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ffcanvas

CIO / 검색|인터넷 / 디지털 디바이스 / 소프트스킬 / 인문학|교양

정철환 칼럼 | 아, 그때 그랬지...

2023.01.02 정철환  |  CIO KR
2023년이 밝았다. 세상의 변화는 참 빠르다. 하지만 특히 IT 분야의 변화는 다른 어떤 것보다 더 빠르게 변한다. 스탠리 큐브릭(Stanley Kubrick) 감독은 1968년에 공개한 ‘스페이스 오디세이 2001’에서는 2001년에는 달에 기지를 건설할 수준에 다다를 것이라고 상상했다. 1999년에 공개된 가상 공간 또는 메타버스에 대한 기념비적 영화인 ‘13층’에서는 완벽한 가상세계의 구현이 완료된 미래를 2024년으로 설정했었다.

그렇다면 SF영화에서 상상한 미래가 너무 앞서 있었던 것일까? 2023년은 생각보다 덜 발전된 모습일까? 자, 그러면 지금부터 30년 전인 1993년에는 IT업계에는 어떤 일들이 있었을까? 과거를 돌아보면 오늘의 변화된 모습을 좀 더 잘 알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향후 10년, 20년후의 세상을 예측하는데 도움이 되지는 않을까?

1993년 4월 22일에 NCSA에서 새로운 기술인 웹과 HTTP 프로토콜을 지원하는 모자익(Mosaic) 브라우저를 출시했다. 오늘날 크롬과 에지, 사파리의 최초 조상격인 소프트웨어다. 모자익의 출시로 웹과 인터넷을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게 되면서 이후 세상을 완전히 바꾼 인터넷 세상이 열리게 된다. 1993년 1월 기준으로 전세계에는 50개의 웹서버만이 존재하였다. 당연히 우리나라에는 한 개의 웹서버도 없었던 시절이다.

5월에는 기술분야 전문 출판사인 오릴리(O’Reilly) 미디어가 글로벌 네트워트 네비게이터(GNN)라는 최초의 상업용 웹사이트를 오픈한다. GNN은 상업 광고를 브라우저를 통해 접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웹 사이트로 사용자가 클릭을 할 수 있는 기능도 제공했다. GNN은 2022년 기준 6,160억 달러에 이르는 온라인 광고시장의 원조 웹사이트이다.

6월 24일에는 제록스 팔로 알토 연구소의 야외에서 ‘Severe Tire Damage’라는 밴드가 세계 최초로 당시의 인터넷 멀티캐스트 백본(MBone) 통신망을 통해 공연 모습을 실시간 라이브 스트리밍하는데 성공하였다. 이 라이브 스트리밍은 호주에서도 시청이 가능했다고 한다. 누구나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라이브 스트리밍을 할 수 있는 오늘을 연 역사적인 사건이다.

게임을 좋아하는 분들에게도 역사에 남을 사건이 있었다. 오늘날 3차원 그래픽 게임의 세상을 연 ‘둠(Doom)’이 최초로 12월 10일에 일반인들에게 공개된 해이다. 특히 첫 에피소드는 무료로 공개되어 국내에서도 많은 게이머들이 3차원 공간에서의 게임이라는 신세계를 경험하였다. 오늘날 플레이스테이션5 그리고 엑스박스 시리즈X의 게임과 비교하면 원시적인 수준이지만 1인칭 슈팅 (FPS, First Person Shooter) 게임 진화의 역사에서 길이 남을 중요한 변곡점을 제공하였다.

그해 애플의 CEO로 취임한 존 스컬리 (John Sculley)는 8월 3일에 개인을 위한 디지털 비서(PDA)라는 개념의 획기적인 제품으로 설계한 새로운 형태의 컴퓨팅 디바이스인 애플 뉴톤(Apple Newton)을 출시하였다. 노트 기능과 연락처 및 일정관리 그리고 전화선을 연결해 팩스를 보낼 수 있었다. 물론 온라인으로 앱을 설치하거나 전화 통화를 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하지만 휴대용 컴퓨팅 디바이스라는 개념을 열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아이러니 한 것은 스티브 잡스가 애플에 복귀한 1997년에 뉴톤 프로젝트를 중단해 버렸다는 점이다. 전임자가 주도한 프로젝트였다는 것 때문일까? 하지만 10년후에 아이폰을 세상에 소개하게 된다.

3월 22일에는 인텔에서 소위 586으로 불리는 펜티엄 프로세서를 출시한다. 오늘날 스마트폰이나 PC에 탑재된 CPU와 비교할 수 없는 성능일 수 있으나 당시 최초로 64비트 버스를 제공한 CPU로 지금의 64비트 CPU 세상을 연 제품이다. 이후 펜티엄2,3,4, M, D 등으로 이어지는 다양한 후속 세대를 낳았다.

인텔과 함께 PC 세상을 리딩 하던 마이크로 소프트에서 MS-DOS와 이를 기반으로 한 윈도우3.1x와는 달리 완전한 멀티 프로세싱, 멀티유저 운영체제인 윈도우NT 3.1을 7월 27일에 최초로 공개하였다. 윈도우NT 운영체제는 그후 핵심 기능을 윈도우9X 계열로 이전하게 된다. 그리고 윈도우2000이후 더 이상 NT라는 수식어를 사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윈도우11까지도 계보가 이어지는 원조이다.

4월에는 젠슨 황(Jensen Huang), 크리스 말라초스키(Chris Malachowsky), 커티스 프리엠(Curtis Priem)이 그래픽 카드 전문 업체인 엔비디아(NVIDIA)를 설립했다. 오늘날 엔비디아는 그래픽 카드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업으로 성과를 보여주고 있으며 머신 러닝 기반의 인공지능 기술 발전으로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30년 전인 1993년은 오늘날 IT 세상을 구성하고 있는 여러 기술과 개념들이 등장한 해였다. 지금부터 10년 혹은 20년 후의 IT 세상을 지배할 제품과 기술과 시장은 과연 무엇일까? 2023년에는 어떤 새로운 진화가 IT 기술 분야에서 이루어질까?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및 인터넷과 모바일 그리고 가상현실까지 이미 익숙한 기술에서 한걸음 더 진화한 새로운 발전을 2023년에도 기대한다.

정철환 상무는 삼성SDS, 한양대학교 겸임교수를 거쳐 현재 그룹 IT 계열사의 사업부를 이끌고 있다. 저서로는 <SI 프로젝트 전문가로 가는 길>과 <알아두면 쓸모 있는 IT 상식>이 있으며, 삼성SDS 사보에 1년 동안 원고를 쓴 경력이 있다. 한국IDG가 주관하는 CIO 어워드 2012에서 올해의 CIO로 선정됐다. ciokr@idg.co.kr
CIO Korea 뉴스레터 및 IT 트랜드 보고서 무료 구독하기
추천 테크라이브러리

회사명:한국IDG 제호: CIO Korea 주소 :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 23, 4층 우)04512
등록번호 : 서울 아01641 등록발행일자 : 2011년 05월 27일

발행인 : 박형미 편집인 : 천신응 청소년보호책임자 : 한정규
사업자 등록번호 : 214-87-22467 Tel : 02-558-6950

Copyright © 2024 International Data Group.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