로소프트가 기존 VR 헤드셋에 비해 가격 면에서 크게 유리한 것처럼 보인 적도 있었지만, 이제 윈도우 혼합현실 기기는 MR 컨트롤러와 함께 구입할 경우 심지어 저가 모델조차도 리프트 가격을 넘어 선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주력 상품으로 미는 에이서 모델은 아마존에서 컨트롤러 포함 399달러에서 판매 중이며, 레노버 익스플로러(Explorer) 역시 같은 가격이다. HP와 델의 WMR 키트 판매가는 449달러인 반면, 11월 6일 출시 될 삼성 오디세이(Odyssey)는 최고가인 499달러에 판매될 예정이다. 또한, 오큘러스 리프트와는 달리, 대부분의 혼합현실 헤드셋에는 통합 오디오가 없다.

리프트나 바이브 대신 구매하고자 한다면 말리지는 않겠다. 단, “혼합현실” 경험은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그렇지 않으면 크게 실망할 것이기 때문이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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