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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계의 아이폰 될 수도··· 소프트뱅크 '페퍼'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2015.06.23 Tim Hornyak  |  IDG News Service


아직은 요리도, 청소도, 빨래도 할 수 없다. 그러나 소프트뱅크의 페퍼(Pepper)는 소비자 시장을 겨냥한 최초의 휴머노이드 로봇이며, 클라우드 연결형 로봇 비서 시대가 열렸음을 의미하는 존재다.


지난 19일 일본에서는 19만 8,000엔(미화 1600달러)에 페퍼의 판매가 시작됐다. 구입가와 별개로 매월 데이터 및 보험료를 2만 4,600엔씩 따로 내야 한다. 바퀴 달린 웹캠이 사람 말 좀 알아 듣는다고 그 정도 돈을 내야 하나 싶을 수 있겠다. 그러나 페퍼는 각종 센서와 클라우드 기반 인공 지능으로 무장한, 발전 가능성이 큰 로봇이다.

-> 소프트뱅크의 감성 로봇 '페퍼', 1분 만에 1천 대 매진

동시에 페퍼에게는 막강한 부모님들(?)이 있다. 어쩌면 가장 큰 자산일 수도 있는 존재들이다. 일본 이동통신업체 소프트뱅크와 소프트웨어사의 강력한 동맹인 폭스콘 테크놀로지 그룹(Foxconn Technology Group), 그리고 알리바바 그룹(Alibaba Group)은 적어도 4년 동안 일정량의 손실을 보고라도 페퍼를 수천 대 이상 판매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들이 보는 페퍼는 단순히 로봇이 아니다. 앞으로 자동차 산업, 비행기 또는 PC산업처럼 거대 산업으로 성장할 한 산업의 시발점에 해당하는 존재다. 이들에게 페퍼는 마치 스마트폰 분야에서의 아이폰과 같은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이들은 페퍼를 구매할 비즈니스 및 소비자 수요가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때문에 단기간에는 손실을 보더라도 그 이후에는 소프트뱅크 로보틱스 홀딩스(SoftBank Robotics Holdings)에 상당한 이윤을 안겨 줄 것이라 예상한다.

페퍼 입장에서는 다행스런 일이다. 로봇 산업에 대한 투자를 이렇게 장기적으로 내다보고 있는 상황이라면 장기간에 걸친 규모의 경제가 가능해지면서 결국 가격도 내려갈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구매자 수도 늘어날 뿐 아니라 페퍼 제작에 들어가는 요소 가격 역시 떨어질 것이다.



현재로써 페퍼는 빈 캔처럼 가벼운 물체만 들 수 있지만, 앞으로 더 많은 센서와 서보 모터를 장착해 어쩌면 집안일을 돕는 수준까지 기능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도 모른다. UC 버클리에서 진행된 한 실험에서, 윌로우 가라지(Willow Garage)의 PR2 로봇은 빨래를 할 수 있음을 입증한 바 있다. 단 어떤 옷을 세탁해야 하는지 구분하는 능력은 아직 없는 것으로 나타났었다. 현재 PR2는 페퍼보다 가격이 175배 더 비싸다.

로봇드림닷컴(Robots-Dreams.com) 운영자이자 로보틱스 전문가인 렘 퍼짓은 “현 단계에서 페퍼는 그 기능에 비해 가격이 너무 높다. 때문에 테크놀로지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거나, 얼리 어답터이거나, 일본의 노년층이 아니라면 딱히 구매해야겠다는 유인이 없는 게 사실이다”라고 이메일을 통해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도 일본 노년층 여성들이 귀여운 바다표범 로봇 파로를 환영했던 사례를 들어 페퍼가 일본 노년층 사이에서도 인기가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도쿄의 맥쿼리 시큐리티(Macquarie Securities)의 테크놀로지 애널리스트 데미안 썽은 이메일을 통해 “현재로써 페퍼는 장난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앞으로 계속해서 기술이 발전하고, 가격은 떨어질 것이지만 아직까지 로봇이 우리 삶의 일부로써 카펫 청소와 같은 간단한 일이나마 도와줄 수 있으려면 시간이 좀 걸릴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얼리 어답터들이 페퍼를 활용할 방법들이 있다. 이미 존재하는 200여 개의 앱이 대표적이다. 예를 들어 페퍼가 하루 종일 집 안을 돌아다니며 찍은 사진으로 사진 일기를 남길 수도 있고, 음성 인식 게임을 하거나, 인터넷으로부터 필요한 정보를 전달받을 수도 있다. 또한 친구, 가족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할 수도 있다.

