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프데스크 직원을 멘붕시키는 12가지 질문들

1. “프린터기가 고장 난 것 같아요.” 헬프데스크에서 가장 흔하게 듣는 질문 중 하나며, 동시에 IT직원들이 다시는 듣지 않았으면 하는 질문이기도 하다. 프린터기가 작동하지 않는 것이 조악한 부품 탓인지, 프린터기를 잘못 사용한 사용자 탓인지, 아니면 프린터기에 낀 사탕 때문인지는(그렇다, 실제로 사탕 때문에 프린터기가 고장 나기도 한다) 상관 없다. 이 질문을 들은 센터 직원은 절망에 찬 한숨을 내쉴 수 밖에 없다. ‘PC Load Letter(프린터 에러 발생시 나타나는 문장)’는 사용자뿐 아니라 센터 직원들을 좌절하게 하는 문구기 때문이다.

2. “새로 산 핸드폰으로 이메일을 옮겨 놓고 싶은데요.” “회사 핸드폰 말고, 제 개인 핸드폰에 말이에요. 새 핸드폰에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도 옮길 수 있나요? 아 그리고, 우리 애들 사진도 좀 옮겨 주시고요. 전부 제 노트북에 저장돼 있거든요. 점심 시간 전까지 해주시면 정말 고마울 것 같네요.” 헬프데스크 직원들은 개인 비서가 아니다. 일상 속에 기술이 차지하는 범위가 넓어지면서, IT부서 직원들에게 개인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문제까지 부탁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게다가 회사 내에서 지위가 높은 사람이 그러한 요구를 해 올 경우, 지원 센터 직원들은 이를 거절할 수도 없어 곤란을 겪게 된다.

3. “제 컴퓨터 업그레이드 할 때가 되지 않았나요?” 이 애매모호한 ‘업그레이드’란 말은 정말이지 마법의 단어임에 틀림없다. 사용자들은 구체적으로 뭘 업그레이드 하려 하는지, 혹은 업그레이드를 통해 어떤 점이 달라지는지도 알지 못한 채로 막연히 업그레이드만 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 믿는 경우가 많다. 매니저(업그레이드 시 실제로 명령을 내려야 하는 상사)에게 얘기하라고 해도 소용 없다. 어차피 직접 와서 일을 해야 하는 건 직원임을 아는 사용자들이, 왜 성가시게 매니저를 조르겠는가? 마치, 헬프데스크 직원들은 하드 드라이브 RAM이나 CPU 용량을 커피에 샷 추가하듯 쉽게 추가할 수 있다고 여기는 듯 하다.

4. “이 시스템 업데이트 말인데요, 안 하면 안되나요?” 업그레이드에 대한 맹신만큼이나, 사용자들은 이상하리만치 업데이트를 귀찮아 한다. 컴퓨터를 켜거나 끄기 전 200초 가량 더 기다리게 만드는 ‘시스템 업데이트’ 같은 것 말이다. 대체, 이 업데이트가 위험한 버그를 없애주거나 시스템 보안을 개선시켜주는 것도 아닐 텐데 왜 자꾸 업데이트를 하라는 거지? 물론, 마이크로소프트 사용자가 한 달에 약 4,972번의 업데이트를 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러한 사용자들의 귀찮음도 이해 못 할 일은 아니다. 그렇다고 해도, 업데이트할 때마다 IT전문가에게 전화해 업데이트를 좀 빨리 진행시킬 수 없느냐고 따져선 안 되지 않겠는가.

5. “도와주세요! 비밀번호를 잊어버렸어요.” 네트워크 비밀번호를 잊어버려서 전화하는 것도 성가셔 죽겠는데(특히, 대부분 네트워크 비밀번호가 ‘password123’같은 단순한 것임을 생각한다면 더더욱), 자기 페이스북이나 프렌스터(Friendster), 또는 (설상가상으로) 애슐리매디슨닷컴(AshleyMadison.com) 계정 비밀번호를 잊어버리고 전화를 거는 사람은 어떻겠는가. 물론, 갈수록 비밀번호 설정 조건을 까다롭게 만들어 기억하기 어려운 비밀 번호를 만들게 하는 IT부서들 역시 이런 재앙에 일조했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6. “인터넷이 왜 이렇게 느려요?” 업계 종사자들 사이에서는 ‘한 번 알아 보겠습니다’라는 무성의한 대답을 하게 만드는 질문 1위로 널리 알려져 있다.

7. “계속 이상한 에러 메시지가 뜨네요. 고쳐 주실 수 있나요?” 이 질문은 에러 메시지에 대한 제대로 된 정보만 함께 말해 준다면 사실 문제 없는 질문이다. 정확히 어떤 메시지가 떴는지, 언제 그런 문제가 발생했는지, 혹은 문제가 발생할 당시 컴퓨터로 어떤 작업을 하고 있었는지 등과 같은 정보 말이다. 그렇지만 불행히도 대부분 사용자들은 낮에, 혹은 밤에 컴퓨터를 쓰다가 에러 메시지가 떴다는 사실 외에는 기억하지 못한다. 마치 “자동차에서 자꾸 이상한 소리가 나네. 정비소에 가 봐야 겠어…” 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8. “어제 안티바이러스 소프트웨어 업데이트했는데, 컴퓨터에 바이러스가 생겼대요.” 이런. 그 동안 IT부서에서 수 차례나 안티바이러스 업데이트인 척 컴퓨터에 침투하는 맬웨어에 대한 경고 이메일을 보냈지 않은가. 물론, 개중에는 정말 정교하고 속아 넘어갈 수 밖에 없을 듯 한 맬웨어들도 있다. 하지만 바로 그렇기 때문에 IT부서에서 경고 메일을 보내는 것 아닌가. 대체 왜 IT 부서에서 보낸 메일은 “설마 맬웨어가 침투하겠어”라고 생각하며 삭제해 버리면서, 안티바이러스 소프트웨어로 가장한 맬웨어의 경고 메시지는 그토록 열심히 읽는지 모르겠다.

9. “불법 다운로드 한 적 없어요. 정말이에요.” 아, 그렇다면 그 음침한 포르노 영상들은 원래 예전부터 하드 드라이브에 있었던 것들인 모양이다. 알 수 없는 발신자가 보내온 PDF 첨부 파일을 열거나 페이스북 친구들로부터 온 수상쩍은 링크들을 열어 본 것도, 당신이 아니라 다른 누군가였을 것이고 말이다. 대체 왜 당신이 한 행동을 이전 컴퓨터 사용자들에게 뒤집어 씌우는 것인가!

10. “그냥 필요 없는 것들만 삭제했을 뿐이예요.” 무슨 이유에선지, 사람들은 드라이버 아이콘을 보면 없애도 된다고 생각하는 듯 하다.

11. “받은 편지함이 꽉 찼는데, 어떻게 해야 하죠?” 주의 사항: 필요 없는 항목들을 삭제하라고 답변했다가는 예상치 못한 결과를 불러올 수도 있음.

12. “그냥 살짝 음료수를 쏟았을 뿐인데 고장 났어요.” 더 말해 뭐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