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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 분쟁|갈등

'허츠 vs 액센츄어'의 IT 재앙이 전하는 4가지 교훈

2020.02.07 John Belden  |  CIO
성공한 프로젝트는 모든 사람들이 알 만한 결론으로 이어지는 경향이 있다. 유능한 팀, 좋은 리더십 등이 대표적이다. 그런 면에서 재앙(큰 실패) 사례가 오히려 좋은 배움의 기회를 제공한다. 

지난해 시작된 허츠(Hertz)와 액센츄어(Accenture)의 소송전이 좋은 예다. 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관련 사례는 ‘애자일 앳 스케일(agile-at-scale)'을 활용함에 있어 벤더에게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모범 사례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일깨워준다. 지금까지 공개된 정보를 이용해 허츠와 액센츄어 사이에 발생한 분쟁의 개요와 그 이유를 설명한다. 
 
ⓒGetty Images

배경 정보
대부분 사람은 허츠를 렌터카 회사로 알고 있다. 전 세계 1만여 장소에 진출해 있고, 약 50만 대의 차량을 보유하고 있다. 2012년 허츠는 다른 렌터카 회사인 달러(Dollar)와 쓰리프티(Thrifty)를 인수했으며, 이로 인해 2016년에 주가가 약 85% 폭락했다. 허츠는 3가지 문제로 인해 압력을 받고 있었다.

• 차량 공유 회사인 리프트(Lyft)와 우버(Uber)가 렌터카 시장을 파괴하고 있었다. 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업무 및 출장 관련 차량 이용 시장에서 우버와 리프트의 시장 점유율은 약 75%가 상승한 반면, 렌터카는 23% 감소했다.

• 중고차 가격이 (5대 중고차 판매업체 중 하나인) 허츠의 예상에 미치지 못했다. 허츠는 50만 대의 차량을 보유하고 있었는데, 이런 차량의 가치가 큰 타격을 받고 있었다.

• 허츠는 경쟁에서 엄청난 압박을 받고 있었다. 지난 2-3년 간 에이비스가 기본적으로 허츠보다 잘하고 있었기 때문에, 허츠의 재무제표가 압박을 받고 있었다.

허츠는 재무적 목표를 달성하고 있기는 했지만, 경영진은 심란했다. 또 재무 상태 보고가 적절한지 여부에 대한 의혹의 눈길도 있었다. 2014년 SEC가 이에 대해 조사했고, 그 결과 허츠는 5년치 재무제표를 다시 준비해 보고해야 했다. 이로 인해 CEO가 교체되기도 했다. 그러나 신임 CEO 또한 회사에 맞지 않다는 이유로 9개월 뒤 또 다시 다른 사람으로 교체됐다. 허츠는 리스트럭처링을 단행했고, 본사를 플로리다로 옮긴 후 IT를 아웃소싱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런 압력과 압박 속에서 허츠는 다양한 도전과제에 직면할 수밖에 없었다. 또한 많은 지적 자산, 제도적 노하우를 잃어버렸다.  

프로그램의 범위
허츠가 추진한 4억 달러를 투자해 기존 시스템을 교체하는 광범위한 계획의 일환으로 한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고객 경험 향상, 더 많은 고객 셀프 서비스 모델을 구현하는 전형적인 프론트엔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프로젝트였다.  

이 프로젝트의 기술 스택 또한 꽤 전형적이었다. 가장 상단에는 앵귤러2, 그 아래에는 어도비 익스피리언스 매니저, 뮬 소프트가 자리했다. 백엔드는 약 1,800개의 레거시 시스템으로 구성되며, 이들 시스템에 대한 통합 계획이 마련돼 있었다. 

허츠는 이와 관련해 두 가지 요구사항을 갖고 있었다. 먼저 허츠는 물론, 달러(Dollar)와 쓰리프티(Thrifty)로 확장할 수 있는 새로운 디자인의 시스템이 필요했다. 또 해당 시스템은 데스크톱과 노트북 컴퓨터, 태블릿, 스마트폰을 지원하는 반응형(responsive)이어야 했다. 

