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운영체제에서 여전히 독점적인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 바로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다. 그러나 스탯카운터 자료를 보면, 애플의 맥OS 점유율이 전 세계 데스크톱 사용자의 17%까지 올라왔다. 미국만 놓고 보면 27%, 영국은 29%, 캐나다는 25%다. 기업은 오랜 기간 주로 윈도우를 사용해왔지만 맥OS는 일부 업종에서 핵심 플랫폼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소프트웨어 개발, 창작과 마케팅 업무(이미지 편집, 비디오 작업과 레이아웃 등), 웹사이트 디자인과 제작 등이 대표적이다.
전체적으로 보면 IT 분야도 여전히 윈도우가 강세지만 맥이 기업용 컴퓨터로 점점 자리를 잡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최근 재택근무가 확산하면서 맥을 업무용으로 사용할 가능성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그러나 당장은 윈도우가 기업 운영체제 부문을 장악하고 있다는 사실에 변함이 없다. 따라서 맥OS와 윈도우 라이선스를 모두 가지고 있다면, 이런 현실에 적응할 수 있는 적절한 툴이 필요하다.
맥에서 윈도우를 사용하는 5가지 방법
기업 사용자의 경우 맥에서 윈도우 10은 물론 다른 운영체제를 사용할 수 있는 좋은 선택지가 3개나 된다. 참고로 별도의 언급이 없는 한 여기서 살펴볼 툴은 최소 맥OS 10.13 하이 시에라 환경을 기준으로 한다. 맥 하드웨어는 초기 맥 프로를 제외하면 2011년 혹은 그 이후 모델을 기준으로 한다. 올해 가을에 나올 맥OS 11.0 빅 서를 설치할 계획이라면 맥에서 윈도우를 실행하는 툴이 이 새 운영체제를 지원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좋다. 일부 툴은 기능 업그레이드가 필요할 수 있기 때문이다.
3가지 중 먼저 VM웨어 퓨전(VMware Fusion)이 있다. 맥OS에서 윈도우(이를 '게스트 OS'라고 부른다)와 윈도우용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할 수 있는 가상 x86 PC 환경을 만들어 주는 데스크톱 가상화 소프트웨어다. 완전히 별개의 창 모드로 윈도우를 사용할 수 있고, 윈도우 자체를 숨겨 마치 맥OS와 통합된 것처럼 만들고 윈도우 애플리케이션을 이질감없이 실행하는 것도 가능하다.
현재 기준 최신 버전인 퓨전 11.5는 윈도우 XP와 그 이후 버전을 지원한다. 맥OS 10.11 엘 캐피탄과 이후 버전, 다양한 리눅스와 솔라리스 버전도 지원한다. VM웨어는 250달러에 워크스테이션 프로 소프트웨어도 제공한다. 이를 이용하면 윈도우와 리눅스 게스트 OS를 윈도우와 리눅스 PC에서 실행할 수 있다.
퓨전의 스탠더드 버전은 80달러, 프로 버전은 160달러다. 프로 버전은 네트워킹 기능과, 클라우드 개발자를 위한 가상 디스크 링크 기능, VM웨어 v스피어 통합 기능 등을 추가로 지원한다. 그러나 프로 버전은 대부분의 기업 사용자에게 과한 스펙이므로, 굳이 구매할 필요가 없다. 스탠더드 버전으로 충분하다. 두 버전 모두 영구 라이선스이고 18개월간 이메일 기술지원을 제공한다.
두 번째는 패러렐즈 데스크톱(Parallels Desktop)이다. 윈도우 같은 게스트OS를 실행하는 맥OS용 데스크톱 가상화 제품이다. 퓨전과 마찬가지로 별도 창으로, 혹은 맥OS 환경 내에서 윈도우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할 수 있다. 패러렐즈 데스크톱 16을 기준으로 윈도우 2000 이후 버전, OS X 10.6 레오파드 이후 버전을 지원한다. 여러 가지 리눅스 버전도 사용할 수 있다.
