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위성 폭파의 위험을 보여준 ‘그래비티’
최근 해커와 사이버 전쟁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고 있지만, 기술 '대재앙'은 이런 고의적이면서 악의적인 공격과 상관 없이도 발생할 수 있다. 사소한 사고 하나가 큰 재앙을 초래할 수 있는 것이다. 2013년 개봉된 알폰소 쿠아론 영화 '그래비티(Gravity)'에는 눈길을 사로잡는 장면 하나가 등장한다. 러시아 정부가 고물 위성 하나를 폭발시켰는데, 이 폭발로 예기치 않은 연쇄반응이 발생하는 장면이다. 다름 아닌, 영화 속 주인공인 조지 클루니와 산드라 블록은 물론 궤도의 위성 상당수가 쓸려나간 장면이다.
이는 나사(NASA)와 다른 우주 기관들이 광범위하게 연구하고 있는 '실존하는 위험'이다. 중국과 미국, 구 소련은 전략적인 이유나 안전상의 이유로 궤도를 선회하는 위성을 폭발시킨 전력을 갖고 있다. 물론 영화 속에 등장한 캐스케이드 효과가 실제 발생할 확률은 아주 낮다. 하지만 이런 사건이 발생할 경우 글로벌 통신 네트워크에 심각한 피해가 초래된다. UCS(Union of Concerned Scientists)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현재 궤도를 선회하면서 기능을 하는 위성의 수는 1,100여 개에 달하며, 이 가운데 약 60%는 통신 위성이다. (기능을 하지 않는 위성 2,500개도 궤도를 선회하고 있다.) (이미지 출처 : Warner Bros. Pictures)