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 항공기 드론이 널리 사용되면서 이전까지는 접근하지 못했던 장소들도 자유롭게 관찰할 수 있게 됐다. 경우에 따라서는 수색 및 구조 작업에 드론을 사용하기도 하고, 실종자나 도주중인 범죄자를 추적하는 데 쓰이기도 한다. 또 드론을 취미 생활에 적용해 놀라운 발견을 하는 이들도 있었다. 이렇듯 드론 덕분에 가능했던 가장 놀랍고, 신비롭고, 수상한 발견들을 소개해 본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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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종류의 말미잘 (그리고 위아래로 헤엄치는 물고기) 발견
올해 초, 미국국립과학재단(NSF)의 안드릴(ANDRILL) 드릴링 프로그램 과학자들은 지난 2010년 남극에서 싸이니(SCINI)라는 원통형 드론의 테스트 결과를 발표했다. io9에 따르면 싸이니는 ‘Submersible Capable of under Ice Navigation and Imaging’의 약자다. 싸이니는 남극 빙하 밑으로 잠수해 빙하에 전적으로 의지해 살아가는 새로운 종류의 말미잘의 모습을 세계 최초로 영상에 담았다. 이번에 새롭게 발견된 이 말미잘과 주변 바다에 떠돌아다니던 한 물고기는 위아래로 헤엄을 치면서 빙하의 밑바닥을 마치 방바닥처럼 이용하고 있었다. NSF는 이 말미잘의 존재가 목성의 위성 유로파(Europa)와 같이 매우 추운 행성에도 생명이 살고 있을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해 준다고 밝혔다.
의문의 악어, 크레타 섬의 가축들을 공격하다
앞선 발견보다 덜 과학적인 발견이긴 하지만, 그리스의 크레타 섬 인공 호수 상공을 지나던 드론 하나가 악어를 발견한 일도 있었다. 스카이 뉴스(Sky News) 에 따르면 근방의 농가들에서는 기르던 오리나 양이 사라지기 시작하자 영문을 알 수 없었다고 한다. 그러나 드론이 잡아낸 영상에는 6피트 길이의 거대 악어가 호수 속에서 헤엄치다가 물을 마시러 온 이들 가축을 잡아먹는 모습이 그대로 담겼다. 주민 일부는 이를 이용해 악어가 그려진 기념품을 팔기 시작했지만, 대부분 주민들은 대체 어쩌다 악어가 거기 들어갔느냐는 반응이다. 그 지역은 악어가 사는 지역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노스 다코타 주의 소도둑
2011년 6월, 미국 노스 다코타 주 그랜드 포크스(Grand Forks) 경찰은 자신의 사유지로 흘러 들어온 이웃들의 가축을 훔치고 이를 돌려주기를 거부한 한 농부와 대치 중이라고 U.S. 뉴스 & 월드 리포트(U.S. News & World Report)는 전했다. SWAT 팀과의 16시간 대치 끝에 경찰은 미 국토안보부 산하 관세국경보호청 소속의 프리데터 드론(Predator drone)의 투입을 요청해 가까스로 범인을 검거했다. 국내 경찰이 업무 중에 드론을 사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피고는 검거 중 드론을 사용하는 것이 불법이라 주장했으나 법원에서는 농부에게 징역 3년형을 선고했다.
달라스에 흐른 피의 강
2012년 1월, 취미로 드론을 조종하는 텍사스 주의 한 시민이 정육 공장에서 트리니티 강(Trinity River) 쪽으로 ‘피의 강’이 흐르는 모습을 포착했다고 sUAS 뉴스는 보도했다. 처음에는 직접 보고도 그것이 피라는 것을 믿지 못한 이 시민은 연안 경비대에 이 사실을 제보했다. 경비대에서는 텍사스 환경 위원회에 이 사실을 전달했고 위원회는 40분 후 해당 정육 공장 조사에 나섰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미국 환경보호청에서 수색 영장을 발부했다고 뉴스는 덧붙였다.