패러렐즈 데스크톱의 가격은 프로 개발자 구독과 기업 구독이 연 100달러, 일반 사용자용 스탠더드 영구 라이선스가 80달러다. 구독 버전은 더 많은 메모리를 할당해 더 성능이 좋은 가상 머신을 지원한다. 비즈니스 버전은 중앙화된 관리 기능도 들어가 있다.
세 번째 부트 캠프는 맥OS에 내장된 무료 기능이다. 맥 하드 드라이브에 별도의 부트 파티션을 만들어 필요할 때 윈도우로 부팅할 수 있다. 이는 퓨전이나 패러렐즈와 달리 맥OS와 윈도우를 동시에 사용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 또한, 맥OS 10.14 모하비부터는 윈도우 10 64비트만 지원한다. 참고로 OS X 10.8 마운틴 라이언의 부트 캠프는 윈도우 7만 사용할 수 있고, 맥OS 10.12 시에라와 맥OS 10.13 하이 시에라는 윈도우 7과 윈도우 10을 모두 지원한다. 한편 앞으로 나올 ARM 기반 맥에서는 부트 캠프를 지원하지 않을 예정이다.
맥에서 윈도우를 사용하는 다른 방법도 있다. 이 중 기업이 기술지원을 받을 수 있는 툴은 다음 2가지다.
오라클 버추얼박스(Oracle VirtualBox). 무료 오픈소스 가상화 툴이다. 현재 버전은 6.1.12로 64비트 윈도우 8.1과 그 이후 버전을 지원한다. 맥OS 10.13 하이 시에라와 그 이후 버전, 일부 리눅스와 솔라리스 버전에서 사용할 수 있다.
코드위버 크로스오버 맥(Codeweavers CrossOver Mac). 일부 윈도우 애플리케이션을 맥에서 실행하는 오픈소스 와인(Wine) 기반의 툴이다. 윈도우 운영체제가 필요없는 것이 특징이다. 모든 크로스오버 맥 라이선스는 영구적이다. 현재 버전은 19로 기술지원 없는 버전이 40달러, 1년 기술지원을 제공하는 버전이 60달러다. 무제한 기술지원 버전은 500달러다. 크로스오버는 맥OS 10.11 엘 캐피탄 이후 버전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이들 툴은 실제로 윈도우를 실행하지 않는 크로스오버 맥을 제외하고 모두 윈도우 설치 디스크나 ISO 파일이 필요하다. 윈도우 라이선스도 당연히 있어야 한다. 설치하려는 다른 게스트 OS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이들 OS에서 사용하려는 애플리케이션에 대해서도 라이선스가 필요하다. 이번 리뷰에서는 2014년형 아이맥 레티나 5K, 4GHz 인텔 코어 i7 CPU, AMD 라데온 R9 그래픽 프로세서, 24GB RAM 모델에서 이들 툴을 테스트했다. 현재 기준으로 평범한 정도의 성능이고 업무용으로 충분한 수준이다. 맥 대부분은 8GB RAM으로 데스크톱 가상화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기에 빠듯하지만 사용할 수 없는 정도는 아니다.
'VM웨어 퓨전' vs. '패러렐즈 데스크톱'
대부분 사용자에겐 퓨전과 패러렐즈가 가상 이상적인 선택이다. 맥OS를 실행하면서 동시에 가상 머신 형태로 윈도우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곧 기업 사용자가 업무용 윈도우 앱을 가정의 맥에서 쉽게 실행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또한, 개발자는 맥에서 개발한 리눅스와 윈도우용 소프트웨어를 쉽게 테스트할 수 있고, 웹 디자이너는 맥에서 윈도우 환경의 다양한 브라우저를 테스트해 코드의 호환성을 확인하고 맥에서 정상적으로 보이는 웹 디자인이 다른 환경에서도 제대로 출력되는지 바로 알 수 있다.
