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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

CMO가 '사소한' 소비자 문화 트렌드에 파고들어야 할 이유

2021.09.06   |  CMO
틈새로 보이는 ‘사소한’ 소비자 문화 트렌드를 파고든다면 디지털 또는 설문조사 데이터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것보다 훨씬 더 강력하고 효과적으로 소비자 인게이지먼트를 이끌어낼 수 있다. 

지난 8월 31일부터 9월 2일까지 미국에서 열린 ‘가트너 마케팅 심포지엄/엑스포(Gartner Marketing Symposium/Xpo)’에서 가트너의 부사장 겸 애널리스트 케이트 물은 마케터가 눈앞에 있는 문화적 유행의 징후와 의미를 읽어내지 못한다면 좋은 기회를 놓치게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Getty Images

오늘날 마케터는 수많은 고객 데이터를 활용한다. 연락처부터 인구 통계, 미디어 세그먼트, 기기 그래프, 고객 특성 및 선호도, 개인화 모델, 구매 내역, 웹 활동, 인텐트 신호, 위치 데이터, 소셜 미디어까지 굉장히 다양하다. 

고객 데이터가 유용하긴 하지만 이는 고객이 (마케터가 담당하는) 브랜드와 상호작용하지 않는 시간이나 아직 확보하지 못한 잠재 고객을 명확하게 밝혀주진 않는다. 행동 및 태도 조사를 통한 정량적 및 정성적 연구도 ‘사용자 이해’에서 중요한 부분이지만 모든 고객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전체적인 그림을 보여주는 건 아니다. 

따라서 물은 “문화의 사소한 부분을 분석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는 큰 투자를 할 필요가 없어 위험 부담이 낮으면서도 마케팅 및 브랜드 접근법을 정교화할 뿐만 아니라 소비자와의 잠재적인 기회를 식별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사소한 부분을 마이닝한다는 건 ‘틈새로 보이는’ 문화(예: 미학, 집 디자인, 엔터테인먼트 등)와 소비자 행동 및 태도를 추적하고 연구하여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이해하는 것이다”이라고 물은 전했다. 

이어서 그는 “많은 마케터가 이 데이터를 브랜드와 관련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러한 소비자 행동 및 태도는 ▲사용자 선호도 및 기대치의 초기 지표와 변화 그리고 ▲사용자 행동 변화를 유도할 수 있는 문화 변화를 보여주는 풍부한 자원이다”라고 덧붙였다. 

물에 따르면 행동이 상징하는 바를 유심히 읽어내는 일은 기호학과 물질 문화 연구(사람들이 소유하고, 사용하며, 착용하고, 드러내는 것)에 기반한다. 이는 상징과 기호의 과학이다. 이러한 기호를 읽어낸다면 소비자 의미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파고들 가치가 있는 사소한 문화 4가지
물은 ▲사워도우(Sourdough) 만들기, ▲다시보기(rewatching), ▲알고리즘 해킹(algorithm hacking), ▲신비주의 부상(rise of mysticism)이라는 최신 문화 트렌드 4가지를 실례로 들었다.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봉쇄조치로 (빵집이 문을 닫으면서 주식인 빵을 반죽부터 직접 만들기 위해) 사워도우에 대한 관심이 순식간에 증가했다. 물은 사워도우를 둘러싼 구글 검색 활동뿐만 아니라 소셜 미디어 언급량이 급증했다고 말했다. 

이 문화적 현상은 식품 업계 브랜드에 분명한 영향을 미쳤다. 그는 “만약 빵을 판매하고 있다면 소비자 취향의 미묘한 변화 그리고 이에 따른 제품 개발에 미친 영향을 알 수 있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사람들이 직접 빵을 만들고 싶어 한다는 것은 제빵용품 업체에 나타난 지표였다. 따라서 이 범주에 속한 업체들은 모두 이 트렌드에 주목했다”라고 그는 전했다. 

물에 따르면 이러한 (소비자) 행동이 더 광범위한 마케팅에 어떤 영향을 줬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하지만 그는 이를 봉쇄조치가 시행됐을 때 소비자가 경험한 불안과 트라우마의 수준을 확실하게 드러낸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현상은 소비자에게 ‘통제할 수 있다’는 경험, 즉 집 밖의 불확실성(코로나19 사태)에서 잠시 시선을 돌려 사워도우를 완성해 나가는 미니 드라마를 제공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소셜 리스닝이나 설문조사를 통해서는 소비자의 불안 수준이 그만큼 빠르게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았을 수 있다. 따라서 (이를 통해) 사람들이 얼마나 당황했는지 이해했다면 더 빠르게 대응하기 위한 준비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을 것”이라고 그는 전했다. 

물이 제시한 두 번째 트렌드 ‘다시보기’는 소비자가 같은 프로그램 혹은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익숙한 콘텐츠를 보고 싶어 하는 욕구가 증가하고 있음을 반영한다. 

이 트렌드는 팬데믹 이전에도 뚜렷하게 드러났다. 새로운 콘텐츠뿐만 아니라 이미 알고 있고 예전에 좋아했던 콘텐츠를 제공하는 스트리밍 서비스가 늘어난 것이다. 넷플릭스(Netflix)에 최초 공개된 <프렌즈(Friends)>나 스트리밍 서비스로 다시 돌아온 <오피스(The Office)>에 대한 엄청난 관심만 봐도 이를 알 수 있다. 

