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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우리 결혼할까요? 동거할까요? - 방송엔지니어와 IT엔지니어

2012.08.27 박성환  |  CIO KR
요즘 방송국에는 노총각 노처녀가 너무나 많다. 신규채용 면접을 해보면 아예 일찌감치 결혼해서 입사하는 경우가 있고 보통은 입사 후 5년 이내에 결혼하지 않으면, 결혼은 뒷전이고 일과 결혼해서 화려한 싱글의 삶을 즐기는 직원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국가 장래를 위해서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EBS에서는 재미있는 강의를 마련했다.

인류 문명 시작 때부터 언제나 관심사인 남녀 간의 문제를 다루고자 ‘결혼의 심리’라는 주제로 접근했다. 강사는 <한국인의 심리코드>라는 책의 저자인 연세대 황상민 교수. 화두는 ‘당신에게 짝이 있습니까?’, ‘당신은 어떤 짝을 원하십니까?’, ‘우리는 왜 결혼합니까?’라는 질문들 이었다. 짝의 심리를 심리학자의 시각으로 다루었는데 결국 필자의 강의메모에 정리된 내용을 들춰보니 결론은 매우 간단하다. ‘인간의 모든 행동은 욕망 충족의 과정이다’라는 원초적 본능에 바로 그 해답이 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결혼은 웨딩이 아니라 생활이라는 점도 강조하였다. 우리는 하루 생활의 대부분을 직장에서 하고 있고, 그 이후에 개인 사생활을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제 우리 생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우리의 일자리에서 이 문제를 생각해 보자.

지금은 기술이 미디어를 바꾸는 시대라고 한다. 혹자는 기술이 세상을 바꾸고, 그 기술 때문에 점점 인간이 설 자리가 없어지는 아이러니 한 세상이라고 한다. 그것은 언제나 우리에게 요구되는 변화의 한 단면이라는 생각이다.

어찌 되었건, 필자가 방송엔지니어로 발을 디디던 20여년 전에는 각 기술영역별로 전문성을 인정받던 시절이었다. 당시에는 퍼스널 컴퓨터를 잘 다루는 것, OS를 잘 이해하는 것도 남다른 기술로 여기던 시절 이었다. 하지만 중대형 컴퓨터가 주종을 이루는 가운데 개인 PC의 변화를 보면서 필자는 이러한 기술로는 미래의 직업이 되지 않겠다는 생각에서 컴퓨터 분야에서 방송엔지니어로 자리를 옮긴 적이 있다. 인터넷 등장 이후 빠른 변화 속에서 IT분야는 몰라볼 정도로 변화를 가져 왔고, 지금은 인터넷 서비스, 전산 업무를 총괄하는 일을 하고 있다.

방송엔지니어들은 인터넷 서비스가 활성화 된 2000년경부터 다양한 측면에서 IT 기술의 접목을 시도 하였다. 하지만 아직도 방송기술의 업무영역과 IT 업무에 대한 부분은 불편한 동거를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이제는 거대한 변화의 물결 속에서 파도타기를 즐겨야 할 때가 되었다.

방송의 단방향 서비스로는 스마트 미디어 시대를 선도 할 수 없고, 시청자의 요구를 충족 할 수 없다. 이러한 점을 예측하고 방송사 기술연구소에서는 같이 모여서 ‘지상파형 스마트 TV서비스’라는 방송서비스와 인터넷 기술을 접목한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 내었다.

하지만 아직도 방송국에서 IT엔지니어는 주류가 아닌 것이 현실이다. 이제 미디어의 진화를 선도하는 방송국의 입장에서는 구성원들의 정서적 변화와 현실적인 마인드 변화에 대하여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흔히 자신의 전문 분야에 따라 생각이 너무나 다르다는 표현을 하곤 한다. 필자의 경험상에서도 이 말은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 하지만 현대 사회는 자신의 전공만을 내세우며 평생을 살아가기에는 너무나 짧은 변화 사이클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방송엔지니어는 IT엔지니어의 도움이 절실하고, 많은 컴퓨터 공학도들은 방송국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조직이란 물리적인 융합으로만 주어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 두 분야를 어떻게 조율해서 가져가는 것이 ‘발전의 도화선 혹은 촉매가 될 것인가?’가 과제다.

