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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조직관리 / 비즈니스|경제

“원격근무 효율성, 정점 찍고 하락세” 하이브리드 생산성에 눈 돌린 IT 기업들

2022.12.16 Stacey Collett  |  CIO
새로운 미래인 줄 알았던 원격근무의 생산성이 떨어지고 있다. 여러 IT 리더들이 하이브리드 생산성에 눈을 돌리고 있는 이유다. 원격근무에 대면협업을 적절히 결합한 몇몇 IT 기업의 해결책을 알아본다.  
 
ⓒGetty Images Bank

테드 로스는 로스앤젤레스 시 정보기술국의 CIO를 맡고 있다. 그는 원격 근무의 생산성이 벌써 한계에 다다랐다고 생각한다. 이는 그 혼자만의 생각이 아니다. 

그에 따르면 팬데믹 초창기 원격 근무를 도입했을 때만 해도 정보국 직원들의 생산성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고 전했다. 로스는 “팬데믹이 기승을 부릴 때쯤에는 프로젝트 전달 속도가 34%나 증가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점을 찍은 뒤 생산성과 혁신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고 그는 전했다. 한때는 직접 만나 유대감을 형성했던 관계가 점차 사라지고, 새로운 직원이 많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지난 1년 동안 정보국에 합류한 신입 직원만 45명에 달한다.

로스는 “원격 근무에 적대감은 전혀 없다. 단지 원격 근무로 할 수 있는 일과 실제로 만나서 해야 하는 일 사이에서 최적의 균형을 찾고 싶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다른 관리자와 함께 원격 근무를 하면서도 유대감을 쌓을 수 있는 ‘디지털 체크포인트(digital checkpoint)’를 만드는 방법에 대해 논의하곤 한다고 전했다. 

보험회사 내서널 라이프(National Life)의 CIO 니메시 메타의 경우 팬데믹 기간에 원격 근무를 도입한 결과 생산성이 26% 증가한 것을 목격했다. 그는 “처음 원격 근무를 시작했을 때는 집에서도 일에 집중해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던 것 같다”라며 “하지만 요즘 생산성은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라고 전했다. 

메타는 혁신 문화 또한 쇠퇴했다고 말했다. 그는 “원래 우리는 화이트보드를 두고 같이 아이디어를 논의하는 것을 좋아했다. 하지만 이제 서로 마주보며 논의할 기회가 사라지자 뭔가 잃어버린 느낌이 들었다”라며 “그래서 동료들에게 팬데믹 동안 새로운 아이디어를 실행한 적이 있냐고 물었다. 돌아온 건 어색한 침묵뿐이었다”라고 말했다. 
 

혼합·원격 근무, 생산성 '적신호'

이러한 현상은 IT 업계에서 만연하다. 팬데믹 동안 원격 근무를 도입해 생산성이 반짝하고 올라갔지만, 거기서 그치고 만 것이다. 심지어 예전보다 생산성이 더 떨어지고 있다고 호소하는 CIO가 많아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미국 노동청 데이터에 따르면 2022년 상반기 미국 경제 전반에 걸친 생산성(시간당 경제 참여자가 생산한 제품과 서비스의 가치)이 1947년 이래 가장 큰 폭으로 곤두박질쳤다. 

특히 기술 및 서비스 산업에서 원격 근무에 대한 인식과 현실에 큰 차이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최근 20,000만 명이 넘는 직원들을 조사한 결과 87%가 높은 생산성을 유지했다고 답했다. 이에 반해 관리자들은 오직 12%만이 직원들이 생산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에 더해 사내 IT 솔루션을 통해 직원들의 데이터를 익명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직원당 평균 회의 시간, 야근 및 주말 근무 시간이 모두 증가했다는 점을 발견했다. 

IT업계 종사자들이 하는 업무 대다수가 원격으로 대체 가능하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하지만 사람 간의 소통과 논의가 필요한 혁신 전략 회의나 이해관계자들과의 유대 관계 형성은 원격으로 하기 힘들다. 

따라서 기업들은 생산성과 혁신을 재고하고자 직원들을 일주일에 며칠이나마 사무실로 불러들이고 있다. 팀장에게 팀의 업무 방식을 자유롭게 관리할 권한을 부여하고, 팬데믹 동안 비대해진 협업 도구를 정리하는 등 생산성을 최소 팬데믹 이전이나 그 이상으로 끌어올릴 방법을 찾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 중이다. 
 

의존도 낮추기 

엔지니어링 및 건축 관리 업체 TRC 컴퍼니즈(TRC CompanieS)는 대퇴직의 여파를 견딜 수 없었다. 팬데믹을 기승을 부리던 때 IT 팀의 부사장 롭 페트론은 거의 몇 주마다 IT 직원 한 명이 나갈 정도로 퇴직이 잦았다고 전했다. 

페트론은 “특정 인물에게 의존하던 업무가 꽤 많았다. 따라서 해당 직원이 떠났을 때 남은 사람들은 매우 큰 부담을 짊어져야 했다”라고 말했다. 

되돌아보면 페트론은 특정 인물에게 너무 많은 역할과 책임을 맡긴 것이 잘못이었다고 말했다. 이런 방식은 확실히 높은 생산성을 보장하지만 요즘 같은 시대에 위험도가 너무 높다. 페트론은 이런 상황을 대비해 항상 역할을 넓게 분산하고자 노력한다고 전했다. 
 

