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온통 ‘AI’인 요즘이다. 지난해 말 챗GPT를 목격한 AI 전문가들은 흥분했다. “무섭게 뛰어나다”라며 마침내 대화가 가능한 AI 챗봇의 등장을 주목했다. 하지만 시작일 뿐이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탁월한 AI 비서 코파일럿을 마이크로소프트 365 오피스 스윗에 적용하며 기대를 자아내고 있다. 다소 뒤처진 모습을 보였던 구글 역시 챗GPT에 대응하는 ‘바드’(Bard)를 공개한 상태다. 지금 이 순간에도 국내외 IT 생태계의 수많은 기업들이 대규모 언어 모델(LLM)에 기반한 AI 서비스를 자사 제품에 통합했음을 잇달아 알리고 있다.
하지만 챗GPT가 안겨준 놀라움과 별개로 언급할 만한 현실이 있다. AI는 오래 전부터 비즈니스 세계에 스며들어왔다는 사실이다. 오늘날의 AI 열풍이 있기까지는 ‘빅데이터’, ‘애널리틱스’, ‘데이터 패브릭’, ‘데이터 메시’, ‘클라우드 데이터 플랫폼’, ‘엔터프라이즈 데이터 플랫폼’ 등과 같은 기술과 동향이 존재했으며, 앞선 기업들은 이들을 적극 수용해왔다. 때로는 비즈니스 경쟁력 유지를 위해 조용히 내부에서만 개발해 사용하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메가존클라우드의 데이터 사업 총괄 센터(DBC : Data Business Center)가 이를 입증하는 존재다. 2019년 1인 센터로 개소한 이래, 매년 200%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해 이제는 90여명의 인원이 데이터 플랫폼과 AI/ML,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조직으로 자리잡았다. 내로라하는 주요 기업 다수를 대상으로 클라우드 기반의 데이터 비즈니스 서비스 및 AI/ML 비즈니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메가존클라우드 데이터 사업 총괄 센터를 이끌고 있는 공성배 센터장을 역삼동 메가존클라우드 사옥에서 만났다.
“AI 비즈니스 활용, 마침내 임계점 지났다”
“메가존클라우드 데이터 사업 총괄 센터에서 최근 기업 실무자 8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자체 설문조사를 진행했습니다. 다양한 시사점이 포착됐지만, 그 중에서도 데이터 활용, 특히 AI에 대한 니즈가 임계점을 지났다는 현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AI에 대한 검증을 시도해온 다수의 기업들이 이제 AI를 비즈니스에 실용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는 확신을 얻은 것으로 보입니다.”
공성배 센터장은 기업 규모와 업종,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진척 수준에 따라 양상이 달라지기는 하지만, 거의 모든 기업이 AI에 투자하려는 동향이 선명하며, 적어도 앞선 기업들의 경우 AI에 대해 아주 구체적인 비즈니스 니즈를 가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번 설문 조사를 보면 데이터에 대한 투자와 관련해 작년과 비슷하거나 늘린다는 응답이 무려 92%에 달합니다. 특히 36%는 최소 30% 이상 투자를 늘리겠다고 응답했습니다. 경기 침체 우려 속에서도 기업들은 데이터에 대한 투자를 오히려 늘려가는 양상인 셈입니다.”
공성배 센터장은 AI 및 데이터 활용에 대한 기업들의 접근이 과거와 비교해 질적으로 달라졌다며 이야기를 이어갔다. 일단 데이터 메시, 데이터 패브릭을 비롯해 최신 아키텍처 콘셉트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경우가 현격히 증가했다. 아울러 AI 활용에 대한 실제적인 콘셉트를 먼저 제시해 오는 사례가 이제는 흔하다는 설명이다.
“고객분들의 전문 지식이 예전과 크게 다릅니다. 유스 케이스가 현실화되면서 고객들이 요구하는 수준이 높아졌습니다. 일부 앞선 대기업들의 요구는 이제 시중의 솔루션이나 클라우드 서비스로 쉽게 대응하기 어려울 정도로 고도화됐습니다. DPP(Data Portal Platform), DCP(Data Catalog Platform), MMP(Metadata Management Portal), RSM(Redshift Monitoring)과 같은 메가존클라우드 DBC의 자체 솔루션이 개발 및 고도화될 수 있었던 배경이기도 합니다.”