방송국에서 이들의 동거는 이미 시작되었다. 이제 남은 것은 ‘달콤한 동거기간의 희로애락을 어떻게 마무리 할 것인가?’하는 문제다. 나의 부족함을 채워줄 것이 명확하니 얼른 결혼하는 것이 좋은가? 아니면 필요한 만큼의 도움을 받으며 적당하게 자신들의 이익을 구하면서 무기한 동거를 하는 것이 옳은가? 이들의 결혼이 모두가 원하는 옥동자나 어여쁜 공주를 탄생시킬 것인가?

방송 분야에 몸담고 있는 필자로서는 이에 대한 고민을 하던 차에 심리학자의 강의를 들으며 이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었다. 결혼은 현실이라는 것이며 직장이라는 조직은 구성원이라는 객체가 모여서 형성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남자와 여자라는 복잡 미묘한 인간관계 속에 무한 책임을 느끼는 개인 간의 결혼과 조직의 목표 달성을 위한 해답은 다르다는 것이다. 조직은 늘 조직 개편이라는 것을 한다. 그것은 경쟁사회에서 새로운 변화를 선도하고 발전하기 위한 몸부림이다.

오늘날의 미디어 소비는 N스크린 서비스에서 찾을 수 있다. 그리고 스티브 잡스 이후의 변화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는 컨버전스라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준비해야 하는 점에서 해답을 구할 수 있다고 본다.

새로운 기술, 새로운 서비스는 없던 기술의 탄생이 아니라 개별 기술의 융합인 경우가 더 많다. 조직도 또한 이와 같은 것이다. 변화에 맞춰서 융합하고, 또 다른 변화에 맞추어 헤쳐 모이면서 우리는 변화라는 파도타기를 즐길 수 있어야 한다. 클라우드 서비스처럼 현재는 언제나 변화하는 과도기지만 어떤 물길을 타느냐에 따라 회사의 장래도 달라지고, 개인의 미래도 달라지는 법이다.

방송국에서는 변화의 파도에 올라 탈 수 있는 준비된 IT엔지니어를 기다리고 있다. 다만 한 가지 추가해야 할 것은 뛰어난 기술적 능력만으로는 부족하다, 콘텐츠를 생산하는 방송 조직에 맞는 유연한 사고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모든 국민, 나아가서 인터넷을 사용하는 모든 세계인이 우리의 고객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한국의 방송국에서 만든 우수한 콘텐츠들이 유튜브를 통해서 유통되고 있다. 이러한 콘텐츠들이 한류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무쌍한 미디어 시장에서 소셜미디어 서비스를 선도 할 준비된 IT엔지니어들을 방송국에선 찾고 있다. 이제 방송국의 모집 요강을 통해서 공개구혼에 나설 것이며 여러분의 능력에 따라 결혼이든, 동거든 새로운 미디어 플랫폼 개발에 큰 중책을 맡을 수 있을 것이다. 변화는 기술에서부터 온다는 점에서 엔지니어는 선구자가 되어야 한다.

*박성환 센터장은 한양대학교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EBS 입사 이후, 디지털방송 전환을 주도하였다. 대학원에서 방송영상학 및 MBA 과정을 통해서, 미디어와 콘텐츠 서비스 연구를 선도하여 기술연구소장을 거쳐 IT 분야 까지 총괄하는 EBS 스마트서비스센터장을 맡고 있다. 방송과 IT 융합 서비스를 통해 소셜미디어 시대의 콘텐츠 서비스 패러다임을 변화시키고 있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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