기능 측면에서 두 툴은 거의 동일하다. 일부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사용자에겐 큰 의미가 없다. 따라서 두 툴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판단 기준은 기업에서 이미 사용하고 있는지가 될 것이다. 표준 가상화 툴이 없다면 가격이 관건이 될 수도 있다. 필자의 선택은 VM웨어 퓨전이다. 기업 사용자를 기준으로 비용이 더 저렴하기 때문이다.
한편, 이들 데스크톱 가상화 툴을 실행하면 맥 시스템에 약간의 버벅거림이 발생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특히 애플리케이션을 로드하거나 고해상도 이미지와 비디오를 렌더링할 때 이런 현상이 나타난다. 그러나 일단 앱을 로드하고 나면 대부분 부드럽게 실행된다.
또한 가상 머신의 컨테이너 파일은 40GB 혹은 그 이상의 단일 파일이므로 타임머신 백업에서 제외하는 것이 좋다. 그렇지 않으면 이 거대한 파일의 임시 저장본이 여러 개 만들어진다. 컨테이너 파일은 윈도우를 사용할 때마다 변경되므로 타임머신은 이 거대한 파일을 변경된 파일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이런 불편함을 피하려면 데스크톱 가상화를 사용하는 동안에는 타임머신의 자동 백업 기능을 비활성화하는 것도 방법이다. 가상화를 다 사용하고 나서 다시 자동 백업을 활성화하면 컨테이너 파일의 변경된 최종 파일만 백업된다. 물론 이렇게 하면 가상화를 사용하는 동안은 백업되지 않는다.
또 한 가지 고려할 것은 ARM 기반 맥이다. 애플은 개발자에게 앞으로 나올 ARM 기반 맥은 현재 버전의 VM웨어 퓨전과 패러렐즈 데스크톱은 물론 다른 x86 가상화 환경을 지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ARM 기반 맥을 구매할 생각이라면 데스크톱 가상화 툴도 새로운 버전을 구해야 한다.
퓨전과 패러렐즈의 공통 기능
VM웨어와 패러렐즈 데스크톱은 모두, 설치한 게스트 OS 내에 가상 머신을 만들어 애플리케이션과 데이터를 추가한다. 가상 머신을 여러 개 만들어서 필요한 것을 불러오고 다른 가상 머신으로 전환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들 가상 머신은 맥에 연결된 어떤 드라이브로도 자유롭게 옮길 수 있으므로, 자주 사용하지 않는 가상 머신은 외장 드라이브로 옮기면 맥 내부 드라이브 공간을 절약할 수 있다. 가상 머신 파일은 보통 수십 GB에 달하므로 상당한 도움이 된다.
퓨전과 패러렐즈 모두 가상 머신에 대한 암호화와 비밀번호 보호 기능을 지원한다. 윈도우 가상 머신과 맥OS 간에 콘텐츠를 복사해 붙여넣기를 할 수 있고, 파일을 드래그 앤드 드롭하는 것도 공통적으로 가능하다. 또한, 두 툴 모두 부트 캠프 파티션을 불러와 자체 가상 머신으로 변환하는 기능을 지원한다. 여러 개의 가상 머신을 설정할 수도 있으므로 필요에 따라 원하는 특정 환경을 불러와 사용하면 된다. 소프트웨어와 웹 테스터에게 특히 유용한 기능이다. 단, 가상 머신이 늘어날수록 맥이 느려진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VM웨어 퓨전은 모든 기능을 사용하기 위해 윈도우에 드라이버를 설치해야 한다. 가상 머신을 처음 실행하면 VM웨어 툴 패키지가 자동으로 실행되는데, 이 작업이 진행되지 않으면 가상 머신 > VM웨어 툴 설치를 실행해 드라이버를 직접 설치하면 된다. 퓨전을 업그레이드하면 VM웨어 툴을 재설치해야 할 수도 있다. 이때는 가상 머신 > VM웨어 툴 재설치를 선택하면 된다.