특히 페퍼에 장착된 ‘감정 엔진’ 덕분에 페퍼는 인간의 감정을 인식하고 이를 시뮬레이션할 수 있다. 또한 가족들과 시간을 보낼 수록 새로운 지식, 기술을 학습하고, 소프트뱅크 클라우드에 있는 수천 대의 다른 페퍼들과 연결할 수도 있다.



공상과학 소설, 캐릭터 등에서 귀여운 로봇이 인기를 끌어온 일본 시장에서조차 인공 지능 로봇은 성공을 거둔 사례가 없다. 소니는 전 세계적으로 약 15만 대의 로봇 강아지 아이보를 판매했지만 2006년 판매를 중단했고, 비슷한 시기 미쓰비시 중공업은 외모, 인공지능 능력, 하드웨어 측면에서 페퍼와 비슷한 휴머노이드 로봇인 와카마루를 1만 4,000달러에 출시했지만 역시 실패했다.

소프트뱅크 CEO 마사요시 손은 그러나 애플의 기기를 제작한 폭스콘의 하이테크 제조 기술과 알리바바의 방대한 전자상거래망의 결합으로 이번에는 결과가 다를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2016년부터는 일본 외 국가에서도 페퍼를 판매할 계획이다.

로보틱스 투자가이자 더 로봇 리포트(The Robot Report) 운영자 프랭크 토브는 “알리바바는 중국 ‘솔로 데이(11월 11일)’에 7만여 대의 이코박(Ecovac) 로봇 청소기를 판매했다. 페퍼 역시 중국어를 할 수만 있다면 중국 솔로데이 선물로 큰 히트를 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페퍼는 현재 일본어, 영어, 스페인어, 그리고 프랑스어를 할 수 있으며 앞으로 더 많은 언어와 앱이 추가될 예정이다. 소프트뱅크는 페퍼의 감정 인식 능력과 AI가 소비자들의 호감을 사 가족의 일원처럼 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그렇게 되면 아직까지 가사일에 그다지 쓸모가 많지 않은 페퍼의 단점도 상쇄될 수 있으리라 기대하는 것이다. 소프트뱅크는 또 페퍼에 장착할 기업용 애플리케이션도 올 가을부터 집중 개발할 예정이다.

일본에는 시험삼아 페퍼를 구입해 볼 의향이 있는 기업들이 많다고 가트너의 IT 인프라스트럭처 애널리스트 타다키 마타가는 말했다. 마타가는 아직 초창기인 로봇 시장에 페퍼가 아주 강력한 촉매제가 될 수 있으리라 보고 있다.

일본에서는 이미 페퍼를 사업장에 배치해 휴대폰이나 커피 머신을 판매하는 데 활용한 예가 있다. 크리에이티브 스트레티지스(Creative Strategies)의 애널리스트 벤 바야린은 로우스(Lowe’s)와 같은 많은 리테일러 기업들이 매장 내에서 고객들을 안내할 로봇 플랫폼을 고민 중이라고 전하며, “페퍼의 그런 능력은 충분히 비즈니스적인 가치가 있다”라고 말했다.

현재 페퍼는 공상과학소설 속에 등장하던 그 로봇 집사에 가장 가까운 현실 속 로봇이다. 그렇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친구 같은 로봇을 만나보려면 아직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할 것이다. 선구자라는 막중한 임무에 대해 페퍼는 어떻게 생각할까? 지난 17일 출시 행사에서 페퍼는 이렇게 말했다.

“제 마음을 가지고 장난치지 말아주세요.”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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