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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콰이강의 다리 문제’··· 테크놀로지스트의 전형적인 실수

2022.05.17 Matthew Tyson  |  CIO
스티브 잡스도 빠진 함정이다. 빌더.io의 창립자 스티브 시웰도 마찬가지다. 이 밖에도 무수히 많은 엔지니어 출신의 기업가들이 같은 실수를 저질렀고 지금도 저지르고 있다. 하지만 이 함정에 빠지는 것을 피하기란 그리 복잡하지 않다. 

소프트웨어 개발자 같은 엔지니어 유형은 무언가를 구축함에 있어 잠재력과 가능성에 흥분한다. 그러나 이러한 감정적 고양은 곤경과 후회를 초래하곤 한다. 이는 기술적이라기보다 사고방식의 문제이다. 

실수 
이러한 실수 과정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을 비롯한 여타 기술 유형의 작업에서 가장 큰 실패 원인일 수 있다. 얼마 전에 필자는 고전 영화인 ‘콰이 강의 다리(Bridge on the River Kwai)’를 다시 보았고 다름 아닌 오비완 케노비(Obi Wan Kenobi)의 배우인 알렉 기네스가 저지른 정신적 실수에 놀라워했다. 영화를 기념해 이를 ‘콰이강의 다리 문제’라고 불러본다. 
 
콰이강의 다리

여기서 문제가 되는 ‘실수’는 적절한 전후 맥락 없이 기술적 노력을 시도하다가 기술적 노력이 목적이 돼버리는 경향이다.

이 치명적으로 보이는 경향은 끔찍하게 유해하다. 잠시 후 말하겠지만 이는 참담한 경험과 교훈이라는 모습으로 끊임없이 되풀이된다. 

자신이나 다른 사람에게서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음을 포착할 수 있다면 이를 회피할 수 있고 엄청난 고통을 덜 수 있다. 고집이 센 엔지니어라면 몸소 체험하면서 배우는 수밖에 없다.

이 경험을 겪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면서 잃어버린 시간과 노력을 한탄하고 있다면 낙심하지 말라.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수많은 기술을 배웠지 않은가. 핵심적인 교훈도 터득했을 터다. 언제나 최종 사용자에게 주목하라는 교훈일 것이다.

이 문제를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듭 떠올릴 만한 가치가 있다. 

스티브 잡스도 이 함정에 빠졌다 
혹시 필자가 이런 실수에 희생되는 부류의 인물들을 과장하고 있다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스티브 잡스 또한 자신의 실수에 대해 묘사한 바 있다.

그는 “고객 경험으로 시작해 기술로 돌아와 한다. 기술과 함께 시작한다면 이를 누구에게 팔 것인지 생각할 수 없다. 아마 나는 이 실수를 여기 있는 누구보다 더 많이 저질렀을 것이다. 나에게는 그러한 실수로 인한 상흔이 곳곳이 있다”라고 말했다. 

상흔이라… 꽤나 생생한 표현이다.  

필자 역시도 어렵지 않게 상처를 떠올릴 수 있다. 스스로 크고 작은 콰이 강 실수를 저질렀다. 몇몇 프로젝트에서 비즈니스 니즈와 너무 동떨어진 일을 했고, 그 덕분에 그다지 도움이 안 되는 기술적 탁월성을 달성하기는 했다.

기업가로서 하나의 아이디어만 가지고 거친 황야를 헤매곤 했으며, 결국 멈출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주위를 둘러보면 다음과 같은 의문을 가지곤 했다. “내가 어디에 있는 거지? 어떻게 이렇게 멋진 기술 작업이 이렇게 처참한 결과를 낳을 수 있을까?” 

일단 한 아이디어에 내재된 가능성에 도취되고 이를 현실화할 능력에 대한 갭이 메워짐을 느끼기 시작하면 그냥 앉아서 작업에만 몰두하기 십상이다.

여기까지는 잘못된 게 없다. 영감에 따라 즉시 행동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전시대를 아우르는 성공학 사상가의 한 사람인 나폴레옹 힐은 행동하는 것의 중요성을 지적한다.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행동하고 발생하는 일에 맞춰 행동을 계속하라. 이게 핵심 공식이다. 

그러나 소프트웨어 제작자라면 살아있는 인간 고객으로부터 받은 피드백을 개발 단계에서 반영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아마 이 일을 더 잘할 수 있는 파트너가 필요할 것이다. 사람들이 진짜 필요로 하는 무언가를 제작하고 있음을 반드시 검증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동떨어진 소프트웨어를 제작하게 될 것이다. 중요하지 않은 버그를 수정할 것이다. 원래의 아이디어가 좋은 것이었는지 도무지 알지 못하게 될 것이다. 

전형적인 실제 사례 
빌더닷아이오(Builder.io)의 설립자인 스티브 시웰은 신생기업 리더들에게 팁을 전달하면서 이 이야기를 했다. “내가 배운 가장 중요한 교훈은 고객에게 광신적으로 집착하라는 것이다.” 