패러렐즈 데스크톱도 비슷하다. 가상 머신을 설정할 때 자동으로 설치되지 않으면 액션 > 패러렐즈 툴 설치를 선택하면 된다. 액션 > 패러렐즈 툴 재설치 메뉴도 필요에 따라 사용하면 된다. 하나 기억해야 할 것은, 스탠더드 버전의 경우 패러렐즈 툴이 자동으로 업데이트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수동으로 업데이트 여부를 확인해 재설치해야 한다. 또한 VM웨어 툴이나 패러렐즈 툴을 설치 혹은 재설치한 후에는 윈도우를 재부팅해야 한다.
VM웨어 퓨전과 패러렐즈 데스크톱의 차이점
이번엔 두 툴의 차이점을 살펴보자. 두 데스크톱 가상화 툴은 당연히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다르다. 기능은 거의 같지만 서로 우위가 있는 영역이 있다.
먼저 패러렐즈는 부가 기능에서 앞선다. 그 중 하나는 PiP 기능으로, 윈도우 창을 줄이거나 부분적으로 투명하게 만들어 맥OS를 전체 화면으로 사용하면서도 현재 실행 중인 윈도우를 모니터링할 수 있다. 윈도우에서 시간이 오래 걸리는 배치 작업을 할 때 매우 유용하다. 또한 패러렐즈는 가상 머신을 사용하지 않을 때 자동으로 일시 멈춤하는 기능을 지원한다. 이때는 윈도우에 할당됐던 프로세싱 파워와 메모리가 맥OS로 반환된다. 윈도우를 어느 정도나 사용하지 않을 때 일시 멈춤으로 바꿀지 시간도 사용자가 설정할 수 있다.
또한, 패러렐즈는 가상 머신이 맥의 리소스에 얼마나 부담이 되는지 보여주는 리소스 모니터를 제공한다. 물론 가상 머신을 사용할 때 윈도우가 얼마나 부드럽게 실행되는지 보면 얼추 알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이밖에도 패러렐즈 프로와 비즈니스 에디션을 사용하면 사용자가 패스워드로 특정 설정을 변경하지 못하도록 제한할 수 있다. 이렇게 하면 패스워드를 입력해야 만 특정 가상 머신 설정을 변경할 수 있다.
한편 퓨전이 패러렐즈보다 우위에 있는 것은 기본 애플리케이션 지원이다. 패러렐즈는 가상 머신에서 링크의 기본 브라우저로 사파리를 지정할 수 있는 정도지만, 퓨전은 맥은 물론 윈도우의 특정 브라우저를 선택해 지정할 수 있다. 윈도우와 맥OS에서 메일 링크에 대한 기본 이메일 클라이언트도 설정할 수 있다. 또한 퓨전은 윈도우 앱의 아이콘을 독은 물론 맥OS 애플리케이션 폴더에 넣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정리해 보면 이런 차이 중 두 툴의 경쟁력을 가르는 결정적인 기능은 없다. 전반적으로 보면 패러렐즈가 더 다양한 기능을 지원하지만, 대부분의 기업에서 퓨전 스탠더드 버전 대비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할 정도의 추가 기능은 아니다.
애플의 부트캠프가 더 유리한 경우
윈도우를 정말 가끔만 사용한다면 맥OS에 내장된 부트 캠프가 가장 좋은 대안일 수 있다. 이를 이용하면 인텔 맥 하드웨어에서 윈도우 10을 네이티브로 실행할 수 있다. 가상 머신으로 윈도우를 사용하는 것보다 더 빠르고 비용도 전혀 들지 않는다.
반면 불편함이 있다. 윈도우를 사용할 때마다 맥을 재부팅해야 하고 다시 맥OS를 쓰려면 또 재부팅해야 한다. 따라서 일정 시간동안 꾸준히 윈도우를 사용하는 경우, 예를 들면 개인용 맥을 업무용으로도 사용하는데, 일과 시간에는 윈도우로 부팅하고 퇴근 후에는 맥OS를 사용하는 패턴이라면 부트 캠프가 안성맞춤이다.