그는 “이들 시트콤은 편안함, 향수, 통제감을 다시금 제공했다. 간접 경험의 측면도 있었다. 프렌즈가 방영될 때 태어나거나 태어나지 않은 Z세대가 이를 뒤늦게 시청하면서 향수를 느끼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 트렌드로 인해 미디어 대기업은 리부트 및 복귀 시리즈와 함께 옛날 콘텐츠 확보 전쟁에 나서게 됐다. 또 다른 측면에서 이는 모든 마케터에게 더 넓은 의미를 갖는다고 물은 언급했다. 가트너의 자체 연구 결과에 따르면 소비자는 가벼운 마음으로 휴식을 취하기 위해 이러한 콘텐츠를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은 “다시보기는 긴장, 특히 서사적 긴장감에서 벗어나는 방법이다. 어떻게 끝나는지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다. 긴장감이 서스펜스 영화에서는 흥미진진한 요소이지만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시기엔 그리 바람직하지 않다. 다시보기를 통해 이미 아는 영역으로 갈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이러한 익숙함이 시사하는 바는 편안함을 주는 은은한 이야기와 경험을 필요로 하다는 것이다. 이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시기에 성공적으로 소비자와 가까워질 수 있는 방법이라는 의미가 있다”라고 전했다. 

세 번째 소비자 트렌드는 바로 ‘알고리즘 해킹’이다. 물은 이를 두고 오늘날 소비자가 알고리즘에 대해 잘 알게 됐고, 본인의 목적을 위해 이 알고리즘을 전복시키거나 활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면 케이팝(K-pop) 팬들이 미국 선거철에 유세장을 비게 할 목적으로 참여 신청을 매진인 것처럼 만들어 버리거나, 1위 기록을 늘리려고 스포티파이를 해킹한 사건 등이 있다. 

물은 이 트렌드는 마케터가 알고리즘을 배치하고 고객 데이터를 수집할 때 더욱더 신중해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 문화적 현상은 주로 데이터 프라이버시 문제로 이해돼 왔다. 하지만 이는 소비자가 (자신과) 기업 사이의 관계 그리고 중간에서 기술의 역할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확인할 수 있는 지표이기도 하다”라고 언급했다. 

“이는 소비자가 저항하는 방식이다. 단순하게 데이터 보호의 문제가 아니다. 소비자는 마케터가 (소비자를 대상으로) 특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만든 도구를 똑같이 본인의 목표 달성에 역이용하면서 자신의 삶은 물론 마케터와의 관계에서 통제감을 얻고자 한다. 이는 소비자와 마케터 사이의 힘겨루기다”라고 물은 설명했다. 

따라서 물은 마케터가 브랜드와 소비자 간의 관계 그리고 브랜드가 알고리즘을 사용하는 방식을 파악해야 한다면서, 이를 마케팅 담당자를 향한 일종의 경고라고 진단했다.

마지막 네 번째 트렌드는 타로, 점성술, 대체 세계관 등의 뉴에이지 개념이 다시 돌아오면서 나타난 ‘신비주의의 부상’이다. 이는 웰니스(wellness) 분야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뚜렷한 트렌드다. 

물은 “웰니스 분야 밖에서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보기 쉬운 트렌드다. 하지만 삶을 이해하려는 대안적 접근법에 관한 관심을 수박 겉핥기식으로 다뤄선 안 된다. 삶의 의미를 찾는 데 있어 데이터와 정량적 추적은 한계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신비주의는 모두가 자기 자신을 이해하고 삶을 변화시키기 위해 행동 지표를 면밀하게 추적하려는 시점에 부상하고 있다. 모든 정량적 추적에 얼마나 의미가 없는지에 관한 일종의 고발장인 셈이다”라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즉 데이터와 개인화는 삶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파악하는 데 있어 제한적인 방법이다. 소비자는 자신의 삶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이해하기 위해 대안적인 프레임워크를 모색하고 있다. 점성술이 과학은 아니지만 이는 소비자가 자신의 삶을 이해하기 위한 일종의 프레임워크다. 중요한 점은 아무리 데이터를 수집해도 삶에 의미를 부여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마케팅팀은 어떻게 해야 이러한 트렌드를 제대로 파고들 수 있을까? 한 가지 방법은 고객 데이터와 시장 조사에 집중하는 것이다. 

물은 “기회를 만들고자 한다면 필요한 자원을 요청해야 한다. 에이전시는 트렌드 이면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적합한 서드파티 데이터를 통해 큰 위험 부담 없이 마이닝을 시작할 수 있다”라고 언급했다. 

이어서 그는 사소한 문화를 파고드는 문화를 조성하라고 권고했다. 물은 “정량적인 관점과 정성적인 관점을 결합할 수 있는 인사이트와 애널리틱스에 투자하되 이러한 이야기를 공유할 수 있는 문화도 확보해야 한다”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물은 CMO가 직접 파고 들어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문화적 호기심을 가장 잘 모델링할 수 있는 사람이 CMO다. 유능한 CMO는 문화적 현상에 주의를 기울일 것”이라면서, “명심할 사항은 이러한 트렌드에 관한 개인적 경험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점이다. 이는 뭔가 더 큰 것을 나타낼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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