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리더라면 컨설턴트의 성공을 뒷받침해야 할 이유가 있다. 그러나 계약 후 냉소와 방관, 비협조, 딴소리가 드물지 않다. 그러려면 왜 컨설팅 계약을 맺은 것일까?
오래전, 운영하던 컨설팅 회사에서 ‘책임 떠넘기기(Take the Blame)’ 서비스를 제공한 적이 있다. 이 서비스의 가격은 다양했다. 소규모 프로젝트 실패에 대한 수천 달러에서,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 배치 실패의 수백만 달러에 이르기까지 경우가 다양했기 때문이다.
이 서비스는 우리가 잘못한 상황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었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우리 고객에게 편리한 희생양이 필요한 상황을 위한 것이었다. 컨설턴트라는 업의 본질과 거리가 있는 것은 분명했지만, 최소한 매출 창출은 가능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이 서비스를 신청하는 사람은 없었다. 제안 받으면 웃기만 할 뿐, 신청자는 아무도 없었다.
컨설턴트는 편리한 희생양을 만들 수 있지만, 실제로는 프로젝트가 성공해서 희생양이 필요 없는 것이 모두에게 더 좋지 않은가? 이는 다음 질문으로 이어진다. 왜 많은 IT 조직은 동맹이 되어야 할 사람들을 돕는 대신, 각종 방법으로 방해하는 것일까?
비현실적인 가정
컨설팅 계약서 또는 작업 명세서에는 ‘가정’(Assumptions)이라는 제목의 섹션이 있다. 이는 프로젝트가 성공하기 위해 반드시 충족되어야 하는 조건의 목록으로, 프로젝트 작업에 필요한 클라이언트 직원부터 필요한 경우 계약 변경을 협상할 수 있는 충분한 권한을 가진 클라이언트 스폰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것들이 포함된다.
그러나 종종 계약서에 포함된 많은 가정이 희망사항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난다. 컨설턴트는 프로젝트의 이 첫 번째 장애물에서 결정을 내려야 한다. (1) 임박한 문제에서 즉시 벗어나거나, (2) 상황이 서서히 악화되는 동안 가능한 한 많은 수익을 청구하기 위해 버티거나, (3) 가정 변경 사항을 공식적으로 문서화하고 이를 기반으로 계약 재협상을 주장할지 결정해야 한다.
권장되는 프로젝트 관리 방법은 3번을 제안한다. 프로젝트가 성공하기를 원한다면 3번이 맞다. 그러나 3번은 종종 정치적으로 불가능한 경우가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제 올바른 방식으로 일을 하기에는 너무 늦었기 때문에 CIO는 컨설턴트의 프로젝트 관리자에게 가정을 사실로 만드는 데 드는 비용이 얼마인지 물어보고, 최소한의 혼란 속에서 모든 사람들이 어려운 상황을 함께 극복하도록 할 수 있다.
정보 미전달
협상 중에 약속한 내용 중 하나가 프로젝트가 시작된 후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다. 클라이언트가 컨설턴트에게 프로젝트 진행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는 약속이다. 애석하게도 프로젝트가 시작되자마자, 클라이언트 조직의 그 누구도 그러한 정보를 제공할 수 없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클라이언트는 왜 이런 약속을 했을까? 이유 중 하나는 클라이언트 조직에서 정보를 제공할 책임이 있는 사람이 상사나 컨설턴트에게 정보를 제공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이다. 일단 약속을 하고 문제를 회피하며 미루는 것이다. 이미 과도한 업무와 저임금을 받는 IT 직원에게 컨설턴트가 비현실적인 요청을 지속하고 있는 듯한 풍경이 펼쳐지고 한다.
클라이언트가 필요에 따라 정보를 제공할 수 없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그들은 필요한 정보를 담당하는 IT 기능 영역을 아웃소싱 했는데, 아웃소싱 업체가 경쟁업체로 간주되는 컨설턴트를 기꺼이 도와주지 않는 경우다. 그리고 몇몇 애매한 이유로 인해 많은 IT 관리자는 아웃소싱 업체에게 요청이 아닌 요구 사항임을 말하기를 꺼린다. 아웃소싱 업체가 계속해서 일할 생각이 있다면,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아웃소싱의 조건이 되어야 한다.
컨설턴트의 상담 작업을 거부
컨설턴트는 단지 똑똑한 사람이어서만은 안 된다. 전문 지식을 제공해야한다. 이러한 전문 지식에는 프레임워크, 방법론 및 기술이 포함된다. 이 세 가지는 서로 다르다. 프레임워크는 지식을 정리하고, 방법론은 지식을 수집하는 수단을 제공하며, 기술은 컨설턴트가 ‘잘 아는 것’으로, 프레임워크와 방법론의 서적 지식을 보완하는 실전 지식이다.
그러나 일부 클라이언트들은 원하는 결과만을 명시하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상담 작업 자체를 피한다. 대신 고객의 템플릿, 관행 및 프로세스가 컨설팅 계약에 적합하지 않은 경우에도, 컨설턴트가 그러한 것들을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심지어 그것들 문제가 발생한 이유, 즉 애초에 컨설팅 도움이 필요한 이유인 상황에서도 그렇다.
부적절한 담당자 할당
조직에 대해서 잘 알고 있으며, 누구를 인터뷰하고 브리핑을 받아야 하는지, 업무가 어떻게 구성되고 운영되어야 하는지 이해하고 있는 주제별 전문가가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으면 컨설팅 프로젝트는 성공할 수 없다. 현명한 기업은 그래서 컨설팅 유관 작업을 훌륭하고 똑똑한 직원에게 맡긴다.
그러나 이들은 평소 맡고 있는 업무에서 빠지기에 어려운 직원인 것도 사실이다. 이로 인해 현명하지 못한 클라이언트는 종종 쉬운 방법을 택하는데, 업무에서 빠져도 지장이 없는 직원을 배정한다. 최고의 컨설턴트라도 전문가가 아닌 내부인의 한계를 극복하기란 지난할 것이다.
불평과 비난
가끔은, 계약에 차질이 생겼을 때 컨설턴트 팀을 비난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애석하게도 컨설턴트가 발생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 경우에 특히 그렇다.
IT 관리자는 세 가지 이유로 이러한 생각을 떨쳐내야 한다. 첫째, 당신이 험담할 만한 주변 사람들은 애초에 누가 컨설턴트를 선택했는지 모두 알고 있다. 둘째, 그 주변 사람 모두가 일방적인 비난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만큼 순진하지는 않다.
셋째, 중요한 것은 컨설턴트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모든 영역과 수준에서 협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IT부서가 컨설턴트의 신용을 떨어뜨린다면 결국은 화살은 IT 부서에게 되돌아올 것이다.
협상과 협력의 시점을 오해하기
유능한 리더와 관리자라면 직원의 성공을 돕기 위해 노력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여러 이유로 많은 IT 리더와 관리자는 전문성 확보를 위해 영입한 컨설턴트와의 관계를 동일한 관점에서 바라보지 못한다.
물론 외부 컨설턴트와 이해관계의 충돌 가능성이 큰 것도 사실이다. 이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극대화하고 담당하는 작업의 범위를 확장하려고 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현명한 관리자와 리더는 컨설턴트와의 상호 작용을 협업과 협상을 구분하는 올바른 방향으로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협상은 프로젝트가 시작되기 전에 일어나야 한다. 프로젝트 개시 후 협업이 불가능하다면 컨설턴트를 잘못 선택했다는 뜻이다.
* Bob Lewis는 IT 비즈니스 전략 및 통합 분야를 전문으로 하는 IT 컨설턴트다.ciokr@id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