한편 앞으로 출시되는 ARM 기반 맥은 부트 캠프를 지원하지 않을 예정이다. 따라서 새 맥에서는 이런 방식으로는 윈도우를 사용할 수 없다. 부트 캠프로 윈도우 활용 방식을 표준화한 개인과 기업이라면 앞으로 나올 ARM 기반 맥을 피해야 할 수도 있다. 필자는 주로 맥을 쓰는 사용자나 맥을 전사적으로 널리 사용하는 기업이라면 부트 캠프 사용을 완전히 중단하기를 권장한다. 애플이 인텔 기반 맥 생산을 중단하면 불과 몇년 내에 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퓨전과 패러렐즈 모두 부트 캠프 파티션을 게스트 OS로 사용할 수 있다. 따라서 일단 부트 캠프로 맥에서 윈도우를 사용해 본 후 재부팅이 너무 번거롭게 느껴질 때 기존 부트 캠프 설치 파일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퓨전이나 패러렐즈로 이전하는 것도 방법이다. 이렇게 하면 윈도우나 윈도우 앱을 다시 설치할 필요가 없는 장점이 있다. 또한, 현재의 인텔 기반 맥을 나중에 ARM 기반 맥으로 바뀌는 시점에서 부트 캠프 파티션을 이 두 툴로 전환하는 것도 가능하다. 물론 이들 데스크톱 가상화 툴이 ARM 호환 버전을 제공해야 가능한 시나리오다.
윈도우를 실행한 상태에서는 부트 캠프 드라이버가 맥의 하드웨어를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네트워킹, 드라이브, 키보드, 포인팅 기기, 모니터 등을 윈도우에서 쓸 수 있다. 또한 부트 캠프에서는 윈도우 OS가 내장 하드 드라이브의 윈도우 파티션에만 접근할 수 있고 맥의 파일에는 손쉽게 접근할 수 없다. 대신 클라우드 드라이브에 저장한 파일은 이에 연결된 맥에서든 윈도우에서든 모두 접근해 사용할 수 있다. 맥에 연결된 USB 드라이브에 파일을 저장하거나 MS-DOS(FAT32)로 포맷된 외장 하드 드라이브에 저장한 파일은 맥OS와 윈도우 양쪽에서 모두 사용할 수 있다.
버추얼박스를 써도 좋은 경우
오라클의 오픈소스인 버추얼박스(VirtualBox) 데스크톱 가상화 앱의 최대 장점은 가상화 앱에 대한 별도 비용 없이 윈도우 10을 포함한 게스트 OS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모든 오픈소스 소프트웨어가 그렇듯 맥OS가 업데이트될 때 지원 여부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도 강점이다. 버추얼박스는 이미 꽤 오랫동안 개발이 진행됐고 현재까지는 충분히 납득할만한 업데이트 스케줄을 유지하고 있다.
보통 IT 부서는 기술지원을 받을 수 있는 상용 소프트웨어를 선호한다. 그러나 개인 사용자는 무료 툴이라면 어느 정도 투박해도 감수할 수 있다. 특히 회사가 상용 툴 구매 비용을 지원하지 않는 경우 더 그렇다.
버추얼박스를 설정하는 것은 퓨전이나 패러렐즈만큼 직관적이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많이 힘든 것도 아니다. 일단 가상 머신을 만든다. 포맷 옵션을 걱정할 필요 없이 기본 값을 그대로 사용하면 된다. 이후 윈도우 인스톨러 소스를 추가한다. 디스크나 ISO 파일을 사용할 수 있다. 설정 과정에서 파일 브라우저를 실행하려면 디스크를 선택하는 화면에서 메뉴 우측에 있는 폴더 아이콘을 클릭하면 된다.
설정 메뉴가 실행되면 읽기 힘든 매우 작은 화면에 윈도우 설정 옵션이 나타난다. 이 창을 키운다고 해서 글자 크기까지 커지지는 않는다. 해결 방법은 보기 > 가상 화면 1 > 200%로 확대를 선택하는 것이다. 오픈소스 세계가 이렇다. 다소 투박하고 불편하다. 이제 가상 머신이 만들어지고 윈도우 설치가 완료되면 창 모드로 윈도우를 사용할 수 있다. 퓨전 유니티 뷰나 패러렐즈 코히어런스 모드 같은 통합 모드는 지원하지 않는다.