그에 따르면 AI에 대한 기업들의 시각 변화에는 기술의 성숙이 한몫 했다. 막연한 비즈니스 니즈는 사실 예전에도 있었다. 단지 기술적인 또는 인력의 한계로 인해 해결하지 못하거나 부분적으로만 해결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기술과 여건이 본격적인 확산을 뒷받침하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그는 진단했다.
“가령 은행권에서 불법 자금 거래를 확인하려 하는 경우 테이블 DB로는 한계가 있지만 그래프 DB에서는 관계성을 아주 손쉽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하드웨어의 발전, 수직 및 전문 클라우드 서비스 발전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AI 프로젝트는 대개 비즈니스 니즈입니다. 이미 있는 솔루션, 새롭게 등장한 기술을 어떻게 접근하고 응용하느냐의 문제인 경우가 많습니다. 경험이 누적되면서 기업들이 자신감을 얻어가고 있는 형국입니다. 메가존클라우드 데이터 사업 총괄 센터 역시 함께 성장하고 있습니다.”
DPP(Data Portal Platform)는 메가존클라우드 데이터 사업 총괄 센터가 자체 개발한 솔루션으로, AWS EC2/SageMaker 분석 샌드박스 및 S3를 지원하는 웹 포털 플랫폼이다.
메가존클라우드 데이터 사업 총괄 센터가 자체 개발한 DCP(Data Catalog Platform)는 조직 내 데이터 자산을 데이터 소비자에게 민첩하고 유연하게 제공해주는 데이터 카탈로그 서비스다.
“생존이 목표였던 2019년, 올해 매출 목표는 700억 이상”
메가존클라우드 데이터 비즈니스의 성장세는 앞서 언급한 인력의 증가만으로 표현하기에는 오히려 부족할 정도다. IBM의 컨설팅 조직, 테라데이타 컨설팅 본부장 등의 데이터 전문 경력을 가진 공성배 센터장이 메가존클라우드에 합류 후 2019년 데이터 사업 총괄 센터(DBC)를 신설했을 때만해도 이른바 '원맨 센터'였다. 하지만 그 이후 데이터 비즈니스를 본격적으로 전개하면서 메가존클라우드 데이터 비즈니스는 그야말로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했다.
“2019년 데이터 사업 총괄 센터의 매출은 10억 정도였습니다. 작년엔 400억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고 올해는 700억 이상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2025년에는 1,100억 이상의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합니다. 향후 메가존클라우드 데이터 사업 총괄 센터의 자체 솔루션에 대해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애널리틱스 영역에서 넘버 1 플레이어가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공 센터장에 따르면 데이터 비즈니스 영역은 크게 3가지다. 기본적으로 데이터 플랫폼을 위한 AWS 네이티브 서비스를 기반으로 데이터브릭스(Databricks), 스노우플레이크(Snowflake), 클릭(Qlik), 타이거그래프 (TigerGraph), 다타이쿠(Dataiku), 디노도(Denodo)와 같은 선도적인 ISV 의 클라우드 기반 데이터 분석 플랫폼을 연계 서비스한다. 이른바 베스트 오브 브리드 접근이다. 이와 함께 AI/ML을 아우르는 애널리틱스 플랫폼을 서비스한다. 마지막으로 거버넌스와 아키텍처, 데이터 분석 영역에 대 해 클라우드 전환을 검토하는 고객에게 가이드하는 로드맵 컨설팅 서비스가 있다.
“메가존클라우드에서 데이터 사업 총괄 센터만 AI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데이터 사업 총괄 센터는 클라우드 기반의 데이터 플랫폼 및 분석 비즈니스를 담당하며, 온프레미스 인프라에 걸치는 시장은 메가존클라우드 하이브리드 & AI 센터에서 전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접근성과 확장성, 우수한 보안, 타임투마켓이라는 클라우드 고유의 특성이 오늘날의 시장 요구와 잘 맞아떨어집니다. 메가존클라우드 데이터 비즈니스 사업의 미래에 낙관적인 배경입니다.”
“전문성과 신뢰가 성장 요인”
클라우드와 데이터라는 토픽이, 이 둘이 결합된 클라우드 데이터 플랫폼이라는 분야가 ‘핫’하다는 데에는 이견이 있기 어렵다. 메가존클라우드 데이터 사업 총괄 센터가 협력하는 여러 ISV만 하더라도 연일 글로벌 IT 미디어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기업들이다. 메가존클라우드가 아태지역 1위를 기록하고 있는 클라우드 MSP 분야의 핵심인 AWS 클라우드,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구글 클라우드는 두말할 필요도 없겠다.
