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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조직관리 / 비즈니스|경제

칼럼 | '사무실에서 XX 공간으로'··· 오피스의 본질을 고민할 시점

2021.03.09 Mark Chillingworth  |  IDG Connect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세가 다소 누그러지고 백신 접종도 시작되면서 전 세계 각국이 조심스럽게 봉쇄조치를 해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번이 경제 및 지역사회 봉쇄의 마지막이길 바라는 사람들이 많다. 기대하는 바대로 봉쇄조치가 풀리든 유지되든 직장 생활의 많은 부분이 영원히 바뀔 전망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관리자, 기술자, 리더 등은 재택근무를 했고 지식 작업(Knowledge working)은 팬데믹 위기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었다. 계속해서 재택근무를 하게 되리라 예상하는 조직과 직원들이 많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도 점점 더 많이 보고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기업은 사무실의 역할을 재고해야 할 필요가 있다. 
 
ⓒGetty Images

초창기 사무실은 산업혁명 시대의 공장 개념을 지식 작업에 접목한 것이었다. 사실상 (CIO와 CTO 모두 잘 알고 있는 것처럼) 대부분의 지식 업무는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사무실 건물과 상업 허브가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하는 건 터무니없다. 

사무실의 역할과 환경 측면에서 이러한 변화의 기회를 받아들여야 한다. 이는 공용 사무실 책상, 커피 바, 협업 존 등을 만드는 것 이상이다. 물리적 자산(사무실)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그리고 이를 통해 어떻게 더 많은 변화와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지 다른 부문으로부터 영감을 얻어보자. 

예를 들면 농업 부문에서는 비옥한 토지가 감소하면서 또는 특정 상품 수요가 감소하면서 농업 다각화가 촉진됐다. 농장은 농촌의 스몰 비즈니스 센터가 됐고, 밭과 숲은 레저 시설로 바뀌거나 새로운 작물이 뿌려졌다. 이러한 다각화 작업은 유럽을 중심으로 공공 예산에서 상당한 재정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또 다른 예를 들어보자. 미국의 경우 일부 지역에서 도로를 ‘다이어트’ 했다. 도로를 한 가지 용도(자동차 통행로)로만 사용하지 않고 다른 용도의 공간을 늘린 것이다. 

도로에 차가 줄어들고 인도가 넓어지면서 지역 주민들은 지역사회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됐고, 그 결과 새로 문을 연 로컬 비즈니스의 수가 증가했다. 관련 연구에 따르면 이는 범죄율을 낮추고 기대 수명을 늘리는 효과도 가져왔다. 종교도 참고할 만한 예다. 수백 년 동안 성직자들은 성당 및 다른 예배 장소를 시장 상인들에게 개방해왔다. 그러면서 이 공동체의 중심 역할을 했다. 

쉬운 일은 아니다. 최근 英 경영 컨설팅 업체 테시안트(Tessiant)가 주최한 비즈니스 리더 포럼에서 슈퍼마켓 체인 아스다(Asda)의 CIO 안나 바르스비는 직원의 절반이 사무실 건물에 없을 수도 있지만 업무와 회의에는 계속 참여한다는 점을 고려해 아주 세밀하게 사무실 환경을 재설계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어서 그는 “소매 부문에서 쌓아온 경험에 비춰볼 때 ‘사람’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본다"라면서, “각 개인의 경험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소매업에 종사하는 대부분의 인력은 사무실에서 일하지 않는다. 팬데믹 기간 동안에도 이들은 일을 했고, 더 큰 위험에 노출됐다고 그는 바르스비는 설명했다. 

사무실이 다각화된다고 해서 업무 공간으로써의 역할을 잃는 건 아니다. 직장인들의 상당수는 집에 별도 사무실로 쓸 만한 여유 공간이 없고, 요즘 웹 광고에서 많이 보이는 럭셔리한 정원을 갖춘 사무실에 투자할 정도로 급여를 많이 받지도 않는다. 

소매 및 금융서비스 부문에서 CIO로 일했던 안젤라 모리슨은 해당 비즈니스 포럼에서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서만 사무실에 출근하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젊은 직원들은 경력을 쌓고 발전시키기 위해 동료 및 선배들과 시간을 보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재설계를 통해 완전히 새로운 사무실을 개발해야 할 뿐만 아니라 어려운 작업에 집중할 수 있는 조용한 장소나 새로운 아이디어 테스트 및 협업을 위한 실험실 등을 갖춘 캠퍼스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그리고 사무실에 없는 (재택근무를 하는) 동료들도 연결돼 있고 소속감이 있다고 느끼는 방식으로 이 환경에 쉽게 통합돼야 한다고 모리슨은 설명했다. 

여기서 기술과 리더십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소매업체가 고객 여정을 분석하는 것처럼 기업들은 직원들의 사용 행태나 니즈를 분석하고 물리적 환경과 디지털 환경에 이를 반영해야 한다. 

이를테면 네덜란드의 건축 디자인 회사 아카디스(Arcadis)는 직원들이 사무실을 방문했을 때 아이디어를 나누기에 적절한 사람들과 우연하게 마주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 사무실을 아무 소득 없는 장소가 아닌, 아이디어를 촉발시킬 수 있도록 우연한 대화의 순간을 만드는 장소로 만들기 위해서다. 물론 이를 위한 시스템이 이미 존재한다. 이를테면 가상 사이클링 플랫폼 즈위프트(Zwift)다. 이를 사용하면 친구들과 온라인에서 함께 사이클을 즐길 수 있다. 
이와 관련해 비즈니스적 위험 역시 존재한다. 바르비스는 “만약 조직이 함께 모일 수 없고, 프로세스 진행 방식이나 고객(직원)이 시설을 사용하는 방식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다면 비즈니스 기반 일부가 무너질 위험이 있다”라고 말했다. 사회와 경제적 측면에서도 위험이 있다. 상당수 직장인의 정신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바이러스에 감염됐던 사람들이라면 건강상의 위험이 계속될 것이다. 

실제로 경제 회복이 절실했던 지난 2020년, 도널드 트럼프(美 전 대통령)와 보리스 존슨(英 총리) 같은 리더들은 사람들에게 직장 복귀를 장려했다. 그 결과, 또 한 번 코로나바이러스가 크게 확산됐고, 경제가 더 큰 타격을 입었다. 따라서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게 좋다. 덴마크의 경우(코로나19 사망자는 3월 9일 기준 2,379명으로 집계됐다. 영국은 약 12만 5,000명에 달한다.) 봉쇄조치가 바이러스만큼 국민과 경제에 해를 미칠 것이라고 우려해 최근에야 조심스레 다시 문을 열고 있다. 

이러한 위험이 존재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비즈니스 및 기술 리더들은 물리적인 사무실뿐만 아니라 이러한 사무실의 문화, 사용 행태 그리고 이것이 비즈니스와 직원들을 지원할 방식을 다시 생각해볼 기회를 얻게 된 셈이다. 

* Mark Chillingworth는 2010년부터 2016까지 CIO UK의 편집장을 역임했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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