또한 문서 같은 기본 폴더를 맥OS와 윈도우의 공용 폴더로 정할 수 있고, 가상 머신과 맥OS 사이에 카피 앤드 페이스트나 드래그 앤드 드롭 같은 작업을 허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단, 이 기능을 사용하려면 일단 가상 CD를 버추얼박스에 연결해야 한다. 이 과정은 퓨전이나 패러렐즈처럼 자동으로 진행되지 않는다. 디바이스 > 광학 드라이브 > 디스크 이미지 선택/생성을 클릭한 후 VBoxGuestAdditions.iso를 선택하고 '선택'을 클릭하면 된다.
가상 CD가 윈도우에 마운트되면, 파일 탐색기를 열어 '이 PC'를 확장한다. 이제야 가상 CD가 나타난다. 이를 클릭해 파일 리스트를 확인한 후 VBoxWindowsAdditions(64비트 윈도우)나 VBoxWindowsAdditions-x86(32비트 윈도우)을 더블 클릭해 인스톨러를 실행한다. 이후 메시지를 따라 선택한 후 윈도우를 재부팅한다. 버추얼박스도 퓨전이나 패러럴즈 같은 고급 기능 일부를 지원한다. 가상 머신을 암호화하거나 RAM과 프로세스 코어 할당량을 조절해 성능을 높이고 낮추는 것 등이 대표적이다.
한편 이번 리뷰 과정에서 버추얼박스가 때때로 퓨전이나 패러렐즈보다 눈에 띄게 느려졌다. 마치 오래된 PC에서 메모리와 디스크 사용량에 문제가 있을 때와 같은 느낌이다. 필자는 이번 리뷰 과정에서 2번 이런 프리징 현상을 경험했는데, 한 번은 가상 머신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때까지(어떻게 해결했는지는 알 수 없다) 전혀 사용할 수 없었다. 필자의 동료도 비슷한 일을 겪었는데 아예 가상 머신을 복구할 수 없었다. 퓨전과 패러렐즈에서도 멈추는 현상이 있었지만, 앱을 강제 종료하면 가상 머신 자체는 계속 사용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버추얼박스와 달랐다.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버추얼박스는 기본적인 기능을 지원하고 아직 다듬을 부분이 많다. 무료 소프트웨어인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런 한계를 감내할 수 있다면 맥에서 윈도우를 사용하는 훌륭한 대안 중 하나다.
크로스오버 맥도 있다
크로스오버 맥(CrossOver Mac)은 맥에서 써야하는 윈도우 앱이 몇개 없다면 매우 합리적인 선택이다. 윈도우 XP용 앱까지 일부 지원한다. 윈도우를 설치하지 않으면서 데스크톱 가상화 환경의 복잡성과 비용을 피하고 싶다면 이 툴이 안성맞춤이다.
엄밀히 말해 크로스오버는 데스크톱 가상화 툴은 아니다. 대신 맥OS에서 윈도우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할 수 있는 호환 레이어를 제공한다. 차이점은, 가상화는 윈도우를 실행하는 데 필요한 하드웨어 환경을 재생성한다. 반면 크로스오버의 에뮬레이션은 윈도우 명령을 맥OS내 같은 명령으로 바꿔준다. 물론 이 전환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이 상존한다.
크로스오버를 개발해 판매하는 코드위버(Codeweavers)는 크로스오버 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윈도우 앱이 소수에 불과하다는 점을 명확히 한다. 따라서 이를 구매하기 전에 트라이얼 버전을 미리 사용해 필요한 윈도우 프로그램이 실제 잘 실행되는지 확인해야 한다. 코드위버는 웹사이트에서 사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검색할 수 있다. 또한, 클라우드 기반 마이크로소프트 스토어의 소프트웨어는 설치할 수 없다. 설정 파일이 포함된 인스톨러 파일이나 디스크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