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글로벌 봉쇄조치는 기술적 변화의 중요성을 부각시켰다. 비즈니스 유연성을 확보하려면 변화가 필수적이었기 때문이다. 비즈니스 운영을 그야말로 하룻밤 사이에 온라인으로 전환해야 했던 기업들은 운영 중단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술 우선 접근법을 취할 수밖에 없었다.
봉쇄조치가 완화되면서 기업들은 직원들을 위한 새로운 하이브리드 업무 모델을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리고 이를 원활하게 진행되도록 하는 게 IT의 임무가 될 전망이다.
그러나 하이브리드 업무 모델로의 전환은 IT 리더에게 까다로운 과제를 제기한다. 이제 생존해야 한다는 공포가 지나간 상황에서 기업은 새로 계약했던 모든 서비스에 비용을 계속 지출해야 할까?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은 비용을 어떻게 제거할 수 있을까? 이 새로운 업무 방식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어떤 예상치 못한 비용과 기술을 필요로 할까?
가혹한 현실은 많은 IT 부서가 기술 지출을 효과적으로 추적하고 관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제 IT 리더는 전통적인 금융 관행을 IT 비용 관리에 적용해 ‘기술 비즈니스 관리(Technology Business Management; TBM)’와 같은 분야로 눈을 돌려야 한다. 이는 비즈니스 운영 방식에 지속적이고 유의미한 변화를 줄 수 있도록 돕는 도구다.
하이브리드 업무 모델이 정착되는 가운데 IT 리더가 단기적으론 IT 지출을 관리 및 최적화하는 한편 장기적으로는 계획 및 회복탄력성을 개선할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을 살펴본다.
클라우드와 서비스형 소프트웨어의 후유증 관리
많은 직원이 재택근무를 시작하면서 기업들은 사무실 밖에서 살아남기 위해(생산성을 유지하기 위해) 클라우드와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기술 구축 및 배포를 가속해야 했다. 클라우드와 SaaS가 제공한 유연성 덕분에 기업들은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으며 협업 및 가상 업무도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 목표는 단순히 생존하는 게 아니라 번영하는 것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적절한 지출 관리가 없다면 무엇보다 필요에 쫓겨 황급하게 도입했던 이들 서비스로 인해 과도한 지출이 발생할 수 있다. 흔히 사용량에 따라 과금되는 클라우드와 SaaS가 특히 그렇다. 가트너(Gartner)는 2021년 클라우드 서비스에서만 기업 지출이 약 20%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비용과 사용량이 끊임없이 바뀌면 효과적으로 추적하기 까다롭고, 그 결과 기술이 비즈니스에 가져다주는 가치를 정량화하기도 어렵다. 이는 하이브리드 업무 모델로의 전환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 직원들이 사무실로 복귀할 때 특정 서비스를 축소할 것인지 아니면 유지할 것인지 판단 내려야 하기 때문이다.
스프레드시트와 수작업으로 하는 분석만으론 충분하지 않다. CIO는 SaaS 및 클라우드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할 수 있는 도구에 투자해야 한다. 이는 데이터 기반 결정을 통해 현재 비용을 최적화하고 향후 투자를 계획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기술 비용을 비즈니스 가치로 전환
기술이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건 맞다. 하지만 하이브리드 업무 솔루션을 구축하는 일은 단순히 기술 중심의 결정이 아니라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이는 비즈니스의 다른 측면에도 광범위한 영향을 미친다. IT 리더는 기업 전체가 (경쟁사보다) 우위를 확보하고 유지하는 데 필요한 투자를 고려해야 한다.
예를 들면 하이브리드 업무 모델에서는 인재를 한층 다양하게 채용할 수 있다. 이 모델이 제공하는 유연성 덕분이다. 또 직원들이 여러 장소에서 근무하기 때문에 지리적 확장도 용이하다. 이는 하이브리드 업무 모델에 적극적으로 투자할 때 얻을 수 있는 가치에 해당되는 요소이지만 일반적으로 기술 투자 계획 프로세스에서는 고려되지 않는다.
이를 염두에 두고 IT 리더는 기술 투자에 관한 논의를 다른 현업 부문 리더가 이해하게끔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커뮤니케이션은 명확성을 요구한다.
이를테면 기술 비용을 더 넓은 비즈니스 우선순위에 맞출 수 있도록 분류법 및 프로세스를 제공하는 TBM, 그리고 비즈니스 전반에 걸쳐 여러 데이터 소스를 처리해 이를 활용 가능한 인사이트로 전환하는 TBM 기반 도구 등을 통해 IT 부서가 아닌 사람들도 쉽게 이해하도록 할 수 있다.
도미노 효과
이전에도 일하는 방식은 거대하고 급격한 변화에 직면했었다. 이를테면 닷컴 버블, 글로벌 금융 위기 같은 사건으로 인해 기업은 우선순위를 신속히 재설정해야 했다.
그런 점에서 이번 팬데믹은 기업이 마주치게 될 마지막 격변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이번 사태에서 얻은 가장 큰 차이점은 기술의 역할이 강조됐다는 것이다. 비즈니스의 모든 측면을 뒷받침하는 가치 생성자가 된 것이다.
IT 리더는 장기적인 트렌드, 무엇보다 하이브리드 업무 환경의 등장으로 인한 트렌드를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또 비즈니스를 더욱더 회복탄력적으로 만드는 동시에 새로운 트렌드에 느리게 적응하는 경쟁자를 따돌려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사용량 및 소비 분석이 필수적이다. IT 리더는 비즈니스의 어떤 부분이 번성하고 쇠퇴하는지 파악할 수 있어야 하고, 이러한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사건 발생 전에 투자를 사전 조정하고 장기적인 계획을 마련할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IT 리더들이 앞으로 관심을 두게 될 분야 가운데 하나는 애자일 개발이다. 이는 하이브리드 업무 환경의 탈중앙화 특성과 잘 맞아떨어지는 관행이다. 또 애자일의 반복적인 특성은 비즈니스 회복탄력성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하지만 현시점에서 애자일 개발은 절차 및 기술적 문제로 인해 소규모로만 채택되고 있다. 혁신적인 기술 리더는 애자일 도입을 가속해 하이브리드 업무 환경을 보완하고, 나아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조직을 강화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도구와 접근법을 선제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많은 IT 리더가 최대한 빠르게 재택근무 체제로 전환하기 위해 기술에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하이브리드 업무 모델이 구체화됨에 따라 기업에서 현재 투자하고 있는 부분은 장기적으론 지속 가능하지 않을 수 있다. IT 리더는 TBM과 같은 적절한 도구와 접근법을 활용해 현재 그리고 미래에 비용을 한층 더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야 한다.
* Nathan Besh는 앱티오(Apptio)의 제품 관리 책임자이자 기술 에반젤리스트다. ciokr@id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