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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과 비즈니스 융합"··· 'MBA'보다 나은 '오픈소스 프로젝트'의 가치

2020.12.11 Matt Asay  |  InfoWorld
하버드 MBA를 취득할 시간이나 의향이 없었는가? 상관없다. 대신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시작하라. 

IT 분야 사람들은 각자가 서로 다른 역량을 보유하고 있고, 이에 따라 작업을 수행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이를테면 엔지니어는 코드를 설계하고 작성한다. 반면에 비즈니스 부문의 사람들은 마케팅과 영업을 한다. 

그러나 오픈소스 엣지 및 서비스 프록시 ‘엔보이(Envoy)’를 개발한 매트 클라인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그에 따르면 오픈소스는 엔지니어링과 비즈니스가 융합되는 영역이다. 

이어서 클라인은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것은 회사를 설립하는 것과 같다”라고 덧붙였다. 하버드 MBA를 취득할 시간이나 의향이 없었는가? 상관없다. 대신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시작하라. 
 
ⓒGetty Images

오픈소스 MBA 
이 말이 언뜻 이해되지 않을 수 있지만 오픈소스에 참여해봤던 사람이라면 누구든 클라인의 주장을 인정할 것이다. 물론 비즈니스 관점에서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바라보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둘은 매우 유사한 스킬셋을 포함한다. 이와 관해 클라인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스타트업을 키우기 위해 필요한 활동들을 살펴보자. 채용, 마케팅, 엔지니어링 등일 것이다. 이 모든 것이 융합돼야 회사를 성공시킬 수 있다. 오픈소스도 마찬가지다. 마케팅하고, 홍보하며, 엔지니어링한다. 또 컨트리뷰터와 메인테이너를 찾는다(채용한다). 그리고 이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프로젝트는 아마 성공하지 못할 것이다.” 


클라인은 과거 한 인터뷰에서도 이 모든 작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을 때 어떻게 오픈소스 프로젝트가 실패할 수 있는지에 관해 이야기한 바 있다. 그는 “홍보, 마케팅, 채용 등의 일을 하지 않는다면 이는 그냥 벽 너머로 무언가를 던지는 것이고, 오픈소스 개발자와 사용자 모두 피해를 본다”라고 지적했다. 

언제나 ‘고객 확보’가 우선 
성공적인 오픈소스 프로젝트 메인테이너가 해야 할 중요한 일 가운데 하나는 ‘고객’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클라인은 설명했다. 

그는 엔보이를 개발했던 초창기, 기업들에게 엔보이를 도입하라고 끈질기게 설득했다. 그리고 이들이 엔보이를 채택하는 데 필요한 것은 무엇이든 했다. 만약 일이 성사된다면 폭발적인 성장으로 이어질 것이 분명해 보였기 때문이다. 

주목할 만한 최초의 엔보이 사용자는 구글이었다. 구글은 엔보이를 클라우드 로드 밸런싱 서비스에 구축했고, 계속해서 엔보이의 믿음직한 파트너가 됐다. 그리고 클라인과 리프트(Lyft)가 엔보이를 오픈소스화한 지 2주 후에 애플이 찾아왔고, 이후 마이크로소프트도 찾아왔다. 

일단 불은 켜진 셈이었다. 그러나 이는 좋기도 했고 나쁘기도 했다. 

그는 “엔보이 프로젝트가 폭발적으로 성공했을 때 우리는 이를 지원할 인프라, 컨트리뷰터, 메인테이너 등이 없었다”라면서, “이는 마치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스타트업 같았고, 실제로 회사를 시작하는 데 적용되는 모든 것이 똑같이 필요했다”라고 전했다. 즉 클라인이 엔보이 컨트리뷰터를 모집하기 위해 그만큼 열심히 (또는 더욱 더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는 의미였다. 

이 과정에서 그가 얻은 교훈을 무엇이었을까? 의외로 클라인은 기술적 측면에서 보자면 그렇게 많은 것을 배우진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4~5년 동안 기술적으로는 무언가를 많이 배웠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오히려 경영 및 관리 측면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라고 밝혔다. 

오픈소스 메인테이너 가운데 CEO 직함을 원하는 사람은 별로 없겠지만 CEO야말로 클라인이 엔보이 프로젝트의 메인테이너로서 맡은 일이다. 그는 “기업의 CEO와 마찬가지로 사람들이 하고 싶어하지 않는 일을 도맡아 한다. 그리고 이 때문에 내가 기업에서 높은 위치로 올라갈수록 궂은 일을 더 많이 한다고 농담하는 이유다”라고 말했다. 

커뮤니티를 통한 발전 
클라인은 ‘오픈소스 MBA’라고 이야기하긴 했지만 엔보이를 비즈니스로 전환하지 않기로 결정했기 때문에 이를 성공시킬 수 있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그는 “이러한 생각과 반대로 여러 사람이 오픈소스로 성공하려면 회사를 차려야 한다고 했다. 회사를 시작하지 않으면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을 것이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클라인의 생각은 달랐다. 또한 벤처투자자(VC)들이 그에게 계속 설득하는 종류의 성공에도 관심이 없었다. 클라인은 2017년 아래와 같은 글을 썼다. 
 

“앉아서 가만히 진지하게 생각해 봤을 때, 지금 내가 회사를 차려야만 하는 가장 설득력 있는 이유는 잠재적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는 나의 업계 영향력 그리고 이 소프트웨어가 향후 몇 년 동안 보편화될 가능성과 맞바꿀 정도로 충분히 설득력 있진 않았다.”


실제로, 클라인은 이 소프트웨어를 판매가 아니라 사용을 위해서 제작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직접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운영할 때 더 나은 소프트웨어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면서, “큰 성공을 거둔 오픈소스 프로젝트 가운데 엔드 유저에 의해 성공한 사례는 극히 드물다. 이는 소프트웨어가 자체 비즈니스 문제를 해결하려는 사용자로부터 오는 게 아니라는 점을 의미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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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소프트웨어 유틸리티 측면에서 중요할 뿐만 아니라 프로젝트 거버넌스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그는 “애플, 구글, 마이크소프트 등이 엔보이로 이동함에 따라 이 프로젝트가 언제나 중립적으로 간주되고, 한 기업 진영에 치우치거나 누군가에게 부당한 혜택을 주지 않는 것이 중요했다”라고 언급했다. 이는 클라인이 오픈소스 프로젝트 메인테이너에게 필요한 스킬에 ‘비즈니스 개발’을 추가했다는 것을 시사한다. 

우리는 오픈소스 개발자에게 MBA를 주지 않는다. 하지만 클라인과의 대화를 마치고 나니 이 정도면 이들에게 MBA를 주어야 하는 게 아닌가?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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