그러나 이를 감안해도 4년여 만에 40배에 이르는 매출 성장은 놀라운 수치다. 심지어 메가존클라우드 데이터 사업 총괄 센터는 올해에서야 마케팅 팀이 구성됐을 정도로 별다른 홍보나 마케팅 활동을 하지 않았다. 놀라운 성장세의 이유를 물어봤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확인된 흥미로운 부분을 하나 더 언급하자면 클라우드에 대한 니즈와 클라우드 데이터 플랫폼에 대한 니즈가 꽤 다르다는 점이 있습니다. 클라우드 플랫폼 운영과 관련해 가장 중요한 요소로 응답자들이 지목한 1위는 ‘비용’이었습니다. 하지만 클라우드 기반 데이터 플랫폼 운영 측면에서는 ‘관리의 어려움’이 가장 큰 문제로 꼽혔습니다. 저는 고객 기업들이 메가존클라우드 데이터 사업 총괄 센터를 찾고 협업을 확대하는 이유 중 하나가 이것이라고 봅니다.”
공성배 센터장은 데이터에 대해서는 기업들이 전문성과 신뢰를 특히 중시하는 경향이 뚜렷하다고 강조했다. 고객의 비즈니스와 전체 환경을 보고 비즈니스 니즈에 맞는 해법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하며, 어떤 한 벤더에 종속되지 않는 것 또한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적절한 클라우드 인프라를 구축하고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어떤 로드맵으로 옮겨가야 하는지를 고민하는 오늘날의 고객 기업들에게 특정 기술과 분야에 제한된 개별 벤더들은 해법을 제시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메가존클라우드 데이터 사업 총괄 센터는 데이터 추출부터 시각화, AI/ML까지 전체 부분을 제안할 수 있습니다. 거대 SI 기업 몇 곳만 가능한 포트폴리오입니다. 민감한 비즈니스 콘셉트와 데이터를 다루기에 신뢰 관계가 특히 중요하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실제로 요즘 메가존클라우드 데이터 사업의 주요 경쟁 대상은 대개 거대 SI 기업들입니다.”
공성배 센터장은 고객 기업과의 비즈니스 확대 추이가 이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컨설팅에서 솔루션 구축으로, 다시 운영까지 확대하는 동향이 유수의 조직들 사이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다는 이야기였다.
“특정 비즈니스 니즈에 대해 작게 이야기를 시작해 아이디어가 점차 확대됩니다. 함께 로드맵을 마련하고 솔루션을 구축합니다. 이후에는 운영 서비스까지 맡깁니다. 한 전략 고객사는 아웃소싱 레이어를 굳이 추가로 만들면서까지 우리에게 운영을 맡겼습니다. 그만큼 믿음을 줬다고 생각합니다. 스케일업다운이 자유로운 클라우드 기반이기에 전략 고객 기업들과의 관계가 점점 더 확대되는 측면도 있습니다.”
“AI, 공기 같은 존재가 되어간다”
공성배 센터장은 성장 영역 중 하나로 SMB를 빼놓지 않았다. 앞선 대기업, 디지털 네이티브 기업들과 달리 중소, 중견 기업들은 여전히 주요 데이터 플랫폼으로 엑셀을 사용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클라우드 이용도 상대적으로 뒤져 있다. 감가상각이 끝난 인프라를 계속 사용하는 관행 또한 흔하다. 그는 그러나 이들 기업 또한 클라우드와 AI라는 물결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그는 단언했다. 지금 당장은 어렵지만 향후 이들 기업이 데이터에 주목할 때 선순환적 도움을 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AI 없이는 비즈니스가 어려운 시대에 진입했다고 봅니다. 뜬구름 잡는 먼 미래의 AI가 아니라 기업이 지금 바로 사용할 수 있는 AI가 됐습니다. AI가 예전에는 미래를 지향하는 키워드였다면 이제는 그냥 쓸 수 있는 도구입니다. 챗GPT에 대한 일반 소비자의 놀라움과 기업이 AI에 대해 느끼는 놀라움은 다르지 않습니다. AI가 경기 침체 속 비즈니스 회복의 엔진으로 간주되고 있습니다. 클라우드 활용과 기업의 데이터 민주화는 점점 더 확장될 겁니다. 그리고 기업들의 이러한 움직임은 더욱 가속화될 것입니다. 메가존클라우드 데이터 사업 총괄 센터가 그 움직임에 일조하고자 합니다.” ciokr@id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