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가장 기대를 모았던 IT 제품을 돌이켜보자. 찬찬히 생각해보면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었던 경우가 오히려 많다. 안드로이드 태블릿 판매량은 부진했고, 세계 최대의 PC 제조사 HP는 잠시나마 PC 사업을 접는다는 판단을 내렸다. 닌텐도 3DS도 실패작이었고 회사는 결국 가격을 내려야 했다. 그러나 이러한 부진 속에서 승리를 거머쥔 이들도 분명 있었다. 승자라고 표현하기 부족함이 없이 10가지 제품을 살펴본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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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M 왓슨
승자라는 이름에 부족함이 없는 이름이다. IBM의 왓슨 수퍼컴퓨터는 제퍼디 퀴즈 쇼에서 3일 간의 도전 끝에 마침내 우승했다. 10개의 서버랙을 차지하며 2800개의 프로세서 코어를 탑재한 수퍼컴퓨터인 왓슨은, 인간 도전자들보다 더 빠르고 정확히 각종 퀴즈를 맞혀냈다. 언젠가 이 모든 지식을 일반 스마트폰에서도 향유할 수 있는 날이 도래할 것이다.
애플의 시리
아이폰 4S가 혁신적인 제품인 것에는 분명하다. 더 빠른 프로세서, 탁월해진 카메라 등등 평범해보이지만 괄목할 만한 진보를 이뤄냈다. 그러나 혁명의 씨앗이라고 평가할 만한 요소는 바로 시리다. 음성 명령을 이해하고 말할 수 있는 가상 비서가 마침내 도래한 것. 안드로이드와 윈도우 폰 또한 이 분야를 공략하고 있다. 그러나 시리는 고정된 명령어가 아닌, 자연어를 제한적이나마 이해한다는 측면에서 더 진보적이다. 주머니에 인공지능을 휴대하는 시대의 서막이라고 표현하면 과장일까?
아마존 킨들 파이어
기록적인 사전주문만으로도 킨들 파이어는 아이패드 경쟁작 중 가장 돋보이는 입지에 올랐다. 199달러라는 저렴한 가격, 아마존 고유의 콘텐츠와 앱을 통해 킨들 파이어는 수많은 소비자를 매료시켰다. 안드로이드 태블릿의 심리적 가격대를 순식간에 끌어내린 제품으로도 의미가 크다.
X박스 360과 키넥트
X박스용 모션 콘트롤러 키넥트는 지난 해 가을 등장했다. 그러나 전성기를 맞이한 시기는 2011년이다. 키넥터는 무려 1,000만 대가 팔려, 가장 빠르게 판매된 전자 제품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키넥트의 인기는 X박스 360에도 영향을 미쳤다. 3파전 양상으로 진행되던 게임기 시장에서 X박스 360은 올해 경쟁자들을 압도했다고 NPD 그룹은 밝혔다. 키넥트를 해킹해 다른 용도로 활용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삼성 갤럭시 폰
스마트폰 시장의 히트작으로 아이폰만 있는 것은 아니다.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와 IDC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은 출하량 측면에서 애플을 넘어섰다. 판매량 측면은 아니지만 인상적인 사실임에는 분명하다. 특히 삼성의 플래그십 제품인 갤럭시 S II는 얇은 디자인과 강력한 하드웨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잘 조합한 수작이다.
애플 아이패드 2
얆고 가볍고 강력해진 아이패드 2의 등장은 경쟁 업체들을 패닉 상태로 몰아넣었다. 경쟁사들은 아이패드에 대항할 만한 1세대 제품을 갓 준비하고 있던 찰나였기 때문이다. 경쟁사들이 우왕좌왕하는 사이 애플은 아이패드 2를 무려 4,000만 대나 판매해냈다.
리트로 카메라
스마트폰이 디지털 카메라를 위협하고 있던 시점, 리트로(Lytro)는 혁신적인 사진 기술을 약속하며 관심을 촉발시켰다. 작은 직사각형 모양의 이 ‘라이트-필드 카메라’는 촬영 이후 초점을 다시 맞출 수 있게 해준다. 결정적인 순간을 포착하고도 초점 때문에 낭패를 보는 일이 사라진다는 것. 리트로 카메라는 내년 이후에나 상용화될 전망이지만 이슈를 잃어가던 디지털 카메라 분야에 신선한 충격을 던져줬다는 점만으로도 찬사를 받아 마땅하다.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 폰
윈도우 폰이 안드로이드와 아이폰을 따라잡을 수 있을지는 시간이 흘러야 알 수 있는 문제다.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가 제대로 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현재적 스마트폰 운영체제에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요소를 빠짐없이 지원해내고 있다. 복사 붙여넣기, 서드파티 멀티태스킹, HTML5, 전면 카메라 지원 등등, 적어도 가능성 면에서는 경쟁 운영체제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또 노키아를 우군으로 확보했으며 이 밖에도 다양한 안드로이드 제조사를 포섭하고 있다.
구글+
마침내 구글도 소셜 네트워크를 출범시켰다. 지난 4개월 동안 구글+는 4,000만 명의 회원을 확보했다. 여기에는 로버트 스코빌과 같은 스타블로거도 있었다. 일각에서는 최근 구글+의 활동량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구글+는 페이스북의 경쟁자로서 가장 유망한 위치를 이미 차지했다.
구글 크롬
브라우저 전쟁의 판도가 숨가쁘게 변화하고 있다. 구글 크롬은 모질라 파이어폭스를 12월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점유율도 25%에 달한다. 사용자의 관심을 자극했던 광고 덕분일 수도, 인스턴트 페이지나 웹 앱 스토어와 같은 참신한 기능 덕분일 수도 있다. 어쨌건 브라우저 2위 자리에 오른 구글 크롬 브라우저는 내년 익스플로러에의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