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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 저스틴 래트너, 인텔의 비밀 무기를 구축한 주역

2013.07.16 Rob Enderle  |  CIO
최근 한 깜짝 발표를 통해 저스틴 래트너는 인텔의 CTO자리에서 물러났다. 하지만 래트너가 CTO로써의 역량이 부족해서는 아니었다. 그는 현대 기술 업계을 주도하는 선구자이자, 나이의 절반밖에 되지 않은 청년들보다도 더 많은 에너지를 가진 인물이다. 그가 은퇴한 주된 이유는 65세를 넘긴 그의 나이 때문이었다.

업계 최고의 선구자가 나이 때문에 물러나는 것은 애석한 일이다. 그래서 이번 주 칼럼은 래트너가 현직에 있을 무렵 있었던 일에 대해 써보려 한다.



칩으로 ‘시장'을 발전 시킨인텔
어렸던 필자에게 놀라움을 선사했던 수많은 연구실들이 이제는 사라진 상태다. 발명품들을 상용화에 실패했던 것이 주된 원인 중 하나일 것이다. 때론 자신들의 발명품을 비즈니스 그룹에 제대로 전달할 역량이 부족했던 과학자들로 인해, 또 때로는 발명품 자체가 기업에 시장 가치를 전달해줄 수 없는 것이었던 까닭으로, 많은 아이디어들이 연구실 문 밖에서 빛을 잃었다.

그래픽 유저 인터페이스(GUI)와 마우스를 개발한 제록스 파크(Xerox PARC)가 이러한 연구실 가운데 하나다. 이들의 발명품은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가 현재와 같은 위치로 까지 성장하는데 빼놓을 수 없는 역할을 했지만, 정작 제록스 자신들은 이로 인한 혜택을 받지 못했다.

e북과 스마트워치(smartwatch)는 HP 연구실에서 처음 개발된 것들이다. 하지만 HP의 상표를 달고 시장에 나온 e북이나 스마트워치는 없다. 코닥 역시 디지털 사진의 개념을 처음 고안해 냈지만, 이 테크놀로지를 상용화하는 데에는 실패했다. 이 모든 실험은 말 그대로 실험으로 그쳤다.

래트너는 오픈소스 개발을 선도하고 그 개념을 시장에 알리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 인물이다. 하지만 인텔은 이 기술을 자신들의 상품으로 삼지 않았다. 그들이 판 것은 프로세서였다. 오픈소스 운영에 필요한 프로세서를 공급함으로써 인텔은 테크놀로지에 활기를 불어넣는 동시에 기업의 장기적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데에도 성공할 수 있었다.

인텔은 현재 무인 자동차, 무선 충전기, 무선 전등 등 우리의 세상을 새롭게 바꿔줄 다른 기술들에 투자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인텔은 자신들의 프로세서가 판매될 수 있는 새로운 시장 기회를 개척해나가고 있는 것이다.

개발 과정에 ‘사람'을 포함시키다
몇몇 인텔 직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래트너는 사람과 기술 간 상호작용을 연구하는 연구소 설립에 애를 썼던 인물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이 랩을 인텔의 ‘비밀 무기'라고 부른다. 참고로 기술 업계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여성 중 하나인 제네비브 벨(Genevieve Bell)이 이 중요한 연구소를 담당하고 있다. 벨은 엔지니어가 아니다. 인류학자이자 민속학자다.

사람과 기술의 상호 작용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인텔은 새 기술을 시장에 성공적으로 도입하고 더 효과적인 인터페이스 개발을 통해 삶의 질을 개선하는 방법을 모색할 수 있었다.

인텔의 미래학자 브라이언 데이빗 존슨(Brian David Johnson)도 인텔과 인류의 미래를 연구 중이다. 그가 진행한 프로젝트 중에는 아이들에게 어른이 되었을 때 살고 싶은 세상을 설계해 보도록 하는 프로젝트가 있다. 또 다른 프로젝트에서는 아이들이 3D 프린터로 만들고, 커스터마이즈 하고, 가지고 놀 수 있는 로봇을 만들기도 했다. 존슨은 이 프로젝트의 결과물로 ‘버닝 맨’(미 네바다에서 열리는 축제)을 정복할 생각이다.

‘터미네이터'나 ‘아이 로봇’같은 영화에서 로봇은 인간에게 위협적인 존재로 그려진다. 그러나 인간이 로봇의 개발 과정에서 깊은 고민을 거쳐 로봇과 함께 성장한다면, 로봇은 위협이 아니라 인간에게 도움이 되는 존재가 될 확률이 더 높다. 현실적인 측면에서, 인텔은 래트너의 놀라운 혜안과 벨, 존슨 같은 학자들 덕분에 차근차근 미래를 결정해 나가고 있다.

차세대 엔지니어들과 협력
논란의 여지는 있겠지만, 인텔은 그 어떤 기술 기업보다도 더 적극적으로 전 세계 대학과 연계해 미래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일정 부분은 오픈소스 개발 덕분이지만, 대부분은 인텔이 진행한 흥미로운 프로젝트들 덕분이다.

프로젝터 터치 워크스페이스도 이 중 하나인데, 마치 터치스크린을 만지듯이 터치를 통해 프로젝터를 사용할 수 있다. 또 토론 그룹을 적극적으로 관리, 감독하는 인공 지능 시스템(artificial intelligence systems)을 통해 토론을 돕고 토론의 흐름과 갈등을 파악했다. 이 프로세서 집중적인 AI 사용이 페이스북이나 구글+의 기능을 결정한다고 상상해보라.

이런 실용적인 프로젝트에 참여한 학생들은 학교 수업에 대한 관심도 높았고 직업 시장에도 훨씬 더 자신의 직업에 필요한 역량을 잘 갖춰 투입되었다. 래트너는 즐겁고 효율적으로 학습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학업 성취의 기반을 다지는 데 일조한 것이다.

나이는 숫자일 뿐이다. 래트너가 그만두는 것은 유감이지만, 그가 일하던 기업은 언제나 그가 제시한 이상을 바라보며 나아갈 것이고 후배 엔지니어들도 그의 비전을 계속해 실행해 나갈 것이다. 래트너는 개발 프로세스에 사람을 더했고 기술을 발명해 놓고도 써먹지 못하는 것 대신 기술과 현실 세계 사이에 다리를 놓는 것이 더 이득이 될 수 있음을 알았다.

래트너는 시대를 앞서간 사람이었다. 필자는 그가 앞으로도 훨씬 더 놀라운 일들을 해나갈 것이라 믿는다.

“래트너, 당신의 그림자를 따라 걸을 수 있어 영광이었습니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그 행보를 따를 수 있게 되길 바랍니다. 안녕히 가십시오. 수고하셨습니다.”

 * Rob Enderle은 엔덜 그룹(Enderle Group)의 대표이자 수석 애널리스트다. 그는 포레스터리서치와 기가인포메이션그룹(Giga Information Group)의 선임 연구원이었으며 그전에는 IBM에서 내부 감사, 경쟁력 분석, 마케팅, 재무, 보안 등의 업무를 맡았다. 현재는 신기술, 보안, 리눅스 등에 대해 전문 기고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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