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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O / 경력관리 /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인터뷰 | 정해진 ㈜한화 CIO "혁신 기술 학습과 적응, 누구보다 빨라야”

2023.05.16 허은애 기자  |  ITWorld
2022년 11월부터 ㈜한화의 CIO로 일하고 있는 정해진 상무는 ㈜한화/정보에 입사한 후 20년 넘게 한화 내부에서 개발자, ERP 운영, 영업, 신사업, 스마트팩토리,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등의 다양한 업무를 담당해 온 '한화맨'이다. 개인 유튜브 채널을 통해 기술뿐 아니라 여행, 학습 등 다양한 영상 콘텐츠를 직접 전하는 CIO이자, 신기술 도입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며 격의 없이 창의성을 진작하는 데 주저함이 없는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해진 상무의 새 둥지가 된 ㈜한화는 한화그룹의 모기업으로 글로벌, 모멘텀, 건설이라는 3개 부문에서 무기화학부터 열 기술, 자동화 기술, 건축, 토목, 플랜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자체 사업을 추진하고 기술 관련 인프라 구축을 지원한다. 사업 스펙트럼이 넓지만 모두 부가가치가 높고 다양한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인프라 개발 사업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내부 생산성을 강화하고 다양한 혁신 기술을 적용해 꾸준히 프로세스를 개선해야 하는 입장에서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다. CIO 업무를 맡은 지 이제 6개월, 정해진 상무가 구상하는 ㈜한화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과 전사적 문화 구축 계획을 들어봤다.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에서 시작하는 ㈜한화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ERP로 기간계 시스템 원리를 배우고, 영업을 통해 다양한 관계 맺기에 익숙해지고,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초기에 혁신 랩장을 맡아 빠르게 신기술을 익힐 수 있었다는 점에서 매우 운이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전문 영역을 바꿀 때마다 '깨지면서 배웠'지만 그만큼 성장할 수 있었죠."

정해진 상무는 영업, 신사업 등 기술로 매출을 만드는 업무를 주로 해 왔다. 이제는 새로운 위치에 어느 정도 적응을 한 상태지만, 초반에는 정체성이 헷갈렸을 법도 하다. 

“CIO는 PC 유지보수부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까지 폭넓은 영역을 다뤄야 합니다. 특히 시스템은 장애가 발생하면 끝까지 복구해야 하고 무결해야 하므로 어깨가 무겁습니다. ㈜한화의 주요 사업 부문이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기술로 경쟁력을 올리는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고 있습니다.”
 
(주)한화 CIO 정해진 상무 ⓒ ITWorld

정해진 상무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핵심을 데이터로 보고 있었다. 다양한 혁신 기술이 융합되어 데이터 기반의 의사 결정 과정을 지원하고 조직의 혁신과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라는 '정답'을 내놓았다. 동시에 데이터의 수집-분석-시각화라는 3개 요소를 하나의 사이클로 인식하고 어떻게 적재적소에 잘 활용할지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시각은 ㈜한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전략의 핵심에도 영향을 미쳤다. 3개 사업부의 인더스트리가 다르기 때문에 같은 기능을 하나의 시스템 안에 담기 어렵고, 따라서 사업의 자유도를 유지하면서 통합이라는 효과를 얻는 방식이 필요했다.

“㈜한화는 글로벌, 모멘텀, 건설의 3개 부문으로 구성돼 있어 공통 과제와 사업 고유 과제를 각각 선정했습니다. 데이터 분석 플랫폼 구축은 사업 특성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일반적 기술이므로 모든 데이터를 잘 수집, 분석하고 시각화하는 틀을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 방식의 장점은 인적 자원 시너지다. 각 사업부가 일일이 고급 데이터 전문가를 구인해 플랫폼을 개발하기보다 ㈜한화 전체에서 인력과 틀을 함께 지원하면 데이터 전문가 인력난을 해소할 수 있고 중복 업무를 하지 않아도 된다. 정해진 상무는 여러 가지 난관이 있지만 시범 과제부터 차근차근 수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세대는 구분일 뿐, 건강한 긴장 유지하면 갈등은 없다

2019년 플러그 앤 플레이의 윈터 서밋에 한화시스템 대표로 참석해 신규 파트너로 인사하는 정해진 상무. ⓒ ITWorld

정해진 상무는 특히 리더십과 실행력, 기술에 대한 이해 등 기존 CIO의 미션 외에도 급변하는 IT 세계를 읽는 힘과 내부 조직원과의 소통을 강조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필요한 ‘말랑말랑한 문화 만들기’ 역시 하드웨어나 기술 도입에 앞서 사고방식의 혁신까지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세운 목표다. 궁금한 신기술을 알아보기 위해서 컨퍼런스에 참석하고 싶어도 쉽게 이야기하기 어려웠던 신입사원 시절의 기억도 영향을 미쳤다.

“하던 업무에만 익숙해져서 신기술 공부를 도외시하고 아웃소싱 업체에 의존하거나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윗사람이 어떻게 생각할지 불안해지면 자유롭게 발언할 수 없어요. 기술 컨퍼런스에 참석하고 싶어 하는 직원들에게는 일일이 허락받지 말고 얼마든지 가라고 떠밉니다. 이제 눈치 보지 않고 원하는 기술 지식을 습득하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 같습니다.”