이어서 그는 기업의 고전인 린 스타트업(Lean Startup)을 언급했다. 이의 핵심 전제는 고객 피드백 루프를 비즈니스의 중심 속에 정립하는 것이다. 스티브의 이야기는 더 들어볼 가치가 있다. 참으로 생생한 사례다.

그는 “직장을 그만 두고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1년을 꼬박 일하면서 여러 버전을 완성했다. 12월에 밖으로 나와 잠재 고객에게 제품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10여분 만에 크게 잘못됐음을 알았다. 내가 초기 상정했던 기본적인 가정들은 유효하지 않을 것이었다. 성공할 가망이 없었다. 고객들은 내 제품을 도입하지 않을 것이다. 그들이 필요한 것이 아니었다”라고 말했다. 

스티브의 말을 듣고 나는 ‘체념 후의 깨달음이군’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나는 매우 실망했고, 이제 나에게는 1년의 시간만 남았다. 이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완전히 다르게 하기로 결정했다. 아무리 사소할지라도 누군가의 손에 쥐어줄 수 있는 그런 것을 할 것이다. 이들이 그게 필요하다고 말하기 전까지는 아무 일도 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나는 ‘바로 그거야!’라고 생각했다. 그는 사업자로서 다시 태어났고 구원 받았다. 

그의 이야기에는 전체 과정이 빠짐없이 펼쳐진다. 다시 말해 아이디어를 갖고, 작업에 착수하고, 검증하는 것을 잊어버리고, 실패한 것이다. 

엔지니어는 왜 이럴까? 
인정해야 할 현실은 프로그래머들이 원래 그런 경향을 가진다는 것이다. 코딩을 그저 즐긴다. 버거운 기술적 난관을 만나서 극복하는 데서 쾌감을 느낀다. 이는 어느 정도 중독이다 (그리고 이 중독은 다른 문제의 원인으로 이어진다. 일/삶 균형 같은 것들이다). 

온통 집중하는 능력, 강렬하게 집중하는 능력이 유용하지 않다고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이를 인정한다. 험난한 기술적 가시밭길을 걷고 있다면 초인적인 힘이 때때로 필요하다. 난관을 극복하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거시적 맥락과 목적에 결부되어야 한다. 주변부가 아니라 중심을 향해 나아가고 있음을 반복해서 확인해야 한다. 

잠시 멈춰설 수 있다면 몇몇 귀중한 스킬 및 경험을 얻을 수 있다. 무엇보다도 어떻게 하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게 된다.

경험으로부터 제작하라 
베르첼(Vercel)의 설립자인 길레모 로치는 목표를 놓치지 않는 것의 중요성에 공감한다. 그는 “우리는 언제나 고객 경험에 크게 집중해왔다. 개발자가 원하는 이상적인 경험으로부터 반대로 작업하는 것을 추구했다”라고 말했다. 

길레모는 자신의 기업가적 DNA에 이 교훈을 깊이 새겨 넣은 듯 하다. 그는 고객 경험을 핵심 컴포넌트로 강조한다. 그리고 필자는 베르첼이 보여준 급속한 성공의 주요 동력이 고객 경험에의 집중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엔지니어라면 이것을 기억하라. “고객이 진짜로 이용할 무언가를 만드는 것이 전면적인 엔지니어링 프로젝트만큼이나 재미있을 수 있다.”

사실 엔지니어는 사람들이 자신이 만든 것을 쓰기를 원한다. 사용자는 주의를 빼앗아가는 짜증스러운 대상이 아니다. 엔지니어의 기술적 환상의 세계 안으로 이들을 포용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아무리 뛰어나다고 해도 사람들이 사용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다시 콰이 강의 다리로 
콰이 강의 다리로 돌아가본다. 일본이 전 중 중국을 점령하는 동안 일단의 영국군이 포로가 되었다. 포로들은 침략자의 물자를 공급하는 데 도움이 될 다리를 건설하는 데 동원됐다. 포로들 중에는 니콜슨(알렉 기네스)이라는 장교가 있었다.

당연한 말이지만 영국 군인의 최대의 목적은 생존하고 점령군에 저항하는 것이다. 이들은 전투에서 붙잡힌 전쟁 포로였고, 다리 건설은 일본군에의 저항이라는 목적에 반하는 프로젝트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리가 부여하는 목적과 의미가 니콜슨을 사로잡는다. 동료 포로들이 다리를 파괴할 수 있는 시점에 이르자 그는 이를 저지하기 위해 행동한다.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서 니콜슨은 동료 영국군 장교를 살해하고 갑자기 정신을 차린다. 그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내가 무슨 짓을 했지?”라고 말한다.

그는 가장 전형적인 엔지니어링 실수에 희생되었다. 모든 것을 제치고 엔지니어링을 우선시한 것이다. 

* Mattew Tyson은 다크 호스 그룹의 설립자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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