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5년 전만 해도 주 4일 근무는 SF 소설 속 이야기였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이 우리에게 가르쳐 준 것 중 하나가 직장의 구조가 크게 변할 수 있고 여전히 실행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런 사실을 깨닫게 되면서 주 4일 10시간 근무 또는 32시간 근무를 현실적인 가능성으로 고려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주 4일 근무 아이디어는 적어도 1950년대부터 제기됐지만, 최근까지 진지하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2024년 KPMG가 미국 CEO 10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를 보면, 미국 기업의 약 3분의 1이 주당 하루 단축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지만 잘 생각해보면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주 4일 근무제 시범 운영과 연구 결과를 보면, 이 제도는 직원과 고용주 모두에게 놀랍도록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왔다. 특히 영국의 대규모 주 4일 근무 실험은 매우 성공적이어서 참여한 61개 기업 중 92%가 시범 운영 이후에도 주 4일 근무를 계속하겠다고 답했고, 이 중 29%는 이미 영구적으로 변경하기로 했다. 미국에 본사를 둔 엑소스(Exos) 등 여러 기업이 자체적인 운영한 결과도 비즈니스의 여러 측면에서 성공적이었다.
직원들도 우호적이다. 1년 전 워싱턴포스트와 입소스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 노동자의 75%가 같은 임금을 받고 하루 8시간씩 5일 근무하는 것보다 10시간씩 4일 근무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답했다.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업체 퀄트릭스의 조사에서는 미국 노동자 92%가 매일 더 긴 시간을 일하더라도 주당 근무일을 단축하는 데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당 근무 시간 단축에 가장 앞서가는 것은 유럽이다. 영국과 독일은 대규모 시범 사업을 진행하고 있고 아이슬란드, 포르투갈, 스페인도 시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벨기에는 노동자에게 주 4일 40시간 근무 옵션을 제공하는 법을 최초로 통과시켰다.
주 4일 근무의 장점
주당 근무일을 줄이면 기업은 인재를 유치하고, 직원 유지율을 높이고, 직원의 스트레스를 줄이고, 직원의 탄소 발자국(잠재적으로는 기업 전체의 회사의 탄소 발자국이기도 함)을 줄이고, 출퇴근과 육아 비용을 절감한다. 무엇보다 일과 삶의 균형이 크게 개선돼 업무 생산성이 높아진다. 또한 다양한 생성형 AI 도구가 등장하면서 생산성이 강화돼 주 4일 근무제로 전환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완화할 수 있다.
주 4일 근무제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생산성을 주로 시간으로 측정하기 때문에 노동시간이 늘어나면 생산성이 높아진다고 생각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조립 라인을 가진 제조기업이라면 주 4일 근무가 꼭 적합한 것은 아니다. 반면 지적 재산, 아이디어, 전략 계획, 영업, 마케팅, 소프트웨어 등의 업무에서는 지적 예리함을 유지하는 것이 필수적이고, 오히려 번아웃이 매우 심각한 문제다. 예리함을 유지하려면 몸과 마음의 충분한 휴식이 필요하고, 주 4일 근무제는 이런 환경에서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
팬데믹 이전에도 일부 회사에서는 주 5일 근무제가 느슨해지고 있었다. 예를 들어 캐주얼 금요일(Casual Fridays)은 금요일 재택근무로 바뀌었다. 주 4일 근무로의 전환은 이런 변화의 자연스러운 진행 과정처럼 보인다.
많은 주 4일 근무 실험에서 공통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주 32시간만 근무해도 직원 생산성이 증가한다는 사실이다. 주당 근무일이 늘어나면 회의가 많아지고, 주의가 산만해지고, 점심시간이 길어지고, 직원이 일을 미루는 일이 많아진다. 일주일에 근무하는 날이 줄어들면 직원은 시간 관리 기술을 익히고 업무 완수에 집중한다. 동시에 3일 동안 업무에서 벗어나 재충전하고 업무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갖게 돼 생산성이 향상된다.
주 4일 근무제 시행 방법
단, 이런 변화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지려면 기업이 갑자기 스위치를 켜고 모든 직원에게 주 4일 근무를 하라고 할 수는 없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따르면 주 4일 근무제는 기업이 비즈니스 성과를 유지하면서 근무 시간을 줄이기 위해 실질적인 업무 재설계를 수행할 때만 효과가 있다. 즉, 운영을 간소화하고, 관리 부담을 줄이고, 영향력이 큰 업무에 우선순위를 두어야 한다. 주 4일 근무를 성공적으로 시범 운영 또는 도입하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다음 자료를 참고하면 된다.
미래의 업무 환경은 원격 근무, 하이브리드 근무, 사무실 근무, 생성형 AI 및 일과 삶의 균형 추구와 같은 트렌드의 영향을 받는 유연한 근무 방식 등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다. 주당 근무 시간 단축은 우리가 알고 있는 업무 방식을 재편할 수 있는 중요한 대안이다. 정확히 어떤 형태가 될지는 예측하기 어렵지만 주 4일 근무제가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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