이 프로젝트는 액센츄어가 수주했으며, 액센츄어는 이를 위해 애자일 기법을 도입했다. 

소송과 교훈 측면에서, 이 사례에는 3가지 이색적인 측면이 있다. 
- 이 프로그램은 ‘애자일 앳 스케일’ 기법을 사용하고 있었다. 그런데 소송으로 이어진 애자일 앳 스케일 관련 프로젝트는 드물다.
- 소송의 피고가 액센츄어였다. 그런데 액센츄어가 피고인 소송은 많지 않다.
- 소송 금액이 아주 작았다. 피해 청구액이 3,600만 달러에 불과했다.

타임라인
2015년 허츠는 트랜스포메이션 계획의 일부로 새 CIO를 채용했다. 600만 달러에 스카우트했다. 이런 투자는 흔히 CIO에게 기술 플랫폼과 전략을 견인할 일정 권한을 주겠다는 신호다.

2016년 허츠는 플랫폼 전략을 수립하는 데 도움을 받기 위해 액센츄어에 연락했고, 바로 그 해에 액센츄어에 RFP를 보냈다. 허츠는 IBM 대신 액센츄어를 선택했다. 2016년 IBM과의 백엔드 시스템 및 애플리케이션 관리 서비스 아웃소싱 계약이 종료됐다. 이러한 변화는 허츠가 기존에 갖고 있던 구형 시스템에 대한 지식 중 상당수가 사라진다는 의미다. 추후 제기된 허츠 주장에 따르면 액센츄어는 2016년 중반 제품 매니저를 프로그램에서 명확한 이유 없이 제외시켰다. 흥미로운 부분이다. 허츠가 아닌 액센츄어가 실제 프로젝트 관할을 맡았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2017년 9월, 허츠는 액센츄어와 프로그램 1단계를 이행하기 위한 SoA(Statement of Work)를 체결했다. 한 달 뒤, 가동을 2017년 12월 이후로 연기했다. 2017년 말, 허츠는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것으로 보이는 신임 최고 마케팅 책임자(CMO)를 채용했다. 이 시점부터 일이 본격적으로 잘못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 CIO가 물러났다.
- 액센츄어가 프로젝트에서 빠졌다.
- 프로젝트를 완료하기 위해 IBM과 계약을 체결했다.
- 그리고 2019년 4월, 허츠는 액센츄어에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 제기 이유
허츠는 2가지를 근거로 액센츄어에 소송을 제기했다. 첫번째, 액센츄어가 다음 사항에 대해 계약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 허츠 브랜드에만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빌드했다. 즉, 쓰리프티나 달러로 쉽게 확장할 수 없는 시스템이었다.
- 반응성이 높은 시스템이 아니다. 데스크톱과 스마트폰에는 잘 작동하지만, 태블릿 환경에는 적합하지 않았다.
- 제품을 허츠가 기대했던 기준으로 적절히 테스트하지 않았다.

허츠가 제기한 두번째 주장과 근거는 액센츄어가 ‘플로리다의 불공정하고 기만적인 거래 관행에 대한 법(Unfair and Deceptive Trade Practices Act)’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허츠는 액센츄어가 허츠를 지원하기 위해 최고의 팀을 데려올 것이며, 자신들이 프로젝트 이행에 필요한 역량들을 보유하고 있다고 속여 계약을 체결하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이로 인해 해당 소송은 널리 사용되는 제품이 아니며, 표준 제품으로도 여겨지지 않는 RAPID라는 제품과 관련된 액센츄어의 역량을 다루게 됐다.

소송이 제기된 이후 몇몇 진전된 상황이 나왔다. 먼저 가장 중요한 부분은 ‘액센츄어가 플로리다의 불공정하고 기만적인 거래 관행에 관한 법을 위반했다’라는 허츠의 주장이 재판부에 의해 기각됐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액센츄어의 행위가 ‘마케팅 측면의 과장’에 불과하며, 허츠가 이런 마케팅 전술을 잘 알았어야 했다고 판단했다. 