해외 개발 인력으로 유연하게  

TRC 컴퍼니즈는 필요할 때 해외 개발 인력에게도 손을 벌려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페트론에 따르면 이런 외주는 딱 필요할 때만 쓸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이다. 이런 외주 업체와 자주 일할수록 그들을 어떻게 다루는 데 능숙해지고 건설적인 피드백을 효율적으로 주고받을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러한 방식은 유동적 소싱(dynamic sourcing)이라는 이름으로 업계 전반에 퍼지고 있다. 
 

사무실 근무, '맺고 끊음' 확실하게

많은 IT 기업은 직원들을 결국 최소한 일주일에 며칠만이라도 사무실로 복귀시키기로 했다. 메타는 “원격 근무도 그대로의 장점이 많지만 적어도 우리 회사에서는 원격 근무만으로 기업 문화와 유대관계를 유지하기 힘들다고 판단했다”라며 “원격근무를 전면 도입하는 것은 지금까지 쌓아온 기업 문화를 무너뜨리는 셈이다”라고 말했다. 

보험회사 내셔널 라이프의 직원들은 이제 일주일에 3번 사무실 근무를 해야 한다. 화요일부터 목요일까지다. CIO 메타는 협업, 혁신, 문제 해결 능력 모든 면에서 사무실 근무가 큰 효과를 보인다고 전했다. 그는 “줌 화상통화로 했으면 며칠이 걸렸을 문제를 사무실에서 20분 안에 처리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사무실 복귀 강령에는 비용이 따랐다. 메타는 직원 중 2% 정도가 사무실 복귀를 거절했다고 전했다. 그는 “아쉬웠지만 어쩔 수 없었다. 사무실로 복귀하지 않는다면 기업 문화에 동참하지 않고 싶다는 뜻이므로 작별인사를 해야했다”라고 말했다. 
 

팀 리더를 팀 CEO로 

기업은 팬데믹의 경험으로 중요한 교훈을 깨달았다. 그 교훈은 혼합·원격 근무를 성공적으로 시행하려면 조직의 목표와 개인의 요구 사이에서 끊임없이 ‘밀당’을 해야 한다는 점이라고 딜로이트 컨설팅의 직원 전략 책임 조나단 피어스가 말했다. 그에 따르면 이 교훈을 얻은 기업은 이제 팀 리더에게 더 많은 자율권을 부여해 팀마다 고유한 문화와 업무 방식을 만들도록 권장한다. 그에 따른 결과도 팀 리더가 책임져야 하는 것이다. 

피어스는 “기업은 이제 팀 리더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 팀원들과 효과적인 소통 방식에 대해 계속 논의하길 기대한다”라며 “얼마나 빨리 서로에게 응답할지, 어떻게 만나 협업할지 등의 사안을 민주주의식으로 타협하는 방식을 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피어스는 이에 더해 “이러한 방식이 성공하려면 관리자가 수준이 한껏 올라가야 한다. 말 그대로 프로젝트를 관리하는 걸 넘어 하나의 작은 회사를 지휘하는 역할로 승격된 셈이다”라고 말했다. 
 

협업 도구 ‘정리해고’ 

혼합·원격 근무의 확산으로 기업은 전례 없는 수준의 협업 도구를 도입하게 됐다. 하지만 미국의 화확 회사 모멘티브(Momentive)의 CIO 에릭 존슨은 협업 도구가 효과적으로 활용되고 있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 

존슨은 “애초에 협업 도구의 목적은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다. 하지만 협업 도구가 우후죽순 너무 많이 생기면서 효율성은 오히려 떨어졌다”라고 말했다. 

가트너가 2021년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0%가 협업 도구를 쓰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2019년 50%에 비하면 44%가 증가한 수치다. 

이제 많은 IT 리더는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난 협업 도구를 간소화할 필요성을 느낀다. 로스엔젤레스 정보기술국 CIO 테드 로스는 “나의 경우 특정 협업 도구와 사용 방법을 일관되게 따르는 방식이 가장 효과적이었다”라고 전했다. 그에 따르면 이전에 정보국은 온갖 잡다한 프로젝트 관리 솔루션을 썼다. 이제는 구글 워크스페이스와 구글 비즈니스 스위트로 모든 것을 통합했다. 
 

과도기를 헤처나가는 법

장기적인 관점에서 로스는 여전히 원격 근무가 미래라고 믿는다. 단지 팬데믹으로 인해 너무 많이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잡을 필요가 있을 뿐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그는 “높은 생산성을 발휘하면서 혼합·원격 근무를 할 방법은 분명히 있다. 전격 사무실 근무에 비해 원격 근무가 제공하는 '워라밸'은 무시할 수 없는 장점이다. 팬데믹 이전에 워라밸이 너무 적었다면 팬데믹 동안에는 너무 급격하게 정반대가 됐다”라며 “혼합·원격 근무와 협업 도구는 피할 수 없는 미래지만, 모든 좋은 변화는 지켜야 할 것과 바꿔야 할 것을 잘 구분하는 데서 비롯된다. 지금 많은 기업에 필요한 것은 지켜야 할 것, 즉 사무실 근무를 어떻게 새로운 시대에 맞게 유지할지 고민하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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