마리화나 농장
경찰만큼이나 범죄자들 역시 드론을 사용해 불법 마약 재배 농장을 찾아내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4월 영국의 지역 신문 헤일소언 뉴스(Halesowen News)의 보도에 따르면 보안이 취약한 마리화나 농장을 찾아 마약을 훔치려는 범죄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이들은 농장주들이 불법 농장이기 때문에 쉽게 경찰에 알리지 못할 것임을 악용해 이와 같은 범죄를 저질렀다. 한 익명의 절도범은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다른 범죄자들에게 “만일 법을 어기고 마약을 재배하면 나와 나의 드론이 응징할 것”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Image courtesy REUTERS/Mike Hutchings
뉴 멕시코에 위치한 1,000년 된 마을
올해 초, 고고학자들은 열화상 기술이 탑재된 드론을 사용해 뉴멕시코 북부의 지하에 파묻혀 있던 1,000년 전의 마을을 찾아냈다. 과학자들은 이 지역에 고대 푸에블로 유적이 위치하고 있을 것이라 짐작만 해 왔다. 드론과 열화상 기술이 없었더라면 이 유적을 찾는 것은 10년도 넘게 걸렸을 것이라고 노스 플로리다 대학교의 고고학자 존 캔터 박사는 KRQE에 말했다.
유타 주 절벽에 새겨진 고대 암면조각
콜로라도 주에서 갓 에어리얼스(Got Aerials)라는 드론 판매 사업을 운영하는 빌 클레리는 지난 3월 드론에 잡힌 영상을 유튜브 에 올렸다. 이 영상에는 유타 주의 한 절벽에 새겨진 암면 조각, 혹은 상형 문자로 보이는 것들이 담겨 있었다. 콜로라도 주 고고학 협회(Colorado Plateau Archeological Alliance)의 제리 스팽글러는 솔트레이크시티 폭스13 과의 인터뷰에서 이 상형문자들이 기원전 500년 쯤 그 지역에 살던 원주민들이 남긴 것이라고 말했다.
위스콘신 주에서 실종된 82세 남성
지난 주, 82세 치매 노인을 경찰이 애타게 찾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콜로라도 주의 한 시민은 마침 위스콘신의 여자친구 집을 방문 했다가 자신의 개인용 드론을 사용해 경찰 수색 작업을 도왔다. 드론 투입 20분만에 이 남성은 근처 밭에서 실종 남성을 찾아냈고 경찰도 그를 안전하게 구조할 수 있었다고 위스콘신 NBC의 WMTV는 보도했다.
Image courtesy REUTERS/Yaseen al-Bushy
캐나다의 교통사고 피해자 발견
캐나다 서스캐처원 주 서스카툰 경찰은 적외선 카메라가 장착된 드론을 사용해 자동차 사고를 당해 방향 감각을 잃고 신발도 신지 않은 채로 돌아다닌 피해자를 찾는 데 성공했다고 더 버지(The Verge)는 보도했다. 이는 드론이 인명을 구한 첫 번째 사례로 기록되었다. 경찰은 피해자가 경찰서에 전화를 걸었을 때 GPS 신호를 잡아낸 뒤 현장에 도착했다. 그렇지만 그의 정확한 위치를 찾아낸 것은 적외선 카메라가 달린 드래곤플라이 드론(Dragonfly drone) 덕분이었다. 이 드론이 아니었으면 피해자는 추운 날씨 때문에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라고 경찰은 말했다.
실종자 수색 (생존자와 사망자 모두)
최근 연방 법원에서는 판결을 통해 텍사스 에쿠서치(Texas EquuSearch)라는 단체의 손을 들어 준 적이 있다. 이 단체는 FAA에서 수색 및 구조 작업에 무인 드론을 사용하는 것이 불법이라는 판결을 내리자 이에 항소하였다. 비영리단체 에쿠서치는 웹사이트에 드론을 통해 찾아낸 생존, 또는 사망한 실종자의 목록을 기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