RAPID 도구에 대한 스킬 및 역량과 관련해서는, 액센츄어가 이런 주장을 했음을 증명하는 충분한 증거를 허츠가 제시하지 못했다고 재판부는 지적했다. 액센츄어가 구두로 허츠에게 이런 주장을 했을 수도 있지만, 어디에도 기록이 없었다. 그런데 공정 거래 관행에 대한 법이 요구하는 것 중의 하나는 기록과 문서이다. 

법원의 기록에 따르면, 원고와 피고는 분쟁 개시 절차의 일환으로 200만 건에 달하는 문서를 검토했다. 이 가운데 약 50만 건의 문서가 증거로 제출되어 소송에 사용되고 있었다. 액센츄어는 약 50명의 변호사를 동원했다. 조직에 대한 방어 및 변호에 전력을 쏟은 것이다. 

예상되었듯 액센츄어는 허츠를 상대로 맞소송을 제기했다. 허츠가 지불해야 할 금액을 지불하지 않아 계약을 위반했다는 이유였다.  

최근 진행 상황 중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IBM이 개입한 것이다. IBM은 증거 개시 절차로 제공될 정보 중에 허츠와의 비밀 유지 계약에 적용을 받는 정보가 있으며, 이에 따라 증거 개시용으로 제출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후, 액센츄어와 IBM은 3개월 동안 증거 개시 절차의 일부로 정보를 순차적으로 제공하기로 합의했다. 

2020년 9월 소송이 종료될 예정이다. 그러나 대부분 재판이 그렇듯 뒤로 미뤄질 수 있다. 몇 년이 더 지연될 수도 있다. 다른 소송의 경우 통상 2-3년이 소요되곤 한다. 그러나 소송 금액이나 상황, 조건이 기간을 결정하는 경향이 있다. 이를테면 브릿지스톤과 IBM의 6억 달러 규모 소송에는 4년 6개월이 걸렸다. 허츠와 액센츄어 소송에 걸린 금액은 훨씬 적은 3,600만 달러이다.
 
교훈
기록 및 문서화 : 공급업체나 공급업체가 가져올 제품(산출물)을 평가하거나, 이에 대해 실사를 할 때 거쳐야 할 과정들이 있다. 이번 사례에서 허츠가 빼먹은 아주 중요한 부분이 있다. RAPID를 중심으로 기록과 문서를 남겨야 했다. 핵심 공급업체는 아주 중요하기 때문에, 평가 및 선정 프로세스 과정에 공급업체가 주장한 내용, 그리고 프로세스 자체를 문서로 기록해야 한다. 

팀 파악 : 허츠는 액센츄어가 보낸 인적자원의 스킬 세트를 평가해야 했다. 인적자원을 풀타임으로 파견하는 계약이었던 것으로 관측된다. 이런 상황에서는 클라이언트가 공급된 (인적)자원의 품질을 확인할 책임을 갖고 있다. 또한 교차 확인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 

즉 공급업체가 보낸 팀을 더 면밀이 조사해야 한다. 팀이 과거 서로 협력한 적이 있는지도 확인 및 판단해야 한다. 유사한 프로젝트에서 서로 협력한 적이 있는가? 아니면 특별히 프로젝트를 위해 전문가들을 한데 모았는가? 이런 부분들을 확인해야 한다. 물론 서로 함께 협력한 경험이 있는 팀이 좋다.

프로젝트 소유(주도) : 이번 사례의 경우, 허츠가 액센츄어가 솔루션의 제품 오너가 되도록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인다. 다시 말해, 허츠가 아닌 액센츄어가 전달할 결과물의 범위를 규정하는 책임을 갖고 있었다는 의미이며, 허츠가 이후 액센츄어에 전달 결과물에 대한 책임을 물은 것이다. 허츠는 ‘오너십’을 포기하지 말아야 했다.   

공급업체에 대한 책임 추궁 : 소송에는 돈이 많이 든다. 이런 프로젝트에서 공급업체에 소송을 제기하고 싶어하는 기업은 없다. 따라서 공급업체가 프로젝트를 이행하는 과정에 그 성과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책임을 지도록 했어야 한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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