시범 프로젝트나 PoC 역시 적극 권장한다. 실패해도 상관없고, 직접 한번 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계속 던진 것이다. 정해진 상무는 직원들이 겁내지 않고 신기술을 공부하고 문제점을 지적하며, 해결 방안도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문화를 만들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실제 결과까지 낼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파일럿 프로젝트 없이 본격적으로 몇십억 원 투자했다가 문제가 생기면 더 큰 일이죠. 다행히 ㈜한화 직원들은 생각이 ‘말랑말랑’해서 반응이 좋습니다.”
 

유튜브하는 CIO가 Z 세대를 존중하는 방법

Z 세대와 가까워지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정해진 상무는 신입 직원들은 항상 어떤 사안에든 근거를 납득하기를 원한다고 분석했다. 

“세대는 구분일 뿐이겠지만, 업무에서 의미를 찾는 사람에게는 그 업무의 의미와 개선 효과, 배경 등을 제공하면서 동기 부여를 해야 합니다. 새로운 구성원의 특성에 맞게 회사도 바뀔 필요가 있습니다. 바라는 것은 최대한 들어주되 아웃풋도 내자는 건강한 긴장이 필요합니다.”
 
2022년 10월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AMP 203기 졸업식에 참석했다. ⓒ ITWorld

정해진 상무는 개인 유튜브 채널을 직접 운영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IT 업체 행사에서 발표한 영상을 영구적으로 보관할 방법을 찾다가 채널을 연 이후로 ESG, 예지보전 사업 홍보 영상,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프로젝트 결과물 등을 직접 업로드하고 있다. 이후 여행과 하버드 최고 경영자 과정(Advanced Management Program) 교육 경험 등 개인 영상도 공유한다. 유튜브 채널을 보고 ESG 시스템 구축에 대한 문의를 하는 업체도 많다.

유튜버 경영진답게 직원들에게 업무 시간에도 당당하게 유튜브를 보라고 이야기한다. ‘지금 당장 하지 않을 일인데 왜 알아야 하나?’라는 생각은 금물이다. 기술의 발전 속도나 방향은 누구도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정해진 상무는 신기술을 일찍 익혀 둬야만 실제 적용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업무 제1원칙 “작게 여러 번 실패해야 빨리 일어난다”

캐나다 AI 업체 엘리먼트 AI와의 업무 협의를 진행하기도 했다. 인물 뒤 영상은 비전 기술을 활용한 화면. ⓒ ITWorld

여러 보직을 거치는 동안 해외 혁신 기술 업체의 사고와 행동 방식도 많이 관찰했다. 꼼꼼한 계획주의자 성향을 지녔지만, 큰 고민 없이 도전한 후 실패하더라도 얼른 방향을 전환하는 유연한 사고가 현대 IT에 꼭 필요하다는 결론을 얻은 것이다. 

“한국인 시각에서 보면 정말 일 안 하는 것 같은데, 세상은 결국 그런 사람들이 이끌고 있더라고요.”

정해진 상무는 대표적인 시행착오로 해외 AI 업체와 한화손해보험의 클레임 고도화 프로젝트를 진행한 경험을 꼽았다. AI 학습 초기였기 때문에 기술 격차가 커 프로젝트 내용을 일일이 물어보지도 못하고, 물어봐도 이해하지 못하는 수모 아닌 수모를 겪었다. 이후 고려대학교와 산학 협정을 맺고 프로젝트 내용을 복기하는 학습을 시작하기로 결정했다. 직원들의 반응은 고무적이었다. 작은 실패 후 빠르게 회복하고 지식 내재화로 전환할 수 있음을 직접 체험했다.

“기술 격차를 뼈저리게 느꼈지만, 산학 과정에서 프로젝트를 되풀이하는 오답 풀이를 진행한 후에는 ‘우리 직원들이 달라졌어요’라고 말할 수 있게 됐습니다.” 
 

미래의 CIO, 멀티 플레이어가 돼야

과거 CIO의 주요 관심사는 ERP,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서버, 네트워크 등의 시스템 구축이었다. 그러나 정해진 상무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구성하는 혁신 기술을 적용하고 기업의 주요 비즈니스를 지원하는 역할을 크게 강조했다. 또한, 챗GPT 등 AI 기술의 등장으로 다시 한번 일어나는 지각 변동에 관심을 가지고 기술의 발전 방향을 주시하면서 CTO와 CISO의 역할까지 소화하는 멀티 플레이어가 되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해진 상무는 ㈜한화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대해서도 큰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궁극적으로는 원하는 데이터를 적시에 활용해 업무 경험치나 인력에 의존하지 않고 데이터 기반의 의사 결정을 시스템화하는 것이 목표다. 또한, 사무 생산성도 개선해 신기술로 수작업을 줄이고 업무의 핵심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고 전했다. 

“혁신 기술을 적시에 적용해서 좋은 성과를 내는 것을 ㈜한화만의 특색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기존의 경직된 구조로 할 수 있는 일은 아닙니다. 따라서 최대한의 자유를 보장하고 테스트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학습과 도전으로 기술 이해와 도입 속도를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rin_hu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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